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날이 갑자기 풀려서 낮 최고기온이 22도까지 올라갔다. 토요일에는 연구실에 갔다가 갑갑해서 산책하러 나갔다가 밖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다. 워낙 춥고 우중충한 겨울이 길게 이어지다 보니 햇볕만 나면 온 동네 사람들이 전부 밖으로 뛰쳐나오는 것 같다.

 

  오늘은 내 생일이다. 생일이라고 토요일에 장 보러 가서 케이크도 사 오고(사실 페이리스 웹사이트에서 본 당근 케이크를 사고 싶었는데 실물을 보니 약간 불량식품 같은 느낌이라서 안 샀다) 쇠고기 국거릿감도 사다가 미역국도 끓였는데 토요일부터 계속 먹다 보니 막상 생일 당일에는 질려버려서 퇴근하면서 외식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바깥 밥에도 질려버렸다는 것이 생각나서 그냥 집으로 왔다. 결국 집에 있던 미역국이랑 샐러드, 시금치무침에다가 틸라피아 구이를 해서 먹었다. 보통 때 먹는 평범한 식단이었지만 모처럼 생선구이를 먹어서 그런가 저녁을 먹고 나서 보람을 느꼈다. 원래 내가 좋아하는 생선은 고등어나 삼치인데 여기서는 그런 생선들을 구하기 어려우니 가끔 먹는 틸라피아 구이도 참 맛있다.

 

  오늘은 잠깐 냉장실에서 해동시키다 네이버에서 찾아본 방법대로 미지근한 물에 담가서 완전히 해동시키고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한 다음 밀가루를 입혀서 튀기듯 구웠더니 살이 하나도 흩어지지 않고 맛있게 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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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목표 중 하나가 매일 2시 이전에 자는 거라서 빨리 쓰고 자야 한다. 사실 당장 써야 할 만큼 중요한 것도 아니라 이걸 왜 굳이 지금 써야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지난 2년 동안 워낙 책을 적게 읽기도 했고 순전히 취미생활인 책에 관해서 글을 쓸 만큼 여유가 없기도 해서 미루고 미뤘다가 최근에야 조금 책 읽는 재미를 다시 느끼기 시작해서 오랜만에 쓴다. 해외에 있다보니 한글 책을 구하기도 어렵고 영어공부를 즐겁게 하고 싶기도 해서 최대한 원서를 많이 읽으려고 노력은 하고 있다. 원서로 읽은 책들은 제목과 저자명을 그대로 표기하고 한국에서도 출간된 책들은 한글 제목을 병기하기로 한다.



[2017년에 읽은 책]

1. Howl's moving castle (하울의 움직이는 성) (Diana Wynne Jones) (2016/6/14-2017/2/4)

2.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철학(철학아카데미) (1/7-2/10)

3. The app generation (앱 제너레이션) (Howard Gardner, Katie Davis) (2016/10/15-2017/2/11) (2017년 5월 20일에 쓴 감상)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어렸을 때부터 접한 세대와 그 이전 세대의 어플에 대한 접근방식의 차이를 논하고, 그와 동시에 이 어린 세대가 갖게 된 리스크 회피 성향이 진로선택이나 연애관계 등에 있어서 어떻게 발현되는지 설명한다. 한 번도 이 책에서 말하는 식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4. 차남들의 세계사(이기호) (2017/01/12-2017/03/05) (2017년 5월 20일에 쓴 감상) 나는 절대로 다른 사람의 인생을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5. 단독성의 박물관(이경재) (2017/02/10-2017/03/12)

6. 악마의 시 1(살만 루쉬디) (3/21-4/12)

7. 자아 연출의 사회학(어빙 고프만) (4/14-4/29)

8. 작가란 무엇인가(제임스 미치너) (5/2-5/20) (2017년 5월 20일에 쓴 감상) 적어도 작가 행세를 하려면 이 사람만큼 많은 책을 읽고 분명한 문학 취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책에 소개된 다양한 책들을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

9. The pleasures and sorrows of work (일의 기쁨과 슬픔) (Alain De Botton) (2/14-6/5)

10. 아포리즘 철학(조중걸) (8/6-8/7)

11.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지그문트 바우만) (8/7-8/19)

12. 한밤의 아이들 1(살만 루쉬디) (8/20-9/16)

13.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무라카미 하루키) (9/16-9/27) 이 책을 읽고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인간을 더 좋아하게 되었고 지루하고 반복적인 내 생활을 조금 더 긍정적으로 여길 수 있게 되었다.

14. 무의미의 축제(밀란 쿤데라) (9/28-9/29)

15.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조지 레이코프) (3/20-12/22)

16. 가짜 팔로 하는 포옹(김중혁) (12/23-12/24)

17.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히가시노 게이고) (12/24)

18. 천년의 왕국(김경욱) (12/28-12/29) 아 굉장히 좋았다.

19. 축복받은 집(줌파 라히리) (12/25-12/26)

20. 아름다움의 구원(한병철) (12/26-12/31)


[2018년에 읽은 책]

1.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1(무라카미 하루키) (2017/10/24-1/9)

2. 레비나스와 사랑의 현상학(우치다 타츠루) (2017/9/29-2/9)

3. 리퀴드 러브(지그문트 바우만) (1/29-3/??)

4.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밀란 쿤데라) (2017/3/22-4/21)

5. 악마의 시 2(살만 루쉬디) (3/30-4/24)

6. 보이지 않는 도시들(이탈로 칼비노) (4/25-5/3)

7. 기사단장 이야기 1(무라카미 하루키) (5/10-5/31)

8. 기사단장 이야기 2(무라카미 하루키) (6/7-6/11) 확실히 난해했고, 삶이 내가 예상하고 의도한 대로만 흘러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생각하게 되었다.

9. A natural history of the senses (감각의 박물학) (Diane ackerman) (2017/5/15-2018/8/13) 감각에 대한 깊이 있는 과학적 고찰을 기대하면 안 된다. 물론 그런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인문학적인 해석 또는 저자가 경험한 것들과 해당 감각과 관련된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로 쓰여진 교양서적이다.

10. 정확한 사랑의 실험(신형철) (9/22-10/27) 읽고 나서 이 책에 소개된 영화 '러스트 앤 본'을 봤는데 결말 부분이 정말 좋았다.

11. 칼의 노래(김훈) (2017/12/30-11/21) 읽는 내내 비참한 심경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12.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2(무라카미 하루키) (10/27-12/8)

0. 성관계는 없다 (6/23-2019/1/6): 앞부분은 정말 너무 어려웠는데 뒤로 갈수록 재밌어지는 책이었다. 마지막 챕터에 소개된 주판치치, 지젝, 살레츨의 글들이 마음에 든다.

(읽고 있는 책들)

0. It can't happen here (있을 수 없는 일이야) (Sinclair Lewis) (2017/12/29-) 하도 띄엄띄엄 읽었더니 첫 번째 챕터를 넘어가는 게 너무 어렵다.

0. The enchantress of Florence (피렌체의 여마법사) (Salman Rushdie) (2016/10/13-) 2년 넘게 킨들로 67퍼센트 밖에 못 읽은 것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

0. The language instinct (언어본능) (Steven Pinker) (5/29-) 굉장히 쉽게 잘 쓰여진 책인데 도서관에서 빌린 굉장히 오래된 책이다 보니 책에서 냄새가 나서 자주 못 읽고 있다.

0. Sapience (사피엔스) (Yuval Harari) (12/5-) 책이 굉장히 무겁고 예쁘다.

0. The namesake (이름 뒤에 숨은 사랑) (Jhumpa Lahiri) (12/17-) 요즘 가장 열심히 읽고 있는 책이다. 분명 아름다운 것들만 그린 것은 아닌데 등장인물들의 사소한 행동들 하나하나가 안타깝고 사랑스럽다.

 어젯밤부터 우울해서 엄청 늦게 자고 학교도 안 갔다. 오후 네 시까지 집에서 늘어져 있다가 좀 기분이 나아져서 연구실 근처 스타벅스에 가서 프라푸치노 하나 사마시고 집에 오는 길에 포켓몬고 하면서 학교 보건소 앞에서 삐삐 잡아서 오자고 집을 나섰다. 지난 바위포켓몬 이벤트 때부터 출퇴근할 때마다 지나는 학교 보건소 앞에서 매일 한두 마리씩 삐삐가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목요일 오후에 맨몸으로 돌아다니다 교수님과 마주치면(실제로 건물 밖에서 교수님들과 마주친 경우는 거의 없지만) 곤란할 것 같아서 빈 배낭까지 들고 나왔다.


  음 그런데 웬일인지 매일 보건소 앞 포켓스탑에 붙어서 서 있던 삐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따 집에 올 때 다시 봐야 하나 하고 그냥 계속 걸었다. 기온도 27도로 꽤 높고 햇볕도 따가웠지만 바람이 불어서 덥지는 않았다. 계속 걷다 보니 기분이 좋아져서 연구실에 들러 필사할 책과 다른 공부할 것들을 들고 나와 스타벅스로 갔다. 한국에서도 프라푸치노는 해피아워 때에만 몇 번 먹어봤던 지라 메뉴판을 봐도 아는 게 별로 없어서 자바칩을 주문했다. 학생증을 제시해서 면세가 되어 3.95달러였다.


  프라푸치노 마시면서 걸어오는 내내 계속 기분이 좋았다. 어쩐 일인지 집에 오는 길에도 삐삐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도 기분은 좋아서 집에 오자마자 옷 갈아입고 영화 보면서 운동도 좀 하다가 냉장고에 오이 있는 것이 생각나서 오이냉국 해먹었다. 우리 집은 오이냉국에 항상 된장을 넣어서 먹었는데 어플에 나오는 레시피에는 된장 넣는 것이 없어서 소금 대신 된장을 넣고 버무려서 먹었다. 식초가 좀 많이 들어갔는지 찡한 느낌이 있지만 시원하게 잘 먹었다.




  방학 시작하고 거의 한 달 내내 부모님과 통화할 때 말고는 대화다운 대화 한 번 해보지 못 하고 혼자 공부하고 혼자 운동하다 보니 우울해져서 아무것도 하기 싫었었는데 맛있는 것들 먹고 좀 힘이 나는 것 같다. 이제 씻고 오늘 공부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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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he App generation (Howard Gardner, Katie Davis) (2016/10/15-2017/02/11)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어렸을 때부터 접한 세대와 그 이전 세대의 어플에 대한 접근방식의 차이를 논하고, 그와 동시에 이 어린 세대가 갖게 된 리스크 회피 성향이 진로선택이나 연애관계 등에 있어서 어떻게 발현되는지 설명한다. 한 번도 이 책에서 말하는 식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3.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철학 (2017/01/07-2017/02/10)


4. 차남들의 세계사(이기호) (2017/01/12-2017/03/05)


  나는 절대로 다른 사람의 인생을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5. 단독성의 박물관(이경재) (2017/02/10-2017/03/12)


0. The pleasures and sorrows of work(Alain De Botton) (2017/02/14-)


0.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조지 레이코프) (2017/03/20-)


6. 악마의 시1(살만 루쉬디) (2017/03/21-2017/04/12)


  아직까지는 왜 이 책이 지탄의 대상이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0.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밀란 쿤데라) (2017/03/22-)


7. 자아 연출의 사회학(어빙 고프만) (2017/04/14-2017/04/29)


8. 작가란 무엇인가(제임스 미치너) (2017/05/02-2017/05/20)


  적어도 작가 행세를 하려면 이 사람만큼 많은 책을 읽고 분명한 문학 취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책에 소개된 다양한 책들을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


0. A natural history of the senses(Diane Ackerman) (2017/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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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50권은커녕 20권 다 읽기도 어려울 것 같다.

 학교 학사일정에 표시된 봄방학이 오늘까지라서 방학 동안 먹은 것들 중 기억에 남는 것들을 써본다.



1. Chipotle 치킨 부리또+과카몰리 추가 (3/11 저녁)


  여름에 인디애나폴리스에 갔을 때 치폴레에서 점심을 먹고, 남은 걸 싸와서 저녁까지 먹었던 것이 생각나서 평소라면 절대 가지 않았을 다운타운까지 나가서 사왔다. 주문을 하다가 석사 때 연구실 동생이 아보카도를 꼭 넣어서 먹으라고 했던 것이 생각나서 추가로 아보카도 과카몰리까지 추가했다. 배가 그렇게 고프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그 많은 걸 저녁으로 다 먹고 배앓이를 했다. 조리된 닭고기의 식감이 정말 좋았다. 그리고 과카몰리는 기대만큼 맛있지는 않았다. 사실 맛이 없다기보다는 너무 밋밋한 맛이라서 이게 무슨 맛인가 하면서 먹었던 것 같다.



2. 학교 지하식당가 버거+감자튀김 (3/14 점심)


  코인세탁기에 넣을 동전을 구하러 부득이하게 현금으로 계산을 했어야 했던 날이었다. 원래 세탁기는 일요일 밤~월요일 새벽 사이에 돌리는데 동전을 못 구해서ㅋㅋㅋㅋㅋ옷을 손빨래해서 입었다. 이건 나중에 따로 쓸 생각이다. 아무튼 그래서 거스름돈으로 동전을 최대한 많이 받기 위해 세트 대신 버거랑 감자튀김을 따로 사서 연구실로 들고 왔다. 가장 싼 버거답게 내용물이 패티밖에 없었다. 마침 해독주스를 마시기 시작한 첫날이라서 오히려 다행이었던 것 같다. 패티는 평범한 정도에서 조금 맛있는 편이었고, 감자튀김이 정말 맛있어서 라지사이즈로 안 사온 것을 후회했다.



3. 미역초무침 (3/14 저녁)


  요리하기도 귀찮고 내가 한 음식에 지치기도 해서 방학 동안 외식을 많이 해보자고 했던 건데 감자튀김을 먹고 나니까 자꾸 튀김요리 생각만 나고 입맛이 없어서 뭘 해먹을까 하고 어플을 뒤지다가 미역초무침을 보자마자 '이거다' 싶었다. 사실 한국에선 미역초무침을 특별히 좋아하지 않았는데 나열된 재료들이 하나같이 마음에 들었다. 집에 미역도 있겠다 조리도 어렵지 않겠다, 그야말로 나를 위한 요리였다. 불린 미역을 데치고 양파를 물에 담가서 매운 맛을 빼고, 양념(다진마늘, 고추장, 고춧가루, 참기름 등)에 버무리니 금방 완성되었다. 정말 맛있었다.



4. 시금치두부무침, 옥수수전 (3/15 저녁)


  이주 전에 월마트에서 사온 병따개의 사용법을 뒤늦게 터득하고 8월 초에 사다놓은 옥수수 통조림을 드디어 개봉했다! 통조림이 쉽게 안 상하는 음식인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옥수수 요리 중 가장 먹고 싶었던 옥수수전을 하기로 하고, 지난 주 토요일에 장 봐오고 한 봉지 그대로 남아있는 시금치로 뭘 할까 하다가 시금치두부무침을 하기로 했다. 둘다 아주 쉬운 편이다. 옥수수전에는 빨간색 파프리카랑 골파 초록색부분을 썰어서 넣고, 두부 데친 물에 그대로 시금치를 데쳐서 된장에 버무렸다. 시금치로 다른 걸 또 해먹으려고 반만 했더니 두부에 비해 시금치가 적은 것이 아쉽지만 맛은 좋았다. 옥수수전은 좀 더 얇게 부쳤으면 더 맛있었을 것 같다.



5. 돈코츠라멘 (3/16 점심)


  내륙지역에 있다보니 가장 아쉬운 것은 신선한 해산물을 먹기 힘들다는 것이다(그러고 보니 그 많은 일식집들은 초밥에 얹을 생선을 어디서 공수해오는 건지 궁금하다). 그래서 몇달째 고등어구이를 상상만 하다가 급한대로 크리스마스 이브에 월마트에서 냉동 넙치를 사와서 먹다가 그것마저도 질려서 고등어구이를 판다고 알려진 학교 안 한국 식당에 갔었다. 말이 학교 안이지, 연구실로부터 도보로 왕복 40분 거리에 위치한 곳이라서 매번 친구 차 얻어타고 갔던 곳이었다. 지금 와서 말이지만 갈 때마다 왜 고등어 주문할 생각을 안 했었는지를 고민해봤어야 했는데, 그냥 고등어가 너무 먹고 싶었나보다. 호기롭게 고등어구이요를 외쳤는데 이미 오래 전에 사라진 메뉴였다. 이럴 수가 그 을씨년스러운 거리를 어떻게 걸어왔는데. 마음을 가다듬고, 미국에 와서 한 번도 안 먹어본 돈코츠라멘을 먹어보기로 했다. 면은 꼭 마트에서 파는 비닐팩에 든 냉장보관해뒀다 먹는 면 같았다. 이런 면을 특별히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12달러를 넘는 가격에 비하면 많이 아쉬웠다. 그렇지만 차슈는 정말 맛있었다. 사실 이 날 먹은 점심이 아쉬웠던 것은 라면보다는 부페식으로 퍼서 먹는 밑반찬 때문이었는데, 사실 이것 때문에 사다먹는 것을 그만두게 되었다. 김치는 오랜만에 먹어서 반가워서 그렇다 치더라도, 같이 나온 국적 불명의 샐러드가 맛이 없었다.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저녁 때는 이번 주에 해놓은 반찬들을 다 꺼내놓고 풍성하게 먹었다.



6. 오트밀 (3/18 아침)


  이건 아무래도 후기 카테고리에 써야 할 것 같은데...상품명은 Our Family instant oatmeal Maple&Brown Sugar다. 사실 Mainstay와 Our family는 내가 애증을 느끼는 브랜드다. 각각 생활용품, 식품 쪽의 저가형 브랜드인데, Mainstay같은 경우는 4종 냄비 세트를 사와서 불과 일주일도 안 되어서 가장 큰 냄비 바닥이 벗겨져서 새 냄비를 샀고, 나머지 세 개도 같은 이유로 전부 교체하는 데에 5개월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냄비받침/전자렌지 장갑세트는 지금까지 잘 쓰고 있다(하긴 냄비받침이나 장갑의 성능에 문제가 생기는 건 말도 안 되긴 하다). Our Family는 좀 다른 이유 때문인데, 뭔가를 사려고 보면 꼭 Our Family에서 나온 저가형 모델이 꼭 그 옆에 있어서(하다못해 스파게티 면, 초코칩, 콩 통조림까지도) 살까말까 고민이 되면서도 뭔가 꼭 문제가 있을 것 같아서 잘 안 사게 된다.


  그래놓고 왜 Our Family에서 나온 오트밀을 사왔는지 모르겠다. 아침마다 시리얼을 찬 우유에 말아서 먹는데 겨울이 거의 다 가고 나서야 너무 추운 것 같아서 따뜻해지기 전까지 오트밀 죽을 해먹기로 했다. 무슨 맛을 해먹을까 구경하다가 가장 기본인 레귤러의 상자에 있는 하얀 죽 사진이 너무 이상하게 생겨서 메이플&갈색설탕을 사왔다. 다른 온갖 맛들은 (레이신, 초콜릿 등등) 너무 달 것 같아서 생각도 안 했다.


  오늘 아침에 먹으려고 포장을 딱 뜯었는데 기쁘게도 1회분이 한 패킷에 담겨서 10개가 들어있었다. 한 개를 뜯어서 국그릇에 넣고 끓인 물을 부었더니 금방 부풀어오르기 시작해서 죽이 되었다. 음 근데 너무 달았다. 시리얼도 전혀 달지 않은 콘푸레이크를 먹는데(콘플레이크가 아니라 콘푸레이크인 것을 지금 알았다) 이건 정말로 설탕덩어리다. 10회분밖에 안 되니까 빨리 매일 하나씩 먹어버리고 다음에는 레귤러를 사와야겠다. 단 것만 빼면 먹기 간편하고 금방 배가 고프지 않아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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