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저자
김연수 지음
출판사
자음과모음 | 2012-08-27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심연을 건너가는 것!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3일 동안 김중혁의 '좀비들'과 김연수의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을 읽었다. 이 정도면 김중혁 매니아라고 자부해도 될 것 같다. 같은 연배의 절친한 작가들이지만 분위기는 무척 다르다. 내가 김중혁의 소설들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시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함인데, 김연수의 경우에는 그가 학창시절을 보냈던 80년대의 분위기가 어떤 면에서든 반드시 드러나는 것 같다. 김연수의 책은 아직 '네가 누구든 외롭든', '원더보이',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이 세 권밖에 안 읽었지만 말이다.


  어제 퇴근할 때 버스에서 30분 동안 읽고 오늘 학교에 오면서 30분 읽고 학교 와서 한 시간 동안 읽어서 끝냈으니 엄청난 속도로 읽은 셈이다. 그렇지만 다 읽고 나서도 마음이 개운하거나 궁금증이 다 풀린 느낌은 들지 않는다. 소설에서 반드시 주제를 찾는 게 얼마나 한심한 일인지 잘 알면서도 이게 숨겨진 사랑에 관한 것인지, 악의를 품은 말의 폭력을 말하고자 한 건지, 죄책감을 모르는 사람들의 위선에 관한 것인지, 아니면 태어나면서부터 고향과 묶여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 건지 궁금하고 헷갈렸다.


  내가 생각한 주제 중 하나인, '악의를 품은 말의 폭력'에 관해서는 예전에 읽었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가 생각났다. 그 책에 대해서는 말을 한 '가해자'인 토니의 편이라서 이 책을 읽을 때와는 좀 다르지만, 평소에 악의를 가지고 있었던 사람에 관해서 안 좋은 소문을 내서 벼랑 끝까지 몰아넣었으면서도 주인공인 카밀라에게 그녀의 어머니의 존재를 폭로하고 "근데 지은이가 왜 죽었는지 아는 사람?"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릴 정도로 자신의 잘못을 새까맣게 잊어버린 김미옥이 소름끼쳤다. 중, 고등학교 때 사람같지 않은 행동을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쟤네도 언젠가는 자기 잘못을 깨닫게 될 거야 라고 생각했던 내가 얼마나 순진했는지 깨닫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주제와는 별 상관은 없는 일이기는 한데 태어난지 얼마 안돼서 미국으로 입양되어 25년간 미국에서 살아온 주인공 카밀라가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를 가지고 있는 것에서 약간 괴리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두 시 발표다. 10시까지 책을 읽고 발표자료를 만들고 이 글을 쓰고 있는 건데 저번만큼 발표를 못할까봐 불안하다. 그래도 오늘 발표하고 밤을 새서 내일 발표를 끝내고 나면 일 주일 정도는 느긋하게 시험 공부를 하면 되니까 마음은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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