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니 지난주 금요일부터 있었던 일을 쓰는 거면 일주일 정리가 아닌데. 뭐 그냥 그렇다고 하자.


1. 예방접종(3)


 지난주 금요일에는 학교 건강센터에 가서 TB (Tuberculosis: 폐결핵) test를 받고 왔다. 주 정책인지, 학교 정책인지, 아무튼 잊어버렸는데 외국인 학생들은 반드시 학교에서 이 검사를 받아야 immunization history form을 제출하고 다음 학기에 등록할 수 있다. 원래 데드라인이 9월 28일까지인가 그랬는데, SSN이 늦게 나오면서 보험 가입도 늦게 하고, TB test 예약도 늦게 하다보니까 그렇게 됐다.


 검사를 받으러 가서야 안 건데, 모든 예방접종이 보험으로 실비처리 돼서 돈을 따로 낼 필요가 없다고 한다ㅜㅜㅜ한국에서 예방접종 받는 데에만 거의 3, 40만원 정도 써서 아까웠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필수접종인 MMR과 Tdap만 맞고 오는 건데...일년에 보험료로 508달러를 내는데 앞으로는 정말 알차게 활용할 거다. 내 immunization form을 보신 직원 선생님이 가다실 3차 접종과 수막구균 접종을 추가로 맞을 것을 권해주셔서 11월에 다소 한가해지면 갈 거다. 한국에서 수막구균 접종을 맞긴 했지만 수막구균 접종도 종류가 여러 가지라고, 다음에 올 때는 MenB를 맞으라고 하셨다.



2. 지루성두피염


 미국에 오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부터 줄곧 머리의 특정 부위에서 머리를 감은 지 한두 시간 정도밖에 안 됐을 때부터 기름이 지고 가려웠다. 내 피부는 엄청난 건성인데도 말이다. 그래서 참다 못해서 학교 커뮤니티에 질문글을 올렸는데 다수의 유저들이 지루성두피염이라고, 병원에 가거나 약용 샴푸와 순한 샴푸를 함께 사용하고, 약을 바르거나 생활을 조절하는 등의 해결책을 제시해줬다. 진작 알았으면 하루에 머리 두 번씩 감으면서 혼자 있을 때마다 머리에서 냄새가 나나 확인하는 일은 하지 않았을 텐데ㅎ;


 아무튼 그래서 금요일에 아마존에서 헤드앤숄더 selenium sulfide dandruff and seborrheic dermatitis 샴푸를 주문했다. 사실 오늘 학교에 온 것도 순전히 학교 아마존 픽업센터에 배달되어 온 샴푸를 찾기 위한 거였다. 생각해 보면 한국에 있을 때부터 가끔씩 머리카락을 들춰낼 때마다 뻐근하게 아플 때가 있었는데 왜 한 번도 해결할 생각을 안 하고 단지 내 머리가 지저분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머리를 매일 또는 이틀에 한 번은 반드시 감으면서. 빨리 저녁이 돼서 집에 가서 머리 감고 싶다.



3. 영어시험


 지난 번 포스팅에 썼던 대로 조교 영어시험을 봤다. 월요일에 본 거였다. 내 참담한 영어 스피킹 실력을 매일같이 지켜보고 있는 내 동기는 거의 몇 주 전부터 생각날 때마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영어시험 practice test를 반복해서 보고 sample response도 여러 번 들으라고 조언했었다. 평소에는 착하기만 한 이 친구가 이 부분에 있어서는 거의 강요하는 것 같다고 느꼈을 정도였으니 뭐. 아무튼 시험을 보는 내내 이 친구 말을 안 들었으면 정말 큰일날 뻔했다고 생각했다. practice test를 여러 번 공부한다고 스피킹 실력이 엄청나게 향상되는 것은 아니지만, 내 고질적인 문제점인 자신감 부족을 극복해내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영어시험을 그럭저럭 잘 치르고 나서 몇 시간 뒤에 있었던 help session도, 수요일에 있었던 office hour에도, 그리고 금요일에 conversation group에 가서도 평소보다도 훨씬 유창하게 잘 해냈고, 심지어 동기랑 대화를 할 때도 이전보다도 더 많은 이야기들을 더 편안하게 했던 것 같다. 물론 이래놓고 시험 성적이 엉망이면 또 움츠러들겠지만...


 이렇게 써놓고 보니 영어 실력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생각보다 더 많은 것 같다. 내가 말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는 날에는 전쟁을 치르듯이 최선을 다하고, 그렇지 않은 날에는 좀 풀어진 상태에서 내 말하기 실력을 되짚어보는 것이 좋겠다. 난 원래 내가 한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마음에 담고 두고두고 후회하거나 곱씹는 버릇이 있으니까. 지지난주였나, 평일에 연구실에 혼자 있으면서 이런 식이라면 하루에 영어를 한 마디도 안 하고 사는 날도 있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주변에 한국인 친구들도 많고, 수업이 없고 조교 업무도 없는 날에는 굳이 영어로 말할 일이 없을 수도 있는 거다. 이런 날에는 라디오를 듣거나 영어공부를 따로 해서 평소에 영어로 이야기하면서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4. 몰스킨


 샴푸 사면서 몰스킨 2017년 위클리 다이어리를 샀다. 여기는 고대다이어리같은 게 없기도 하고 원래 써보고 싶기도 해서 핑계김에 산 거다. 실물을 보고 나니 음...아마존이 아니라 서점에서 실물을 봤다면 안 샀을 것 같다. 일단 너무 작고 얇다. 그래도 위클리 섹션이 다이어리 크기에 비해 널찍하기도 하고 뒤에 불필요한 메모 부분이 (난 읽은 책 목록 작성하는 것 외에는 다이어리의 메모 부분을 잘 안 쓴다) 적은 것은 마음에 든다.




 쓸 만큼 썼으니 이제 정말 공부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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