봄방학 2주 전이다.


지난 학기도 물론 그랬지만 이번 학기는 정말 시간이 미친 듯이 빨리 가는 것 같다. 안타깝게도 연구 때문에 그런 게 아니라 전공 수업 듣고 숙제 제출하고, 영어수업 듣고 발표 준비하면서 숙제 제출하고 하느라 시간을 다 보내는 것 같다. 오늘은 영어수업 두 번째 발표를 하고 오피스아워를 하고 집에 와서 저녁 먹고 거실에 깔아놓은 요가매트에 앉아서 가만히 생각을 해봤는데 이럴 수가 오늘이 거의 유일하게 그 동안 읽은 것들을 정리해서 교수님께 보낼 수 있는 타이밍이었다. 내일은 또 내일 해야 하는 일들이 있으니까. 근데 그걸 포기한 게 아직 30분이 채 안 됐다. 내일까지 업로드해야 하는 영어숙제를 끝내고 오피스아워라는 단어까지 쓰는 동안 컴퓨터가 두 번이나 제멋대로 재부팅을 해서 더 이상 노트북으로 뭔가 의미있는 작업을 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러기 시작한지는 거의 2주 째이지만...


세금환급 시즌이 되면서 돌려받게 될 액수를 좀 기대했는데 예상보다 돌려받게 될 액수는 적고 지출할 곳은 많아서 열심히 고민 중이다. Glacier로 연방세 서류를 완성했는데 납부한 연방세 총 금액이 작년의 두 배도 넘는데 정작 환급받은 액수는 작년보다 100달러나 적다. 주세는 아직 계산해보지 않았지만 작년에도 워낙 소액이어서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은데. 재작년에 소득 대비 세금을 너무 많이 냈던 건지도 모르겠다. 하긴 8월부터 12월까지 4개월치의 세금이 12개월치의 세금의 반이나 되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말이다. 이렇게 써넣고 보니 환급액이 예상보다 적은 건 당연한 것 같다. 그렇지만 5월에 이사비용 + 임시숙소 렌트 + 가구 등 큼직한 지출이 있고 몇 달 내로 노트북을 새로 사야 할 것 같아 좀만 더 받았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임시숙소는 학교 기숙사 본부 측에서 당초 공지했던 것과는 달리 봄 학기 기말고사 기간이 끝나자마자 나가라고 통보를 해서 미리 계약한 방의 입주 날짜보다 최소 3주 가까이 일찍 방을 비워야 하는 바람에 생각하고 있는 거다. 몰인정하고 개념없는 사람들...그렇다고 내가 고소를 하거나 할 수는 없으니까 나가긴 해야 하는데 도대체가 한 달을 살 방을 찾는 게 쉽지가 않다. 이삿짐 업체에 큼직한 짐들을 전부 맡겨놓고 가재도구들만 가지고 임시숙소에 들어가는 것이 큰 그림이다. 하지만 가능한 옵션이 에어비앤비 또는 월 계약이 가능한 학교 국제학생 하우징을 이용하는 건데, 자들이 장단점이 명확하고 심지어 특별히 장점으로 볼 만한 것도 없어서 머리가 아프다.


내일은 기필코 교수님께 메일을 보내고 학교 하우징에도 연락해봐야겠다. 나름 뭔가 열심히 하고 있기는 하지만 혼자서는 열심히 고민하고 생각하다 보니 정체된 느낌이다. 지금 컴퓨터를 쓸 수는 없으니 내일 말씀드릴 거 미리 정리하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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