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서 처음으로 본 영화다. 본지 꽤 되긴 했는데....올해부터는 읽은 책이나 본 영화들을 블로그에 전부 정리하기로 마음 먹어서 기억을 되짚어 가면서 쓰기로 했다.
 동생이랑 보러 갔었는데 정보를 전혀 안 듣고 가서 영화를 보면서 생각보다 잔인해서 많이 놀랐다. 

 하정우와 김윤석 둘 다 선 굵은 연기로 유명하다지만, 난 하정우를 '프라하의 봄', '잘 알지도 못하면서'에서만 봐서 조금 어색했다. 그렇지만 둘 다 연기를 워낙 잘해서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하정우는 하정우대로, 김윤석은 김윤석대로 등장인물 자체로 느껴졌다. 이 둘만큼이나 눈이 갔던 배우가 있었는데, 바로 조성하다. 드라마 '황진이'에서 황진이의 생모를 뒤에서 지켜주고 바라봐주는 악공으로 출연했을 때 처음 알았고, 그 이후로도 온화한 역할로 연기하는 것만 봐 와서('성균관스캔들'에서는 정조로 출연했다는데, 드문드문 봐서 잘 눈치채지 못했다., 자신의 내연녀와 불륜을 저지른 동업자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청부살인을 감행하는 냉혈한의 모습은 하정우와 김윤석을 보는 것만큼이나 충격적이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어이없게, 자신의 의지와는 반대로만 내몰리는 김구남(하정우)가 안타까웠다. 인간답게 살아보려고, 자기 아내를 찾으려고 한국에 밀항까지 하게 되었지만, 살인 누명까지 쓰고 도망다니면서 복수심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더 강해지고, 잔인해지는 것이 정말....(영화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김구남은 점차 총에 맞아도 죽지 않고, 차가 뒤집히는 사고를 당하고도 다치지 않게 된다.)감독이 김구남이라는 캐릭터에 애정을 갖긴 했는지 궁금했을 정도였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엇을 텐데ㅠ

 새해 초부터 너무 무겁고 잔인한 영화를 봐서 영화가 끝나고 나서 동생이나 나나 마음이 참 착잡했다. 그래도 이 정도로 탄탄한 내용의 영화를 본 것은 정말 오랜만이어서, 딱히 후회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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