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에 스마트폰 구글 날씨 앱으로 일기예보를 확인하는데 토요일 새벽부터 일요일까지 winter storm이 있을 거라는 경고문구가 떴었다. Winter storm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날씨 어플에 경고문구가 나오는 걸 처음 보기도 했고 눈이 4에서 7인치 정도 올 거라고 친절히 말해주기까지 했으니 나처럼 버스 타고 장보러 다니는 사람에게는 큰일인 것만은 확실했다. 그래서 5시 반에 퇴근해서 집에서 가방을 바꾸고 장을 보러 갔는데 다들 나같이 생각했는지 마트엔 사람도 엄청 많았고 농산물이나 생필품 코너에는 이미 동이 나있는 것들도 상당히 많았다. 대체 얼마나 대단한 눈이 오려고 이런 소동을 일으키나 싶어서 새벽 두 시부터 온다는 눈을 보고 자려고 했는데 안 오기에 좀 실망한 채로 잤다. 그런데 아침 느지막히 일어나 보니 이미 세상이 눈 천지였다. 주말이라 밖에 나가지 않아도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잔뜩 내린 눈이 일주일 내내 쌓여있다 겨우 어제부터 조금씩 녹기 시작했는데...오늘 또 Winter storm 경보가 떴다. 윈터 스톰의 매운 맛은 지난 주에 충분히 봐서 오늘 또 퇴근하고 장을 보러 갔다. 그랬는데 마침 거기서 선배님들을 만나서 집에 올 때는 차를 얻어타고 왔다. 운도 억세게 좋지....내일은 또 집에서 눈 오는 거 구경하면서 코코아 마셔야겠다.



  엄청 배고프다. 아침 일찍 세미나가 있어서 하루 종일 한 끼도 제대로 못 먹은 채로 장을 보러 갔던 거라서 오늘은 기필코 오뚜기밥을 사와야겠다고 생각했는데(항상 제일 필요할 때마다 집에 밥이 없더라) 막상 사려고 보니 너무 비쌌다. 밥 한 개에 2.5달러, 3.1달러라니.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라면을 끓여먹으려고 했는데 집에 와서 보니 라면 냄비에 사골국이 있어서 라면도 먹을 수가 없었다. 말이 나와서 말이지만 비비고 사골곰탕은 파 좀 썰고 후추 뿌려 먹으면 정말 맛있다. 어쩔 수 없이 밥을 새로 해서 이제야 먹는다. 내솥이라도 어제 씻어놔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오늘은 김치까지 새로 뜯어 놓으니 좀 감격스럽다.



  이번 주는 job talk(교수 임용 후보자들이 와서 자기 연구성과 발표를 함)이 아침에 이틀이나 있어서 평일 5일 중 4일을 학교에 일찍 가야 해서 좀 힘들었다. 사실 첫날이 제일 힘들었고 갈수록 좀 편했다. 화요일이 첫날이었는데, 아침에 못 일어날까봐 불안해하다가 결국 밤을 새고 학교에 갔다. 후유증이 상당해서 초저녁에 잔 날도 있었지만 어제오늘은 상당히 괜찮아서 내가 노력만 하면 일찍 일어날 수 있는 사람이었다는 걸 이제야 좀 느꼈는데 주말에는 또 밖에 못 나가니까 원래대로 돌아갈까봐 아쉽다. 내 동기는 아예 아침 6시에 일어나는 연습을 하고 있다는데, 나도 이참에 7시에 일어나는 습관 좀 들여야겠다.



  이제 밥 먹는 거에 집중해야지.

'일상 > 주저리주저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90908 개강 후 일상 + AccuWeather  (0) 2019.09.09
쌀국수  (0) 2019.02.12
20190109 생각  (0) 2019.01.10
20181226 방학 2주차  (0) 2018.12.27
20181102 난방  (0) 2018.11.0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