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절반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평을 써도 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처음에는 슬라보예 지젝에 관심이 있어서 시작된 "라캉 읽기"가 어느새 라캉에 대한 관심으로 넘어갔다. 이 책은 지젝을 비롯한 라캉 학파의 여러 학자들이 쓴 논문을 모은 것이다. "삐딱하게 보기", "How to read 라캉"에 이어 이 책까지 모두 세 권의 책을 읽었지만 아직도 라캉의 이론은 어렵기만 하다. 그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문학과 영화, 음악 등을 다룬 부분이었다. 자신의 욕망을 외부 계의 제약 내지는 규율에 의한 것이라고 규정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읽었다면 괜찮은 것일까. 가장 좋았던 것은 가즈오 이시구로의 "남아있는 나날"과 이디스 워튼의 "순수의 시대"를 다룬 레나타 살레츨의 "당신을 포기하지 않고는 당신을 사랑할 수 없어요"였다(물론 가장 이해하기 쉬운 논문이기도 하다). "남아있는 나날"을 읽어본 적은 없지만, 등장인물이 자신의 감정을 감추고 상대를 보고 싶어하는 마음을 상황에 따른 합리적 판단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설명이 특히 인상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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