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2010)

Alice in Wonderland 
7.1
감독
팀 버튼
출연
조니 뎁, 미아 바시코브스카, 헬레나 본햄 카터, 앤 해서웨이, 크리스핀 글로버
정보
판타지 | 미국 | 108 분 | 2010-03-04
글쓴이 평점  

지난 주 토요일에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팀 버튼 전을 보고 왔다. 전시품들 상당수가 난해한 편이라서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참 많았는데, 내가 봤거나 관심을 가지고 있던 영화와 조금이라도 관련된 것들은 팀 버튼의 초기작에도 어느 정도 실마리가 있어서 '아 이런 식의 구상을 이렇게 표현했구나' 하고 느낄 수 있었다. 팀 버튼의 영화라고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 밖에 모르던 동행은 심하게 지겨워하는 것 같았지만 말이다.


 고3 끝나고 대학 합격 발표까지 났을 때부터 학교 입학할 때까지 하루에 영화를 세 편 이상 보던 기간이 있었다. 합격자발표가 나자마자 대학 입학 전까지 봐야 할 영화를 100편 정도 적어놓고 보기 시작했던 건데, 그 때 팀 버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어서 '가위손'이나 '크리스마스의 악몽' 이후의 작품들은 거의 봤던 것 같다. 사실 팀 버튼이라는 사람을 알게 된 건 중학교 때 '빅피쉬' 때문이었는데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는 별로 없었다. 그렇지만 이상하게도 '찰리와 초콜릿 공장' 이후의 '다크섀도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프랑켄위니' 같은 작품은 보고 싶은 생각이 그다지 들지 않아서 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살펴보자, 하고 네이버에서 다운받아서 봤다.


 작년이었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빠져서 학교 중앙도서관에 있는 원서도 보고 1951년에 만들어진 애니메이션도 찾아서 본 적이 있다. 원작과 애니메이션에서는 아직 어린이인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 가서 모험을 하지만 이번에 본 팀 버튼 버전은 다 큰 아가씨인 앨리스가 우연히 토끼를 발견하고 이상한 나라에 가게 된다. 그러다보니 원작에서 인상깊게 봤던 눈물바다 장면이라든지, 그리핀과 mock turtle(이걸 우리말로 어떻게 옮겨야 할지 모르겠다)이 등장하는 장면은 빠져있다. 그 밖에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험프티 덤프티 대신 트위들리와 트위들덤이 나오고, 하얀 여왕이라는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온다는 차이가 있다. 원작과 영화 중 어느 쪽이 더 매력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 때문에 끝날 때까지 결말을 섣불리 단정지을 수 없었다.


 다소 산만한 면이 없지는 않았지만 원작 자체가 워낙 산만하고 환상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서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소 좁은 곳을 배경으로 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그런 부분에서는 전경이 별로 예쁘게 그려지지 않는 것 같다. 극장에서 개봉했을 때 3d로 봤다면 뭔가 좀 더 달랐을지도 모르지만...


 난 여전히 초등학생 같은지,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를 떠나지 않기를 바랐다. '피터팬'에서도 웬디가 네버랜드에 남길 바랐는데. 내 일에 관해서라면 무섭도록 현실적인 내가 어째서 소설과 영화 속 주인공들은 끝까지 동화 속 세상에 남아주기를 바라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영화는 꽤 좋았다. 삽입곡도 꽤 좋아서 처음과 끝에 나오는 곡을 듣고 있으면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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