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네 시까지 스파이더 카드놀이하다 자고 아홉 시에 일어났다. 원래 다섯 시간 정도 자고 나면 충분히 잤다 싶었는데 오늘은 비가 와서 그런지 축 처져서 연구실에서 낮잠만 한 시간도 넘게 잤다.
요즘 날 걱정해주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미안하다. 거의 내가 먼저 전화해서 징징거리던 친구가 먼저 괜찮냐고 연락하는가 하면, 조교 같이 하는 선배님이 "너의 피폐함이 5m 반경까지 퍼져오는 것 같다"고 하시는 걸 보면 그렇다. 꼭 신경써주지 않으면 언제라도 자살할 것 같은 사람인 것처럼 말이다. 너무 미안하게도 그 정도로 힘들지가 않다. 난 모든 것을 내 인생에서 한 차례 스쳐가는 바람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서 오래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다. 이번에는 이상하게도 유난히 힘들긴 하지만 말이다. 게다가 며칠 전부터는 그 징징거리던 친구에게도 말하지 않는 부분이 생겼다. 얼마 전 일기에 '월플라워'를 읽고 2주만 시간이 있었더라면 내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었을 거라고 썼는데, 지금은 또 나에게 기회가 한 번 더 생긴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과연 내가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긴 하지만 기분이 한결 나아지긴 했다.
화요일은 1교시 수업이 있다. 이번 학기 들어 생긴 나의 가장 안 좋은 버릇은 월요일 밤은 일단 새고 본다는 마음가짐이다. 내일까지 지난 주에 짠 프로그램을 돌려서 얻은 결과물을 내야 하는데 '어차피 밤새서 할 거'라는 생각에 오히려 집중이 잘 되지 않는다. 일단 다른 숙제부터 빨리 하고.............오늘은 세 시 전에 자려고 노력 좀 해봐야겠다.
'일상 > 주저리주저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30604 블로깅 (0) | 2013.06.04 |
---|---|
20130528 환상 (0) | 2013.05.28 |
20130526 의지박약 (0) | 2013.05.26 |
20130522 바쁜 일상 (0) | 2013.05.22 |
20130519 과거는 과거 (0) | 2013.05.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