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열의 스케치북을 그렇게 자주 보는 편은 아닌데, 어느 토요일에 우연히 봤다가 '검정치마'라는 밴드를 처음 알게 되었다. 대학교 1학년 때였던 2008년에 이미 한 차례 바람을 일으켰지만 '검정치마'라는 이름과 구성원 모두가 군대에 가서 활동이 무기한 연기되었다는 얘기밖에 들어본 적이 없던 밴드였다. 멤버들이 모두 군대에 갔다는 말이 정말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그 날 방송에서 2집에 실린 'Love shine'과 'International love song'을 듣고 따뜻하면서도 마냥 따뜻하지는 않은 느낌이 인상깊어서, 며칠 후에 2집 CD를 샀다. 어떻게 보면 검정치마 2집 앨범을 샀던 게 일종의 전환점이 되었던 것 같다. 2집을 끊임없이 돌려듣고는 곧바로 1집 '201'과 '산울림 다시듣기' 음반집을 샀으니...

 전문적으로 음악을 듣고 이러지를 않아서 뭐라고 표현은 못하겠지만, 1집과 2집 모두 소리가 꽉 차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음 하나하나가 적재적소에 알맞게 들어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해야 하려나? 그렇지만 분위기는 상당히 다르다. 1집은 다양한 분위기의 곡들이 뒤섞여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재기발랄한 느낌이 든다. 대부분의 가사에 온갖 성적 함의가 담겨 있어서, 멜로디에 혹해서 멍하니 듣고 있다가 깜짝깜짝 놀란 적도 있다. 작년에 학교 밴드가 이공계 정문 앞에서 '강아지'를 부르고 있는 걸 보고 얼마나 아찔했던지......반면에 2집은 전체적으로 따뜻한 느낌이 든다. 물론 멜로디만 따뜻하다. 가사에는 괜히 친한 척하는 사람이나, 귀찮은 전화로 아침식사를 방해하는 사람들 등에 대한 경멸이 담겨 있어서 1집보다 더 서슬퍼런 것 같았다.

 아무튼 검정치마가 앞으로 또 어떤 노래를 부를지 기다려진다. 작년에는 설마 앨범이 나오겠지 하고 기대했었는데ㅠㅠ

 1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노래들은 'Stand still', 'Dientes(동화적인 멜로디에 비해서 가사는 상당히 야하다)', 'Antifreeze'이고, 2집 중 좋아하는 노래들은 '무임승차', 'Love shine', '젊은 우리 사랑', '날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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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 발매된 앨범이지만 이제야 샀다. 타이틀 곡인 '새벽녘'은 너무 좋아서 매일 하루에 두 번씩 들었지만, 2집 전체는 1집보다 못하다는 생각에 살까말까 고민만 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며칠 전에 책 살 일이 있어서 책 주문하면서 충동적으로 주문해버렸다. 앨범은 위의 그림이 자켓으로 들어있는 CD와 꽤 두꺼운 가사집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가사집에는 가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에피톤 프로젝트의 유일한 구성원인 차세정이 전문 사진작가로 보이는 몇 명의 사진작가들과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들이 많이 실려있었다.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으면서 앨범에 실린 곡들이 포근하게 감싸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많은 곡들이 여행을 소재로 했고, 처음과 끝에 실린 연주곡 '5122'와 '미뉴에트'는 길이만 다른 같은 곡이어서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거의 일정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특별히 좋아하는 곡은 '시차', '새벽녘', '우리의 음악', '터미널'인데, 이 중 한 곡은 예전에 들었던 에피톤 프로젝트의 다른 곡과 상당히 비슷하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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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2009)

Vicky Cristina Barcelona 
7.8
감독
우디 앨런
출연
스칼렛 요한슨, 페넬로페 크루즈, 하비에르 바르뎀, 레베카 홀, 크리스토퍼 에반 웰치
정보
로맨스/멜로 | 스페인, 미국 | 96 분 | 2009-04-15
글쓴이 평점  


 항상 보고 싶었던 거였는데 마침 곰tv에서 무료상영하고 있어서 봤다.

 처음 포스터를 봤을 때부터 생각했던 거지만 제목 한 번 이상하게 번역한 것 같다.

 무슨 사랑과 전쟁도 아니고 괜히 내가 부끄러워지는 제목이다.

 스페인 여행 중 두 미국 여성이 한 화가와 사랑에 빠진 것이 주된 소재인데, 꼭 그 중에서도 크리스티나(스칼렛 요한슨)이

안토니오(하비에르 바르뎀)와 마리아(페넬로페 크루즈)와 기묘한 동거를 하게 되면서 생긴 이상한(?) 사랑만 뚝 떼어다가

자극적인 영화로 둔갑시킨 것 같아서 한국인 광고 제작자의 빈약한 창의력에 한숨이 나왔다. 차라리 원제인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를 그대로 살렸다면 바르셀로나를 배경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보였을 텐데ㅜㅜ

 스페인을 배경으로 한 영화답게 스페인 노래가 계속 배경으로 깔려나오는 게 좋았다. 배우들도 좋고 바르셀로나도 너무 예뻐서

스페인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예상치 못한 전개가 계속 이어져서 전혀 안 웃기는 장면인데 몇 번이나 웃었던 건

분명 아쉬운 부분이었다ㅜㅜ

 결론은 재밌긴 했지만ㅜㅜ스쿠프처럼 또 보고 싶지는 않을 것 같다. 처음 보는 배우(레베카 홀)가 스칼렛요한슨이나

페넬로페 크루즈보다도 예쁘게 나와서 누군지 찾아봤는데 다른 영화에서는 그렇게까지 예쁘지 않은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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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왔다.

어떤 사람들은 시리즈물인줄 모르고 봤다가 낚였다고들 하던데 트릴로지인 것도 알고 속편 스틸사진도 몇 개 보고 가서 낚인 기분은 안 들었다.

내가 정말 궁금했던 건 '반지의 제왕'에 비해서 분량이 훨씬 적은데 어떻게 3편까지 만들 수 있을까....하는 거였으니 뭐'ㅅ'

일단 영화가 시작하니까 초당 48프레임이라는 게 무슨 말인지 알았다. 장면넘김이 굉장히 미려하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랬다.

그러다보니 실사영화보다는 3d 애니메이션같다는 느낌도 받았다(2d로 봤는데.....). 뭐 판타지 영화인 만큼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문제는 난시 때문인지 장면이 한 눈에 안 들어와서 놓치는 장면이 많았다는 거다. 화면이 커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런 차원의 문제는 아니었다는 거 정도는 알겠다.

물론 모든 장면에서 그런 건 아니다. 어두운 장면이나 이글이글하는 장면에서만 그런듯?

한 두 번 그러고 나니 안 놓치려고 눈 동그랗게 뜨고 봤더니 눈이 급 피로해졌다.

이런 단점을 제외하고 본다면, 올해 본 영화들 중 가장 재밌는 영화 중 하나였던 것 같다.

호빗 마을같은 건 반지의 제왕에서 봤던 거랑 크게 다른 게 없는데

빌보 성격탓인지, 아니면 난쟁이들이랑 같이 나와서 그런지는 몰라도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유쾌하다.

코미디 영화도 아닌데 보는 내내 웃었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골룸까지 사랑스러워보였다ㅜㅜㅜ


소린은 진짜 멋있게 생겼는데 키가 작다보니 간달프나 요정들 옆에 서게 되면 내가 다 안쓰러웠다.

참고로 올해 봤던 영화 중 가장 기억에 남고 재밌게 봐서 남들한테 추천하고 다녔던 영화들은

멜랑콜리아, 케빈에 대하여, 언터쳐블 이 정도였음.


아 무 튼

영화 보고 느낀 점: 1) 호빗 다시 읽어봐야겠다. 2) 반지의 제왕 다시 읽어봐야겠다. 3) 20일에 레미제라블 개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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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

저자
밀란 쿤데라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10-03-26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불멸을 향한 인간의 허망한 욕망!소설의 경계를 넘나드는 밀란 쿤...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밀란 쿤데라가 유명한 건 오래 전부터 알았지만 읽어본 건 '농담'이 전부였다. 집에 '불멸' 청년사 판이 오래 전부터 있기는 했지만 표지가 별로 예쁘지 않아서 손이 안 갔기 때문이다. '농담'은 올해 읽었는데, 읽는 내내 소설을 이렇게 지성적이면서도 재치있게 쓸 수 있구나 하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 '불멸'을 읽으면서도 비슷한 생각이 들었다. 소설 속과 밖의 세계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소설 속의 인물들과 작가가 만나는 등 굉장히 생소한 구조가 두드러지는 특징이긴 하지만, 소설 속 인물들의 행동을 분석하는 부분에서 드러나는 냉철하고 주지적인 태도가 인상깊었다. 그런 점에서 예전에 읽었던 알랭 드 보통의 '우리는 사랑일까'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너무 재미있어서 이틀 만에 다 읽고 났는데도, 아직도 궁금한 점이 많은 작품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나 '농담'과는 달리 서평이 그리 많지 않아서 찾는 것이 다소 어렵지만, 다른 서평들을 좀 더 읽어보고 생각을 정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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