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둘째 주까지 논문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여전히 저널논문에 매달려 있다. 매 순간 스트레스 받으면서도 아직까지 절망하지 않고 계속 논문 찾아서 읽고 연구내용 새로 추가하는 내가 신기할 정도다. 교수님께서는 연구 이외에 쓸데없는 미래에 대한 번민을 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계속 그 생각을 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벌써부터 차선책을 마련하고 있다면 잘못하는 걸까.


 요즘은 괴로움을 잊어버리려고 통학할 때 책을 더 많이 읽는다. 일 주일 전부터 '비트겐슈타인 평전'을 읽고 있다. 처음엔 비트겐슈타인의 사상을 접하고 싶어서 읽기 시작한 건데 사상보다는 그가 교제했던 인물들과 일대기에 관한 부분이 많아서 실망했다가, 지금와서 보니 쉬는 시간에까지 복잡한 사상을 공부해야 한다면 정말 죽고 싶었을지도 모르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피아노는 오히려 줄였다. 피아노를 칠 때는 머릿속을 아예 비워야 해서 괴로움이 없어지는 것은 좋은데 피아노를 치고 나면 공부하던 흐름이 완전히 단절되어서 다시 매달리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논문이 끝나는 대로, 그리고 원서를 다 내는 대로 원없이 칠 생각이다.


 밥 먹으러 가기 전에 요즘의 괴로운 것들을 다 쓰고 갈 생각이었는데 생각해보니 내 생활이 그렇게까지 나쁘기만 한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당장은 힘들지만 내 목표인, 엄청난 연구업적을 쌓아서 단행본을 쓰는 연구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서라도 넘어야 하는 벽이니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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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인생이 어디로 가는 건지 모르겠다.


 똑같은 데이터를 가지고 실험했을 때 어떤 프로그램에서는 결과가 나오고, 어떤 프로그램에서는 안 나와서 데이터를 옮기는 데 오타가 있었나 싶어서 어제부터 하루 종일 검사하고, 그랬는데도 못 찾아서 결과가 나온 프로그램의 데이터를 그대로 옮기려고 코딩을 하고 있다. 진작에 결과가 나왔어야 했는데 결과는 커녕 아직 밑그림도 완성 못하고 심사를 해주실 교수님도 결정되지 않았다.


 4개월 후에 정말로 졸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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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심이 많긴 해도 어떤 과업을 마감이 임박했을 때 집중해서 몰아칠 정도의 저력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내가 개강하고부터 거의 매일같이 네 시에서 다섯 시 사이까지 깨어있으면서 내 체력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 그렇다고 그 시간 내내 집중해서 뭔가 대단한 것을 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아침부터 5시까지 고민하던 문제가 해결되면서 그 이후부터 속도가 붙고 있다. 어려운 이론논문은 보통 일 주일은 잡고 봤는데 급해지니까 짧게는 몇 시간 내에 중요한 부분만 파악할 줄도 알게 되었다(물론 그러다보니 빠뜨리는 부분도 많다). 이 기세를 몰아 논문도 빨리 끝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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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근길에 신설동역에서 버스를 지나쳐서 가는데 몇 주 전부터 횡단보도 앞에 서 있는 트럭에서 버터옥수수를 판다. 버터도 좋아하고 옥수수도 좋아하는데 버터옥수수라니!!!!! 하는 생각에 며칠 전부터 저걸 사먹을까 말까 고민했다. 기호도 없고 식탐도 없는 내가 먹을 것 때문에 흔들리는 것이 처음이긴 하지만, 최근에 "달고 짜고 기름진" 음식은 되도록 먹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기에 안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다 오늘 드디어 먹었는데 기대가 너무 컸는지 조금 실망스러웠다. 우선 버터 맛이 거의 안 났다. 애초에 버터맛이 많이 나는 것을 기대한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지만, 냄새에 비해 버터맛이 적고 간도 다소 싱거웠다. 게다가 옥수수 알갱이 하나하나가 굉장히 질기고 당당했다. 버터옥수수에 대한 궁금증도 해소되었고 두 번 먹을 맛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이 정도면 충분히 값을 치른 것 같다.


 며칠 전에 맥이 풀려서 늘어져 있다가 문득, 이번 학기에 졸업하지 못하면 내 지난 6년 반이 우스워질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학부 때부터 한 번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공부만 했는데 석사를 2년 넘게 다닌다면 지나간 내 20대 초중반의 시간이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기를 쓰고 이번에 졸업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며칠이 지난 오늘까지 큰 소득은 없었다. 그래도 매일매일 달라지는 부분이 있기는 하니 조금만 더 노력하면 뭐라도 되겠지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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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일기를 쓰다가 더 길게 이어갈 자신이 없어서 임시저장해두고 완성하지 못했다.


 월요일 이후로 어제 처음 학교에 오고 오늘 또 왔다. 오늘 놀아버리면 다음 주 내내 고달플 것 같아서 왔는데 화요일까지 읽어야 하는 논문 분량이 장난이 아니다. 내용은 바로 전에 읽은 것과 거의 유사한데 40쪽이 넘으니까 지루하다. 그래서 중간중간 딴짓하다가 불현듯 정신차리고 하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


 좀 전에는 졸업인증 외국어시험에 관한 메일을 받아서 심란해졌다. 언제까지 내야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10월 중에 보기로 했던 토플 성적이 나오면 그걸 그냥 낼지, 아니면 급한대로 가장 가까운 날짜의 토익을 보고 성적을 내야 하나 잠깐동안 고민했다. 이건 월요일에 선배님들한테 여쭤봐야 할 것 같다. 토플 응시료가 비싸다고 차일피일 미뤘더니 어느덧 졸업에 지장이 생길지도 모르는 상태에 이르렀다.


 이러나저러나 이렇게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많지만 지금 보고 있는 걸 빨리 끝내야 한숨돌리고 다음 것으로 넘어갈 수 있으니 어떻게든 집중해봐야겠다. 어쩌면 연구실 선배님들 말씀대로 난 스트레스를 제대로 해소하는 법을 못 배운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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