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없는 게으름뱅이가 되어 자발적으로 출근부를 쓰기 시작한지 3주차가 되었지만 아직까지 큰 효과는 없다. 일찍 일어나서 뒹굴거리다 늦을 때도 있고 아예 늦게 일어날 때도 있지만 오늘부터는(오늘이 딱히 의미있는 날인 것은 아니다) 일찍 일어나고 싶어서 네 시에 잠자리에 들면서 여덟 시를 몇 번이나 머릿속에 새기면서 잤다. 


 잠에서 깨면서 머리가 유난히 묵직해서 오늘도 틀렸구나, 하고 전화기를 봤는데 여덟 시 반이었다. 조금만 서두른다면 일찍 갈 수 있겠구나 생각하면서도 춥고 피곤한데 조금만 누워있고 싶어서 아홉 시까지 누워있다 이대로면 또 잠들 것 같아서 일어나자마자 밥을 먹었다. 밥을 먹고서도 게으름을 피우다 더 늦게 나서면 점심 먹으러 나가는 인파 속에서 어쩔 줄 몰라하며 역주행해야 한다는 것이 생각나서 11시에야 급하게 나와서 최근 3주 중 가장 일찍 출근할 수 있었다.


 아직도 여전히 게으르고 보통 사람들의 생활시간을 못 따라잡고 있지만 그래도 정상인의 삶에 한 발짝 다가갔다는 것을 위안삼기로 했다. 적어도 지금 느끼고 있는 소소한 성취감을 스스로 짓밟고 싶지는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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