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을 어느 정도 범위까지 봐야 할지는 잘 모르겠는데, 대충 8월 말부터 지금까지 한 달 동안 읽은 책들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처음엔 마음에 드는 책들에 대해서 한 권 한 권 정성스레 감상을 써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귀찮아서 한 줄 이상 남기지를 못하겠다.

1.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지독하게 아름다운 청년인 도리안 그레이가 자신의 초상화와 젊음과 아름다움을 맞바꾸면서 점점 더 추악해진다는 내용이 소름끼쳤다.

2. 중력의 법칙: 끊임없는 수다가 이어진다는 점에서 아멜리 노통의 '시간의 옷'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대부분 대화로만 이루어져 있는데도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속도감 있게 느껴졌다.

3. 줄어드는 남자: 표제작인 줄어드는 남자가 너무 지루해서 표제작과 뒤에 실린 두 세 편의 단편까지밖에 읽지 못했다.

4.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마르케스의 작품들을 좋아해서 읽어본 책이었다. 라틴아메리카의 유구한 역사를 담은 '백년의 고독'이나 '콜레라 시대의 사랑'과 비교하면 다소 '작은' 소설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90세 할아버지의 사랑이 무척 따뜻해서 읽는 내내 웃음이 나왔다.

5. 현의 노래: 중반부까지만 해도 얼마나 많은 세월을 담았는지 깨닫지 못했는데, 우륵의 30대부터 죽은 후까지가 굽이치는 강처럼 모두 담겨져 있어서 역사책을 보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역사책처럼 지루하다는 뜻은 아니다. 책을 읽기 전에 영화로 나온다는 말을 들었는데, 책에서는 20대 청년에서 시작하는 우륵의 제자를(이름이 기억이 안 난다..) 어떻게 아역배우인 왕석현이 연기하는 건지 모르겠다.

6. 변신이야기1,2: 어렸을 때 읽었던 그리스, 로마 신화로든,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신화'로든 이미 익숙한 신화 속의 이야기를 읽은 것이라서 새롭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다른 책들에서는 서로 단절된 채 진행되던 신화 속 이야기들이 신화 속 인물들의 노래로, 또는 그들의 회상으로 이어지는 것이 흥미로웠다.

7. 나의 문화유산답사기3: 하회마을에 가보고 싶어졌다.

8, 9.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1, 2: 드라마랑 달라서 조금 어리둥절하긴 했지만 재미있었다.

10,11.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1, 2: 성균관보다 재미있었다.

12, 13. 하울의 움직이는 성1, 2: 처음 하울의 움직이는 성1을 읽었을 때,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영화에서 묘사된 것과는 상당히 다르고, 이야기 전개 자체도 다른 점이 많아서 왜 읽었을까 후회를 많이 했었는데, 다시 읽어보니까 의외로 재미있었다. 영화와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2편은 제목과는 달리 하울과 소피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데, 아라비안 나이트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14. 거미여인의 키스: 민음사판을 읽었는데, 짧은 대화와 함께 이탤릭체로 쓰인 수많은 알 수 없는 문장들 때문에 꽤나 고생하면서 읽었다. 읽는 동안 많은 리뷰들을 접했는데, 낭만적이기만 하던 몰리나가 냉철한 발렌틴에 동화되어 갔다는 내용의 리뷰는 좀처럼 공감하기 어려웠다. 아무튼 대화로만 이루어진 소설이 어떻게 머릿속에서 형상화되는지 실감할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15. 대성당: 대학내일에서 보고 책 표지가 예뻐서 읽고 싶어했던 소설이다. 제목 때문에 대성당 주변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을 담은 작품이라고 상상했는데('원미동 사람들'같이) 완전히 독립된 작품들로만 이루어져있고, 대성당이라는 제목은 여러 단편들 중 하나의 제목이라는 것을 알고는 조금 실망했다. 공작을 키우는 동료의 집을 방문한 이후에 변화한 부부의 삶을 담은 '깃털들'의 결말이 다소 갑작스러워서 계속 읽을까 고민했지만, 읽을수록 점점 더 단단한 느낌? 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신기한 감정이 생겼다. '별것 아니지만, 도움이 되는', '기차', '대성당'이 특히 재미있었다.

16. 왕자와 거지: 민음사판으로 읽었다. 엄청난 두께 때문에 압박을 느끼긴 했는데, 상당히 빨리 읽혀서 세 시간 만에 다 읽었다. 이미 다 아는 내용이라도 성인판으로 읽는 데에서 오는 감동은 생각보다 컸다.

17. 액스: 이것도 대학내일에서 보고 제목을 적어뒀다가 읽은 책이다. 이미 기사에서 읽어서 대충 내용은 알고 읽은 것이었는데도 읽는 내내 무섭고 소름끼쳤다. 처음에 죽은 몇 명은 그들의 삶이라든지, 그들의 성격이 제대로 드러나 있지 않아서 그다지 안타깝지 않았는데,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이 죽을 때부터는 차라리 죽지 않았으면, 주인공이 잡혀버렸으면..하는 안타까움까지 생겼다.

18. 사랑의 역사: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이 가까운'을 쓴 작가의 아내가 쓴 작품이라고 해서 몇 년 전부터 기억하고 있던 책이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신문에 부부가 쓴 책이 함께 출간되었다면서 소개한 기사를 보고 언젠가 꼭 읽어봐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 읽은지 한 시간도 안 되어서 뭐라고 생각을 정리하기는 어려운데.....평생의 사랑이 생각지도 못했던 방향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보면서, 순간순간 철렁하기도 하고 나도 모르게 숨죽이기도 했다. 특히 신문기사에서 아이작이 죽었다는 기사를 보는 장면과, 나이든 레오가 어린 알마와 만나는 장면에서 그랬다. 오랜만에 사서 간직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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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s 미포함 노트북을 싸다는 이유로 덜컥 사버렸다.

 그리고 20일 밤에 집에 배송되어서 그저께 노트북에 usb로 os 까는 법을 인터넷에서 검색해가면서 부지런히 배워서 해봤는데 뭐가 잘못되었는지 잘 안 되었다. 그래서 어제 세미나 끝나고 연구실에서 usb 부팅디스크를 다시 만들었는데 굽는 것이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컴퓨터 켜놓은 채로 집에 가서 오늘 아침에야 usb를 찾았다.

 그런데 usb를 꽂는다고 다 깔리는 것이 아니더라.

 부팅 과정에서 바이오스에서 외부 장치 부팅 순서를 정해야 해서, hp 로고가 떠 있을 때 esc를 잽싸게 눌러야 하는데 번번히 멍하게 있다가 실패하는 바람에 몇 번이나 재부팅을 했다.

 드디어 학교 온지 40분 만에.....드디어 부팅순서 재지정하고 usb가 인식되어서 윈도우를 깔고 있다ㅜㅜㅜ

 헿헿 이제 집에서도 논문 읽고 쓸 수도 있게 되었다. 게임은 안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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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꾸준히 검색되는 글이라서 보충해서 쓴다.

 os가 안 들어있는 노트북을 살 때는 usb 부팅디스크를 만들어서 해야 한다.

 이때 usb 부팅디스크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냥 windows 설치파일을 usb에 옮겨담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부팅디스크로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을 다운받아서 해야 한다(이건 검색하면 나옴...).

 그 다음으로는, 노트북을 처음 부팅해서 제조사 로고가 나올 때 왼쪽 하단에 BIOS SETUP을 할 수 있는 단축키를 눌러야 한다. 내 노트북은 HP에서 나온 거라서 esc를 누르면 되는 거였음....아무튼 거기 들어가면 부팅순서를 재지정할 수 있는 메뉴가 있는데, 아마 보통은 CD나 하드디스크로 되어 있을 거다. 여기에서 usb를 최상위로 올린 다음에 재부팅하면서 usb를 꽂으면 usb에 저장된 windows 설치파일이 제대로 작동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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