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방학 2주차다. 연말연시이기도 하고 동기도 일요일에 여행을 떠나서 큰맘 먹고 금요일부터 학교에 오지 않았는데 4일 동안 내가 한 일이라고는 토요일에 장 보고 대청소하고 나서 한 시간씩 밖에서 걷고 뛰는 것 외에는(심지어 그것도 순전히 포켓몬고 때문에) 먹고 자고 인터넷하고 예능 보는 것밖에 없어서 그만 놀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동기는 연말연시에 혼자 지낼 내가 안됐는지 여러 좋은 것들을 추천해줬지만 난 학교 동네도 벗어나지 않고 게으르게 시간을 낭비할 수 있는 인간이었다...심지어 외롭다는 생각도 안 들었다. 그렇게 시간이 많았는데 어떻게 책 읽을 생각은 장 보러 오고 가는 버스 안에서밖에 안 들었나 모르겠다. 남은 방학 동안에는 공부를 다시 시작하고 학기 중이라면 절대 못 할 만한 것들(시간이 오래 걸리는 요리하기, 월마트 구경가기, 문법 공부하기, 신발장 조립하기 등등)을 좀 해볼 생각이다. 안 그래도 동기에게 연휴에는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요리들을 도전해볼 거라고 큰소리를 쳐놔서 오늘 저녁엔 가지 라자냐를 만들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블로그에 한 달만에 글을 쓴다. 학기말이 정말 힘들었다. 16일에 마지막 레포트를 제출하고 방학이 시작됐는데 마지막 3주 동안 보고서 3개를 쓰면서 이게 뭐하는 짓인가 계속 생각했었다. 결국 어떻게 다 하긴 했는데 특히 마지막 주 금토일에는 차례로 과목 1 발표, 과목 2 보고서 제출, 과목 1 보고서 제출을 하면서 아침 여섯 시에 자서 다섯 시간만 자고 일어나는 것을 반복하면서 정말 죽을 맛이었다. 그 전에 매일 한 시간씩이라도 프로젝트에 좀 더 시간을 들였다면 이 정도로 힘들지는 않았을 텐데...아무튼 끝나긴 끝났고 성적도 다 잘 받긴 했다. 다음 학기에는 논문을 끝내느라 여전히 바쁘겠지만 수업은 하나밖에 안 들으니 덜 괴로울 거라고 믿고 싶다.


  한 시간 전에 커피 사서 학교에 와서 지금까지 한 게 블로그에 길지도 않은 글 쓴 거밖에 없다는 것이 놀랍다. 방학 끝날 때까지는 글을 최대한 자주 쓰려고 한다. 글을 쓰기 직전에는 엄두도 안 나고 그랬는데 막상 쓰기 시작하니까 즐겁다. 아무튼 이제부터는 공부를 좀 해야겠다.

'일상 > 주저리주저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Winter storm  (0) 2019.01.19
20190109 생각  (0) 2019.01.10
20181102 난방  (0) 2018.11.03
9월 마지막주  (0) 2018.09.28
7  (0) 2018.08.1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