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백히 말하면 지난 주 수요일 밤 9시 반에 시험이 끝났으니 방학한지 거의 일 주일 가까이 되었다. 그렇지만 도서관 대출실 운영이 단축되고 오늘 조교근무를 안해서 오늘부터 방학인 것 같다.


 원래 계획은 7시에 일어나서 9시에 출근해서 피아노 좀 치다가 공부하는 거였는데, 10시에 일어나서 아침 몇 시간이 날아가버렸다ㅡㅡ아무튼 출근해서 과제 채점 끝내고 전공책을 봤다. 딴짓을 좀 많이 하긴 했지만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하고 흥미가 있는 과목이라서 재밌게 봤다. 이번이 처음 보는 거라서 개념 정도 익히고, 공책 정리하고, 연습문제 좀 끄적거리다보니 시간이 훌쩍 갔다.


 밤에 집에 오려고 버스를 탈 때 그렇게 보고 싶었고, 때려주고 싶었던 뒷모습이랑 너무 똑같이 생긴 뒷모습을 봤다. 다른 데서 본 거였다면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지만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었으니 그럴 리는 없을 거다. 항상 그렇듯 앞좌석에 앉았는데, 혹시라도 뒤를 돌아보게 될까봐 책 읽다가 덮고 자버렸다. 그리고는 제 때 못 내리고 강을 건너버렸다. 이번 달에만 벌써 두 번째다.


 음 그리고 또 뭘했지?? 집에 와서는 나와 취미가 같은 사람과 대화를 나눴다. 취미가 같다고는 하지만 난 그 친구만큼 피아노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연주 동영상을 보고 자기도 좋아하는 거라고 해줘서 기뻤다. 그리고 조금 잉여하다가.......학부 선배이자 대학원 동기인 다른 연구실 선배님이 전화로 공부 얼마나 열심히 하고 있는지 검사하셨다. 학부 때는 나만큼 공부하는 사람이 없었는데, 대학원에 입학한 이후로 이 선배님 공부하시는 것을 보면서 자꾸 위축된다. 그래서 공부에 관한 고민을 있는대로 다 말할 정도로 친하면서도 이야기를 하다보면 불안하다. 얼마 전에도 이 선배님이랑 얘기하고 나서 "공부에 관한 의욕이 샘솟고 마음이 편해졌다"고 글을 쓴 적이 있는데, 공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몇 안돼서 그것 때문에 마음이 편해지기도 하지만, 또 내가 너무 공부를 덜하고 있는 것 같다는 중압감도 따라온다.


 처음에 대학원생활에 쓰려고 했던 일기인데, 써놓고 보니 시시콜콜한 마음 얘기를 더 많이 쓴 것 같아 주저리주저리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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