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넘어가는 새벽에 '문라이즈 킹덤'을 봤다.
영화평들을 보다가 관심이 생기면 보는 영화들이 몇 있는데 이 영화도 그런 영화였다. 이번엔 이동진 평론가의 블로그를 보다가 재밌을 것 같아서 본 거다. 평을 먼저 읽고 영화를 볼 때는 거의 항상 평에 나온 것들을 의식하면서 보게 되는데 이번에도 그랬다. '패닝'이라는 단어를 처음 봐서 검색까지 했었는데 영화 시작부터 패닝이 뭔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동화같고 예쁘다. 현실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다는 의미에서 동화같다는 것이 아니라, 색감이나 건물, 소품 하나하나가 곱게 느껴진다는 뜻이다. 극중 해설자인 빨간 옷에 초록색 모자를 쓴 할아버지는 현실의 인물인지 마술사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다. 죽을 만큼 사랑하는 두 아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스카우트 대원들이 모두 나서고, 본부에서 식료품을 파는 사람이 결혼식의 주례를 서고, 폭우 때문에 경찰서장과 아이들이 줄에 대롱대롱 매달리는 등 예측이 잘 안되고 우스운 장면들이 이어졌다.
둘이 너무 사랑해서 가출했다고 하기에는 여자애 표정이 너무 건조해서 그냥 현실을 탈출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하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장면을 보니까 정말 좋아한 것 같아서 내심 안심이 되었다. 애들이 잘 도망치기를 바랐는데(이런 철없는 어른 같으니..) 그것보다도 더 좋은 결말이라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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