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조나단 사프란 포어)'를 다 읽고 너무 좋아서 또 책을 잔뜩 사버렸다. 실은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민음사 할인쿠폰 행사를 하고 있어서 이 때다 싶어서 사려고 했던 건데 지난 12월에 알라딘에서 책을 잔뜩 사서 마일리지가 잔뜩 쌓여있어서 할인쿠폰+마일리지를 합쳐서 만 원 가까이 싸게 샀다.


 물론 책값이 5만원에서 4만원이 되었다고 엄청나게 싸진 건 아니지만 어차피 설에 받았던 세뱃돈으로 책을 사려고 했으니 잘 산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산 책은 전부 해서 다섯 권이다.



 그리스인 조르바(니코스 카잔차키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안토니오 스카르메타)

 느낌의 공동체(신형철)

 생각의 탄생(로버트 루트번스타인 외)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조나단 사프란 포어)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은 몇 년 전에 신문에서 조나단 사프란 포어와 그의 아내인 니콜 크라우스를 언급하면서 소개한 것을 보고 꼭 읽어보려고 벼르던 책이었는데 이상하게도 나와는 인연이 별로 없는지 도서관에서 몇 번이나 빌렸는데도 많이 읽어보지도 못하고 반납해야만 했었다. 그렇지만 이번 방학 때 책을 많이 읽지는 못해도 끝까지 다 읽어보자는 다짐을 했기에 다 읽을 수 있었다.


 제 2차 세계대전과 9.11 테러라는 극적인 장치와 매 순간 마지막인 것처럼 사랑하자(스포가 아니다. 책 뒷표지에 큰 글씨로 쓰여있으니 이 정도는 언급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는 다소 '흔한' 소재를 차치하고도 굉장히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지금 읽고 있는 부분의 화자가 누구인지 파악하는 것도 몇 문단 이상 읽어야 가능했고, 사진이나 글자 배치 등 활자 이외의 시각적 장치가 무척 빈번하게 등장한다. 또한 보통의 미국인들은 느끼지 못할 법한, 이민 1세대의 전쟁에 관한 경험과 그에 따른 한이, 내가 전쟁이나 이민을 겪어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피부에 와닿는 느낌이었다. 이 부분에서는 니콜 크라우스의 '사랑의 역사'를 읽었을 때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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