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영어 공부하고 출국하기 전에 끝내야 할 일들을 하고 있다.


 덕분에 제주도에 다녀온 지 한 달이 넘은 지금에야 사진들을 정리했다. 찍을 때는 몰랐는데 대부분의 풍경 사진들이 기울어져 있어서 깜짝 놀랐다. 대체 전화기를 어떻게 들면 이렇게 찍히나 모르겠다.



4월 28일: 보문동 해녀의 집


 음식 사진 찍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사진은 없지만 자리물회가 맛있었다. 제피가 향긋했다.




4월 29일: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큰넓궤→오설록→포도호텔→방주교회→본테박물관


1)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

 친구한테 사진을 보냈었는데 필터 효과냐고 물어서 그제야 어플이 자동적으로 필터를 적용한다는 것을 알았다. 위가 따로 깐 어플로 찍은 것이고 아래가 기본 카메라 어플로 찍은 것이다. 이때가 아직 10시, 11시 무렵이었는데도 햇볕이 굉장히 따가웠다. 정문에서 이마트 쪽으로 쭉 내려가다 보면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통로가 있다.




2) 큰넓궤(영화 '지슬' 촬영장)

 솔직히 말하면 '지슬'이 화제가 되었을 때도 영화를 보지는 않았다. 월드컵 경기장에서 오설록으로 가는 길에 있던 '지슬' 촬영장을 안내하는 표지판을 보고서야 여기가 거기구나 하고 알았던 것이다. 공터에 차를 세우고 나서도 한참을 걸어 올라가다 보면 큰넓궤 유적지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나타난다 (진드기가 나타난다니 긴 바지가 좋겠다). 동굴 가까이도 갔었지만 무서워서 그 안을 들여다보지는 못 했다. 동굴 속에 숨어들었어야 했던 사람들의 공포를 실감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3) 오설록

 내 생각에 오설록에서 꼭 감상해야 하는 것은 차밭과 녹차 아이스크림인 것 같다. 유명 건축가들이 지었다는 티스톤이나 이니스프리 건물도 큰 감흥은 없었다. 내가 건축이나 미학을 잘 알지 못 해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서로 다른 콘셉트로 지어진 여러 건물들이 어째서 하나같이 인공연못을 끼고 서 있는지 조금 의아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차밭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뿌듯했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차밭을 찍은 사진이 하나 빼고 전부 기울어져 있어서 아쉽다.






4) 포도호텔

 하늘 위에서 보면 포도송이 모양의 호텔이라는데 하늘에서 보질 않아서 모르겠다. 대신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은은한 와인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여기서는 점심을 먹었다. 우동이 정말 맛있고 정말 비쌌다. 사진은 전부 식당에서 찍은 것이다. 밖에서 찍은 것도 있는데 너무 심하게 기울어져서 이건 차마 못 올리겠다. 제주도 전통 돌담 같은 낮은 현무암 돌담이 정원에 세워져 있었다.




5) 방주교회

 말 그대로 방주처럼 생긴 교회다. 2010년에 무슨 건축상을 받아서 유명해진 건물이기도 하다. 배가 물 위에 떠 있는 것처럼 교회 건물 주변에 얕은 인공연못이 있는데 물이 굉장히 더러웠다. 반짝이는 지붕이 꼭 갈치 비늘 같았다. 커다란 십자가가 있는 다른 교회들과는 달리 빛과 그림자에 의해 십자가의 모양을 형상화한 것이 인상 깊었다. 우리가 갔을 때는 몇몇 신자들만 앉아서 기도를 하고 있었는데, 예배당 뒤로 커다란 창문이 있어서 예배 때는 목사님이 물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일 것 같다.




6) 본테박물관

 여기는 입장료가 어마어마하게 비싸서 들어가 보지는 않고 밖의 정원만 구경했다. 



4월 30일: 이중섭미술관→천지연폭포

 이중섭미술관에는 한 번도 안 가봐서 갔던 건데 공교롭게도 이중섭과 아내가 주고받았던 편지들을 모은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이중섭이 제주도에 머문 기간이 2년 정도 밖에 안 된다는 것이 나름 반전은 반전이었다. 생각했던 것보다도 그림들이 정말 작았다. 위에 전망대에 가서 파노라마 사진도 찍었는데 역시! 이 사진도 가운데가 찌그러져 있다. 그래서 미술관 밖으로 나가면 나오는 이중섭 거리의 사진만 올린다. 사실상 이중섭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플리 마켓이었다고 보면 된다. 천지연폭포는 내가 기억하는 것만 해도 여섯 번은 넘게 가서 별 감흥이 없었다ㅠ




5월 1일: 집에서 놀았던 것 같은데 뭘 했는지 생각이 안 난다.


5월 2일: 서울로

 공항으로 가는 리무진버스를 타러 가기 위해 서귀포 칼호텔에 갔었다. 육촌 오빠가 태워다 주셨다. 여기서 한 거라고는 주차장에 선 채로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린 것뿐이었지만 풍경이 너무 좋아서 찍었다. 어플 효과 때문에 우중충하지만 실제로 이 날 비가 많이 오기도 했다. 공항에 도착해서는 활주로에 이는 강한 돌풍 때문에 비행기가 45분 지연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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