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전에 썼던 글을 보니까 한국 시간으로 2일 오후에 난방을 처음 켰다고 되어있으니 여기 시간으로는 1일 새벽에 틀었던 모양이다. 목요일에 전기요금 고지서가 나왔는데 지난 달보다 5달러가 더 나와서 좀 충격받았다. 5월에 이사온 이래로 계속 전기 사용량이 줄고 있어서 지난 달에 최저치를 찍긴 했지만 다른 건 다 비슷한 상황에서 난방만 딱 여섯 시간 했을 뿐인데 5달러나 늘었다니...난방레버에 눈금이 안 그려져 있어서 온도를 좀 높게 올렸던 것 같기도 하지만 좀 심란하다. 라디에이터 난방의 매운 맛을 제대로 봤다. 당장 오늘 밤에도 바깥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한겨울에는 수도 동파 방지 때문에라도 하루 종일 난방을 해야 할 텐데 그럼 대체 전기요금이 얼마나 나올까? 그게 밤에 따뜻하게 잔 대가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긴 하다.



  지난 달에 외출했다가 들어와서 겉옷을 걸어둘 곳이 없어서 이케아 mulig 행거를 샀었는데 올해의 잘한 소비 중 하나에 꼽힐 만하다(순위를 매겨본 적은 없지만 당장 생각나는 잘한 소비로는 스팀다리미, 이삿짐 운반 서비스 정도가 있다). 처음 받아서 조립을 했을 때는 엄청 커서 놀랐었다. 높이가 키가 160cm인 내 눈높이인 데다, 받침대 넓이도 꽤 넓어서 처음 계획했던 대로 현관 벽장 옆에 둘 수가 없어서 괜히 샀다고 좀 후회했는데, 에어컨 밑에 처박혀 있던 빈백을 꺼내고 창문 바로 앞에 두니까 버티칼을 열 때 좀 궁색하긴 해도 훨씬 보기 좋고, 옷을 보관하기도 쉬워서 좋다. 더 좋은 건 씻고 나서 수건을 옷걸이에 걸어 행거에다 말릴 수 있으니 빨래건조대를 계속 펴 놓고 있지 않아도 돼서 집이 한결 넓어 보인다. 진짜 잘 산듯...



  오늘은 동기랑 얘기를 하다가 사실 아직도 박사과정에서 쫓겨날 수도 있다는 공포심을 갖고 있다는 말을 하다가 위로를 받았다. 거기까지는 좋은데 지나고 생각해 보니 너무 창피하다. 물론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사실인데, 나도 내가 항상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들까지 과장해서 걱정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할 말 못 할 말 못 가리고 다 한 것 같다. 항상 동기한테는 이건 절대 말하지 말아야지 했던 것까지 결국에는 다 말해버리는 것 같아서 걱정이다. 이 친구가 뭐든 잘 들어주고 적당한 충고를 해주는 것도 사실인데, 굳이 부모님한테도 말하지 않는 부정적인 생각을 전해서 부담을 주고 싶지가 않다. 다음부터는 말하기 전에 생각을 좀 더 하고 입조심해야겠다. 즐거운 얘기를 좀 더 많이 할 거다.

'대학원 > 박사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휴의 중간 - 3시간의 전사  (0) 2018.11.24
이번 주는  (0) 2018.11.16
20181001 치과+발코니  (0) 2018.10.02
20180825 토요일  (0) 2018.08.26
화요일  (0) 2018.08.22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