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3주 동안 마트 직원을 제외한 누구와도 이야기하지 않다 보니 영어실력이 엄청나게 퇴화했다. 방학 동안 단어랑 표현을 엄청나게 외워댄 덕에 쓸 수 있는 말은 많아졌지만 막상 말은 나오지 않는다. 이번 학기엔 필수과목인 MBA 코어 과목 중 하나인 operations management 과목을 듣는데, 같이 숙제를 하는 그룹 사람들 앞에서 말이 잘 안 나온다. 어쩌다 내가 무슨 말을 하면 참을성 있게 끝까지 들어주기는 하지만 입을 여는 것 자체가 어려워서 가만히 듣고 있을 때가 많다. 과목 내용 자체가 어려운 것도 아닌데...그래서 오늘 첫 번째 스터디 모임에 가서 좀 자괴감이 들었다. 모듈 수업이라 2월 말까지만 수업이 있는데 다음 숙제 모임부터는 더 많이 말을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사실 영어도 영어이지만, 개강하고 3일이 지난 지금까지 모든 사람에게 낯을 가리고 있다는 것도 큰 문제다. 월요일에는 3주 만에 만난 동기와 과 언니가 너무 낯설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 꼭 입학한지 얼마 안 됐을 때로 되돌아간 것 같다. 그나마 이 사람들과는 지금까지 매일 만나서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말이다. 곧 학부생 과목의 office hour랑 help session도 시작될 텐데 잘 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오랜만에 본 사람들이나 낯선 사람들 앞에서 덜덜 떠느라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버리는 것이 싫어서 마음을 다잡으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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