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여지없이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학교에 오다가 중고등학교 동창인 친구를 만났다. 제대한지 얼마 안됐을 때는 자신감이 별로 없고 위축되어 있어서 내가 다 질려버렸었는데, 몇 년 지난 오늘 보니 취업도 좋은 데 해서 그런지 자신감 넘치고 빛나보였다. 넌 정말 하나도 변한 게 없다는 말을 듣고, 몇 년이 지나도 여전히 큰 가방 메고 학교에 가는 내가 조금 부끄럽기도 했다. 나도 좋은 논문 써서 좋은 데 취직하고 싶다.


 학교에 와서는 밀크티를 사러 갔다. 데자와만 먹던 애송이인 내가 한 잔에 4000원인 밀크티를 마시는 날이 올 줄은 계산하기 전까지도 몰랐다(밀크티가 그렇게 비싼 줄은 몰랐지). 그런데 마지막 레이디그레이 티백이 터졌다는 이유로 아르바이트 학생이 환불하고 다즐링으로 다시 만들어서 줬다. 안 먹던 걸 먹으려다보니 괜히 민폐끼친 것 같아서 미안했다.


 그나저나 정말 하나도 안 달다. 하긴 다즐링차와 다즐링차 티백을 넣은 밀크티 맛이 크게 다를 거라고 기대한 내가 바보였다. 다음엔 다른 걸로 마셔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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