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와 지지난 주에는 집에서 네이버를 통해 영화를 다운받아서 봤다. 졸업하려고 거의 2년 동안 영화를 안 보다시피 하다 보니 영화 보려고 시간 내는 게 귀찮게만 느껴졌는데, 주말마다 한 편씩 보니까 또 재밌다. 이번 주말에는 극장에 가봐야겠다.


1. 소셜포비아(2014)

 연말에 고등학교 친구를 만났을 때, 말 한 번 나눠본 적 없는 고등학교 동창이 나온다는 말을 듣고 언젠가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현실적이고 비현실적이고를 떠나서 대사와 사건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의 밑바닥까지 보여주려는 노력의 산물이라는 건 알겠지만, 너무 거칠고 불편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여기서 불편하다는 것은 꼭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기 때문만은 아니다.


2. 행복한 사전(2013)

 일본영화 특유의 감성이 싫어서 보지 않으려고 했는데 일본 아카데미상을 휩쓴 작품이라고 해서 봤다. 역시...고통스러웠다. 중간중간 딴짓을 해서 몇몇 대사들은 아예 알아듣지도 못했는데 아무 지장이 없었다. 정말 아무런 사건도 위기도 없이 시간이 흘러가다 보니, 미야자키 아오이가 이혼을 요구할 거라는 어처구니 없는 기대까지 했었다. 몇 년에 걸쳐 사전을 편찬하는 작업을 한다고 해서 언어로 세상을 빚어내는 과정을 이야기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로지 낱말을 수집하고 의미를 수정하는 데서 생겨나는 장인정신에만 집중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아무튼 원작도 읽어볼 예정이다.

'취미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는 아니고 드라마-crisis in six scene  (0) 2016.12.21
20160203 빅쇼트(스포 無)  (0) 2016.02.04
20150709 심야식당  (0) 2015.07.14
낯선 느낌  (0) 2013.10.27
20130825 나우 유 씨 미: 마술사기단  (0) 2013.08.29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2010)

Alice in Wonderland 
7.1
감독
팀 버튼
출연
조니 뎁, 미아 바시코브스카, 헬레나 본햄 카터, 앤 해서웨이, 크리스핀 글로버
정보
판타지 | 미국 | 108 분 | 2010-03-04
글쓴이 평점  

지난 주 토요일에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팀 버튼 전을 보고 왔다. 전시품들 상당수가 난해한 편이라서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참 많았는데, 내가 봤거나 관심을 가지고 있던 영화와 조금이라도 관련된 것들은 팀 버튼의 초기작에도 어느 정도 실마리가 있어서 '아 이런 식의 구상을 이렇게 표현했구나' 하고 느낄 수 있었다. 팀 버튼의 영화라고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 밖에 모르던 동행은 심하게 지겨워하는 것 같았지만 말이다.


 고3 끝나고 대학 합격 발표까지 났을 때부터 학교 입학할 때까지 하루에 영화를 세 편 이상 보던 기간이 있었다. 합격자발표가 나자마자 대학 입학 전까지 봐야 할 영화를 100편 정도 적어놓고 보기 시작했던 건데, 그 때 팀 버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어서 '가위손'이나 '크리스마스의 악몽' 이후의 작품들은 거의 봤던 것 같다. 사실 팀 버튼이라는 사람을 알게 된 건 중학교 때 '빅피쉬' 때문이었는데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는 별로 없었다. 그렇지만 이상하게도 '찰리와 초콜릿 공장' 이후의 '다크섀도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프랑켄위니' 같은 작품은 보고 싶은 생각이 그다지 들지 않아서 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살펴보자, 하고 네이버에서 다운받아서 봤다.


 작년이었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빠져서 학교 중앙도서관에 있는 원서도 보고 1951년에 만들어진 애니메이션도 찾아서 본 적이 있다. 원작과 애니메이션에서는 아직 어린이인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 가서 모험을 하지만 이번에 본 팀 버튼 버전은 다 큰 아가씨인 앨리스가 우연히 토끼를 발견하고 이상한 나라에 가게 된다. 그러다보니 원작에서 인상깊게 봤던 눈물바다 장면이라든지, 그리핀과 mock turtle(이걸 우리말로 어떻게 옮겨야 할지 모르겠다)이 등장하는 장면은 빠져있다. 그 밖에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험프티 덤프티 대신 트위들리와 트위들덤이 나오고, 하얀 여왕이라는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온다는 차이가 있다. 원작과 영화 중 어느 쪽이 더 매력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 때문에 끝날 때까지 결말을 섣불리 단정지을 수 없었다.


 다소 산만한 면이 없지는 않았지만 원작 자체가 워낙 산만하고 환상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서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소 좁은 곳을 배경으로 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그런 부분에서는 전경이 별로 예쁘게 그려지지 않는 것 같다. 극장에서 개봉했을 때 3d로 봤다면 뭔가 좀 더 달랐을지도 모르지만...


 난 여전히 초등학생 같은지,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를 떠나지 않기를 바랐다. '피터팬'에서도 웬디가 네버랜드에 남길 바랐는데. 내 일에 관해서라면 무섭도록 현실적인 내가 어째서 소설과 영화 속 주인공들은 끝까지 동화 속 세상에 남아주기를 바라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영화는 꽤 좋았다. 삽입곡도 꽤 좋아서 처음과 끝에 나오는 곡을 듣고 있으면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 같다.

'취미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30529 월플라워  (0) 2013.05.30
20130428 블랙스완  (0) 2013.04.28
서칭 포 슈가맨  (2) 2013.02.01
카모메 식당  (0) 2013.01.27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0) 2013.01.06



서칭 포 슈가맨 (2012)

Searching for Sugar Man 
9.1
감독
말리크 벤디엘로울
출연
말리크 벤디엘로울, 로드리게즈
정보
다큐멘터리 | 스웨덴 | 86 분 | 2012-10-11
다운로드 글쓴이 평점  

크리스마스 이브에 봤다.

 처음 줄거리를 접했을 때는 한 가수의 열광적인 팬들이 그의 자취를 따라간다고 해서 왁자지껄하고 유쾌한 영화일 줄 알았는데, 그보다는 오히려 담담하고 명상적이면서도, 조금은 서글픈 느낌이 강한 영화였다.

 너무 피곤할 때 봐서 끝에 몇 장면이 기억이 안 나긴 하지만 영화 한 장면 한 장면이 너무 좋았다. 조금 정신없는 느낌의 다큐멘터리였지만 로드리게즈가 살았던 곳의 풍경,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열기가 인상깊었다.

 처음 '슈가맨'이라는 제목을 듣고 내가 들어본 노래인데 기억을 못하는 건가? 하고 한참 고민했는데 정말 미국 본토에서는 폭삭 망해서 모르는 거였다'ㅅ';;;;

노래가 너무 좋아서 도대체 왜 망했을까.......싶었다.

영화음악 ost는 지브리나 디즈니 애니메이션 말고는 크게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건 정말 사고 싶다.


'취미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30428 블랙스완  (0) 2013.04.28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2010)  (0) 2013.02.10
카모메 식당  (0) 2013.01.27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0) 2013.01.06
20121217 호빗  (0) 2012.12.18


카모메 식당 (2007)

Kamome Diner 
7.9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출연
코바야시 사토미, 카타기리 하이리, 모타이 마사코, 마르쿠 펠톨라, 자르코 니에미
정보
코미디, 드라마 | 일본 | 102 분 | 2007-08-02
글쓴이 평점  


예전부터 보고 싶던 영화였는데 마침 인터넷에서 상영 중이어서 봤다.

............라기보다는 월요일까지 끝마쳐야 하는 일이 있는데 너무 하기 싫어서 현실도피하는 마음으로 봤다.

원래 의도적으로 그렇게 만들어진 장면인지, 아니면 내가 감정이입을 제대로 하지 못한 건지

중간중간에 실소가 나와서 괴로웠다.

음식 영화 얘기할 때마다 항상 추천받던 작품이라서 잔뜩 기대하고 봤던 건데...뜬금없는 장면들이 많아서 당황스러웠다.

핀란드의 풍경이라든지, 카모메 식당의 산뜻한 모습같은 건 보기 좋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좋은' 줄거리가 있는 영화와는 거리가 있는 것 같다.

그런데도 본지 하루가 지났는데 아직도 생각이 나는 걸 보면 참 이상한 매력이 있긴 한가보다.

'취미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2010)  (0) 2013.02.10
서칭 포 슈가맨  (2) 2013.02.01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0) 2013.01.06
20121217 호빗  (0) 2012.12.18
멜랑콜리아  (2) 2012.06.19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2009)

Vicky Cristina Barcelona 
7.8
감독
우디 앨런
출연
스칼렛 요한슨, 페넬로페 크루즈, 하비에르 바르뎀, 레베카 홀, 크리스토퍼 에반 웰치
정보
로맨스/멜로 | 스페인, 미국 | 96 분 | 2009-04-15
글쓴이 평점  


 항상 보고 싶었던 거였는데 마침 곰tv에서 무료상영하고 있어서 봤다.

 처음 포스터를 봤을 때부터 생각했던 거지만 제목 한 번 이상하게 번역한 것 같다.

 무슨 사랑과 전쟁도 아니고 괜히 내가 부끄러워지는 제목이다.

 스페인 여행 중 두 미국 여성이 한 화가와 사랑에 빠진 것이 주된 소재인데, 꼭 그 중에서도 크리스티나(스칼렛 요한슨)이

안토니오(하비에르 바르뎀)와 마리아(페넬로페 크루즈)와 기묘한 동거를 하게 되면서 생긴 이상한(?) 사랑만 뚝 떼어다가

자극적인 영화로 둔갑시킨 것 같아서 한국인 광고 제작자의 빈약한 창의력에 한숨이 나왔다. 차라리 원제인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를 그대로 살렸다면 바르셀로나를 배경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보였을 텐데ㅜㅜ

 스페인을 배경으로 한 영화답게 스페인 노래가 계속 배경으로 깔려나오는 게 좋았다. 배우들도 좋고 바르셀로나도 너무 예뻐서

스페인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예상치 못한 전개가 계속 이어져서 전혀 안 웃기는 장면인데 몇 번이나 웃었던 건

분명 아쉬운 부분이었다ㅜㅜ

 결론은 재밌긴 했지만ㅜㅜ스쿠프처럼 또 보고 싶지는 않을 것 같다. 처음 보는 배우(레베카 홀)가 스칼렛요한슨이나

페넬로페 크루즈보다도 예쁘게 나와서 누군지 찾아봤는데 다른 영화에서는 그렇게까지 예쁘지 않은가보다.



'취미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칭 포 슈가맨  (2) 2013.02.01
카모메 식당  (0) 2013.01.27
20121217 호빗  (0) 2012.12.18
멜랑콜리아  (2) 2012.06.19
도그빌  (0) 2012.05.2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