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한 지 2주가 넘었다. 배송된 가구도 다 조립하고 살림도 다 정리해서 이제 책상 말고는 별로 어지러운 곳도 없다. 밤에 잠도 잘 자고 요리도 잘 해먹는다. 그런데도 아직까지도 내 집 같다는 생각이 안 드는 걸 보면 좀 이상하다. 새로 이사한 집의 장단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장점

  1. 정남향이라 아침에 아주 일찍 일어날 수 있다. 블라인드를 살짝 열어놓고 자면 일출시간에 맞춰서 저절로 눈이 떠진다. 나는 내가 알람소리보다 빛에 더 민감한 인간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2. 생각보다 넓다. 전에 살던 곳이 약 17평이고 새로 이사한 곳이 9평이라 많이 좁을 줄 알았는데 전면창이 커서 그렇게까지 좁다는 느낌은 안 든다. 게다가 현관 앞에 있는 walk-in closet이 상당히 커서 온갖 잡동사니를 수용할 수 있어서 수납공간이 모자라지도 않다.
  3. 연구실까지 7분 밖에 안 걸린다. 걷는 속도에 따라 어떤 때는 5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
  4. 수돗물 상태가 전 집보다 나은 것 같다.
-단점
  1. 집 앞에 대로가 있어서 하루 종일 시끄럽다.
  2. 천장 등이 부엌 공간에 완전히 치우쳐 있어서 불을 켜놓아도 창문 쪽의 침대와 책상은 매우 어둡다.
  3. 이웃 아파트들과 사이가 너무 가깝다. 현관 바로 앞에 같은 회사 아파트가 있고 창문 너머에 또 다른 아파트가 있다. 저번에 빨래하러 나가는데 옆 아파트 반지하에 있는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스튜디오이다 보니 현관에서부터 집 전체가 전부 다 보이는 구조라서 신경이 많이 쓰였다. 그리고 얼마 전 저녁 때가 되어서 부엌불을 켜놓고 버티칼을 닫으러 갔다가 마침 발코니에 나와 있던 앞 아파트 주민과 눈이 마주쳤다. 그래서 항상 블라인드를 먼저 닫아놓고 불을 켜야 한다.
  4. 침대와 책상 공간에 카페트가 깔려있다. 겨울엔 따뜻해서 좋을 것 같긴 한데 먼지가 엄청나다. 지난 주 일요일에 처음으로 정리를 끝내고 청소기를 밀었는데 무슨 지하철 집진기만큼 먼지가 쌓였다. 내 연약한 호흡기를 위해서라도 자주 환기시키고 청소도 자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5. 공동세탁실에 있는 건조기 성능이 별로 좋지 않다. 적정 빨래양이 너무 적은 것 같다. 그래서 색을 구분해서 빤 것을 따로 건조시켜야 하고, 일주일에 최소 두 번 이상 세탁을 해야 한다.

  장단점을 굳이 짜내면 이렇다. 졸업할 때까지는 별 불만 없이 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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