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는 워낙 숙제나 조교 업무 등 일이 많아서 잠을 제대로 못 자는 바람에 상태가 엄청 안 좋았다. 그러다보니 금요일에는 심지어 동기가 하는 말을 못 알아들어서 세 번이나 다시 말해달라고 부탁하기까지 했었다. 내가 영어를 잘 못 해서 그런가, 컨디션에 따라 영어가 유난히 잘 되는 날이 있고 전혀 안 되는 날이 있다. 어쨌든 그래서 금요일에는 12시가 되기 전에 잠자리에 들어서 주말 내내 잠을 충분히 자면서, 심지어 낮잠까지 몇 시간씩 자면서 휴식을 취했다. 물론 이번 주에 더 큰 규모(?)의 숙제를 두 개나 더 내야 해서 이번 주도 지난 주와 비슷할 것 같다.


  나와서 산지 석 달이 넘어가면서 가족들하고 살 때는 느끼지 못 했던 소소한 즐거움들을 하나씩 알아가고 있다. 살림에 관해서는 주로 음식이 잘 됐거나 새로운 조리법을 스스로 터득했을 때 그런 즐거움을 느낀다. 3주 전이었나, 수도꼭지 필터를 갈았더니 난데없이 그 동안 수압이 약해서 조금씩밖에 나오지 않던 수돗물이 콸콸콸콸 잘 나오기 시작했다. 난 아무것도 안 하고 필터만 갈았을 뿐인데...? 아무튼 굉장히 놀랍고 행복했다.


  금요일에는 장을 보러 갔다가 Barley라는 곡물을 사왔다. 생긴 것을 보고 현미인 줄 알고 밥할 때 넣어서 먹으려고 샀다(방금 사전을 찾아보니 현미가 아니라 보리라고 한다). 여기 와서는 계속 검은 쌀과 노란색 퀴노아를 넣고 밥을 해서 한 번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밥이 달다. 보리를 안 불린 상태에서 밥을 해서 그런가 약간, 아주 조금 딱딱한 느낌이 있긴 한데 거슬릴 정도는 아니고 기대한 것 이상으로 밥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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