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월요일부터 계속 7시에서 8시 반 사이에 일찍 일어나고 있다. 문제는 일어나는 시간은 충분히 앞당겨졌는데 밤에 잠드는 시간이 전혀 변하질 않아서 하루에 다섯 시간도 못 자고 있다. 주말에 열 몇 시간을 쉼없이 자면서 그러면 그렇지 내가 일찍 일어나는 것을 유지할 수 있을 리가...라고 생각했는데 오늘도 변함없이 8시에 일어났다. 계속 이렇게 일어나기만 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도 없겠지만 너무 조금 자서 지속가능할지가 의문이다.


  사실 오늘은 아침 10시 10분에 치과 예약을 했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 날이긴 했다. 작년 8월에 한국갔을 때 스케일링을 하고 그 이후로 한 번도 안 했는데 요즘 들어 잇몸이 자주 붓고 피가 나서 슬슬 스케일링을 해야 했다. 학교 보험에는 치과 진료가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한 달에 약 26달러를 내는 치과 플랜에 처음으로 가입한 것도 스케일링을 위한 거였다. 보장 항목에 보니까 x레이와 prevention? 이런 것들을 네트워크 내의 병원에서 처치받았을 경우에는 100퍼센트 커버된다는 안내를 보고 스케일링은 prevention이지! 하고 즐겁게도 갔다.


  사실 10시 10분에 진료를 받지는 못 했다. 연구실에서 도보로 25분 거리에 있는 병원에 땀을 뻘뻘 흘리며 가는 도중에 여권을 안 가져왔다는 것을 깨닫고 급하게 병원에 전화해서 1시로 미뤘다. 결국 아침에만 총 1시간 20분을 걸었는데 슬픈 마음에 연구실로 가는 길에 있는 cvs에 들러 floss pick을 샀다. 보통 치실보다 편하게 쓸 수 있는 물건이다.


Floss picks are the substitute for the conventional dental floss. The floss pick cleans the interdental spaces (the areas in between the teeth).

floss pick [https://dentagama.com/news/floss-picks-and-floss-holders]


  어찌 됐건 1시에 다시 병원으로 갔다. 근데 사람 정말 많더라. 12시 50분에 도착했는데도 접수 창구 앞에서 한참 기다리고, x레이와 파노라마 ct를 찍고도 한참 기다렸다. 미국에서 치과에 가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사람도 엄청 많고 혼잡한 와중에 나만 의자 위에 덩그러니 앉아있어서 거의 방치된 줄 알았다. 그런데 그 큰 병원에 dentist 선생님이 딱 한 분이셨다니.



[10월 2일부터 이어서 쓰는 글]


  검사 결과를 굳이 쓰고 싶지는 않은데 어제는 확실히 검사결과와 앞으로 치료에 들 비용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 어제는 아 그나마 올해는 덴탈보험을 들어서 치료비를 많이 아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다가 또 조금 있다가 보험을 들지 않았으면 굳이 검사를 해서 돈 들 일이 없었을 텐데! 하고 후회하는 것을 하루 종일 반복했었다. 뭐 지금은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더 안 좋아지기 전에 치료하는 게 좋은 거지...대신 앞으로 몇 달간은 긴축재정을 해야 한다.


  내가 사는 아파트의 1층에는 발코니 대신 테라스가 있어서 현관문도 그 쪽으로 나 있다. 그런 집 구조를 처음 알았을 때부터 1층 사람들은 현관문이 바로 그 쪽으로 나 있으면 불안하거나 불편하지 않나 생각했었는데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나름 괜찮은가보다. 테라스가 나 있는 건물 앞쪽을 지나다닐 일이 잘 없어서 이사온 지 4개월이 지나도록 모르고 있었는데, 토요일 저녁에 밖에서 밥을 사먹고 들어오는데 내가 사는 라인의 1층에 있는 사람이 자기 집 테라스에서 의자에 앉아서 신나게 전화를 하고 있었다. 여덟 시가 넘어서 해도 이미 졌고 날씨도 꽤 쌀쌀했었는데...어쩐지 아래층에서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도 좀 나고 가끔 담배 냄새도 올라오더라. 아파트 테라스나 발코니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자주 보는데 나는 아직도 발코니를 활용하지 못 하고 있다. 쓰레기통 씻고 나서 말릴 때 한 번 쓰고, 옷에 진 얼룩 빼려고 과탄산소다물에 담가서 대야 채로 내놓을 때 한 번 쓰고 이게 끝이다. 예전에 썼던 것처럼 건너편 건물과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거기 앉아있는 것도 이상하고, 발코니에서 도대체 뭘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봄 되면 화분에 뭘 좀 심어서 밖에 내놓을까 생각 중이긴 한데...그 때 가면 또 건너편 건물 사람과 눈 마주칠까봐 화분에 물 주러 못 나가는 건 아닌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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