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블로그에 몰래 들어가봤다. 평소에 발랄하거나 쾌활하지 않아서 친구이기는 하지만 조금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친구가 쓴 글을 보고 나니까 아 그래도 얘도 나같은 평범한 20대 중반의 대학생이구나...싶어서 갑자기 친근하게 느껴졌다.
요즘 고민이 많다.
연구는 생각만큼 잘 진행되지 않고(사실 이건 순전히 내가 게을러서다.) 공부해야 할 양은 산더미이고, 그러면서도 평소에 잘 쉬지 못해서 항상 불만에 가득차있다. 그래서 오히려 더 노는 것 같다. 12월 전에 논문 완성해서 제출하고 겨울방학 때 토플 시험 보려고 했었는데...대학원 과정은 2년밖에 안되니까 벌써부터 압박이 심하다.
재밌게 연애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다.
자주 들어가는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어쩌다 알게 된 사람이 있는데, 처음 카톡을 주고받기 시작했을 때부터 참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핸드폰을 몇 번 업그레이드하면서 대화목록이 싹 지워져서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잘 생각이 안 나지만, 아무튼 얘기를 하는 내내 즐거웠던 것 같다. 그런데 한 번 직접 만나고 나서 뭔가 나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연락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난 항상 열등감을 가지고 아둥바둥 사는데, 그 사람은 나보다 나이가 많은데도 구김살없이 삶을 즐기는 것 같아보였다. 아무튼 그래서 나도 비슷한 수준이 되면 그 때 가서 정말로 잘 지내자고 해보려고 했.....는.....데......지금은 내가 정말로 그 사람을 좋아했던 건지, 아니면 그냥 겉으로 드러난 면들에 혹한 건지 모르겠다. '비슷한 수준'이라는 걸 가늠하는 것 자체가 참 찌질한 것 같다. 아무튼 그래서 이건 애초에 망했다.
그건 그렇고, 내 생활이 바쁘고 고달프니까 남에게 마음을 둘 여유조차 없다. 그래서 아직 결혼같은 걸 생각할 나이도, 조건도 아니지만 나중에 결혼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서 무섭다.
음 아무튼 오늘은 꽤나 만족스럽게 보냈다. 또 코딩 숙제가 있는데, 이번에는 알고리즘 짤 때 자료구조를 확실히 만들어둬서 세 부분으로 나눠놓고 한 부분은 완성했다. 방학 때 C를 다시 공부하긴 했지만 거의 절망적으로 못했는데, 2개월 사이의 교수님의 혹독한 훈련(이라고 쓰고 숙제라고 읽는다) 끝에, 제대로 된 pseudo code만 있으면 웬만한 알고리즘은 짤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물론 아직도 제대로 못 짜는 것도 있긴 하지만ㅠ아무튼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