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근대

저자
지그문트 바우만 지음
출판사
| 2009-06-08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마르크스가 '모든 견고한 것들이 녹아 사라진다'고 말했을 때,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20년 넘는 나의 독서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었다. 도서관을 배회하다 특이한 제목과 사회과학서치고는 적은 분량에 혹해서 빌려온 거였는데 읽으면서 두뇌가 해체되는 것 같은 경험을 했다. 보유까지 합쳐서 348페이지밖에 안되지만 가뜩이나 어려운 내용이 호흡이 긴 문장으로 쓰여서 단 한 순간도 집중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만큼 재밌다기 보다는, 집중하지 않으면 이해가 되지 않아서 다시 앞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어려움을 차치하고 본다면, 내가 사회과학서를 많이 읽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현대 사회에 관한 깊은 통찰이 인상적이었다. '액체근대'는 산업혁명 이후의 '고체근대'와 대립하는 개념으로, 고체근대에 존재하던 개인과 사회의 규범이 흔들리고 보다 유동적으로 변모하는 사회를 의미한다. 특히 재밌게 읽었던 부분은 소비와 노동시장, 그리고 공동체에 관해 서술한 부분이다. 전근대사회에서는 '올바른 삶'이라는 기준이 존재했지만 인간의 생활양식이 급격히 변화하여 일괄적인 잣대가 사라지면서 불안을 느낀 개인이 타인에게서 자신과 같은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소비의 전당'을 선호하게 된다는 설명이 신기했다. 또한 액체근대의 가장 큰 특징이 기존의 사회질서의 와해인 데에 반해, 오히려 공동체를 강화하고 타인을 배척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졌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결국엔 과도기에 탈배태를 겪는 인간이 느끼는 불안감이 이 모든 변화를 일으켰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읽는 내내, 내가 이 중 얼마나 기억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품어서 일과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미리 감상을 적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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