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피곤하다.


  오늘도 4시 45분에 깨서 공부 좀 하고 씻고 밥 먹고 도시락 싸고 세탁기 돌리고 그러고 왔다. 색깔 빨래는 거품이 전혀 헹궈지지 않은 채 나와서 한 번 더 돌리고 빨랫대에 널어놓고 왔다. 바지가 하나 남아있었기에 망정이지 다 빨아버렸으면 진짜 입고 나올 것도 없을 뻔했다.


  지난 주 내내 아무런 통보 없이 수업에 오지 않으시고 미리 녹화된 강의만 틀어주셨던 교수님께서는 숙제를 제대로 걷어가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는 사과하셨다고 한다. 지난주에 "Y Chen 교수님의 기행"이라는 제목의 글을 블로그에 쓰려고 했었는데 지난 주에 굉장히 바쁘고 피곤해서 그럴 시간이 없었다. 근데 이렇게 수업이 이상하게 진행되는 것이 반복되다 보니 어느덧 이 수업의 존재를 잊게 돼서 지난 주 내내 수업 복습도 제대로 하지 않고 공책에 필기도 안 옮겨적고 결정적으로 내일까지 제출해야 하는 숙제를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다. 하.....주말 내내 연구실에 있었는데 왜 선대 숙제를 잊어버리고 있었을까.




  어제는 학교에 오기 전에 일기예보를 보는데 강수 확률이 30퍼센트라고 했다. 하늘이 다소 흐리긴 하지만 30퍼센트는 적은 확률 아닌가? 하고 우산은 놓고 가벼운 천 신발을 신고 길을 나섰는데 보건소 건물 앞을 지나는 순간부터 비가 조금씩 흩뿌리더니 갑자기 쏟아지기 시작했다. 더 이상의 모험은 포기하고 Scheman Hall 문 앞에 바짝 붙어서(문이 잠겨있었다) 비를 피하는데, 억수로 쏟아졌다 조금 나아졌다 하는 것이 반복되었다. 상황이 조금 나아진 것 같아서 다시 걷기 시작하는데 또 다시 쏟아지기 시작해서 이번에는 Hovde Hall로 피했다. Hovde Hall은 거대한 계단 밑에 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이전에도 우산을 쓰고 가다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거기로 들어갔었다. 그런데 들어가 보니 나처럼 비를 피하러 들어온 사람이 또 있어서(이 사람은 상황이 길게 갈 것이라고 봤는지 아예 자리 깔고 바닥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었다) 편하게 있지도 못 하고 바깥만 봤다. 다행히도 얼마 지나지 않아 비구름이 동쪽으로 몰려가고 파란 하늘이 드러나기 시작해서(정말 파랬다. 얼마나 어이없고 억울했던지) 얼른 연구실로 왔다. 아 어제 비를 맞아서 감기기운도 있고 지친 거구나.


  아무튼 이제 수업 하나를 더 듣고 숙제를 하고 공부를 하고 일을 해야 된다. 한국 가기 전까지 이제 2주 좀 더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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