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논문 마무리하던 것도 멈추고 계속 원서만 쓰고 있다. 여섯 군데밖에 안 쓰고 그나마 두 군데도 벌써 끝나고 한 군데는 이제 응시료만 내면 끝인데도 뭐하느라 하루를 다 보내는지 모를 일이다.


 몇 주 사이에 아주 이상한 습관이 생겼다.


 대학원을 수료했던 2014년 2학기부터 졸업한 지난 학기, 그리고 올 하반기에 이르기까지 미친듯이 게을러져서 늦게 일어나서 뒹굴거리다 학교에 가거나 아예 안 가는 날이 많아졌다. 뭐 아예 안 가는 건 이번 학기 들어서 그런 거니까 그렇다고 치고. 아무튼 그래서 거의 네 시에서 다섯 시 사이에 자다가 몇 주 전부터 여섯 시가 거의 다 되어서 자기 시작했는데 네 시부터 다섯 시 반 사이에 자면 아주 늦게 일어나고(보통 11시부터 12시 54분 사이에 일어난다), 아예 여섯 시가 넘어서 자면 세 시간 정도 지난 아홉 시 정도에 일어나게 되었다. 충분히 못 잔 만큼 몸은 죽을듯이 힘든데 이상하게도 정신은 멀쩡해서 내가 꿈꾸던 일상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고 늦은 새벽까지-보통 사람들은 새벽 여섯 시가 이른 시각이지만 새벽에야 잠드는 내게는 늦은 시각이다-일부러 깨어있다가 여섯 시가 넘어서 자야 할 이유도 없고, 계속 그런 식으로 살면 어느 날 갑자기 비명횡사하게 될 것 같다. 게다가 그렇게 해서 학교에 가면 늦은 오후에 낮잠을 꼬박꼬박 자야 하니까 여간 비경제적인 것이 아니다.


 오늘은 여섯 시 십 분쯤 자서 아홉 시에 일어났으니 세 시 반 쯤에 누워서 내일은 언제쯤 깰 수 있을지 확인해 봐야겠다. 원서를 쓰기 시작하고부터 생활습관을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보통 사람들이 하는 만큼만 일어나고 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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