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예술가의 초상

저자
제임스 조이스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1-03-0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예술가는 어떻게 태어나는가 = 우리는 어떻게 성장하는가 [젊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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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저자
메리 앤 섀퍼, 애니 배로스 지음
출판사
이덴슬리벨 | 2010-02-22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인기 작가이자 칼럼니스트 줄리엣에게 어느 날, 건지 섬에서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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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막하다.


 사흘 동안 제임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이랑 메리 앤 셰퍼&애니 배로스의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을 읽었다. 공부를 했어야 했는데 중간에 동생 대학원 시험 때문에 하루를 버리고 학교도 제대로 안 나가고 일 주일 동안 거의 퍼져있었다.


 '젊은 예술가의 초상'은 조이스의 자전적 교양소설(이라고 책 뒤에 써있었다)인데, 헤르만 헤세의 '유리알 유희'에 나오는 실패와 고뇌라고는 모르는 사기캐 주인공과는 달리 끊임없이 고민하고, 좌절하고, 자기 자신에게 지는 과정을 거쳐 결국 자기유배를 선택한다는 점에서 좋았다. '유리알 유희'를 중간 좀 넘게 읽다 그만둔 것이 주인공의 속내가 거의 드러나지 않으면서 성공만 하는 것에 위화감을 느꼈기 때문이었는데, '젊은 예술가의 초상'에서는 주인공인 스티븐이 자신의 과오에 한없이 괴로워하고 고민하는 과정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서 '그래도 나와 같은 사람이군!' 하고 안심할 수 있었다.


 소설을 읽은 다음에는 되도록 소설을 읽지 않으려고 했는데, '빨간 책방'에서 소개된 것을 보고 너무 재밌어 보여서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도 읽었다. 마침 읽고 있는 책이 세 권 있어서 어머니께 먼저 읽으시라고 드렸는데, 다 읽고 나서 "실제로 있었으면 하는 일"이었다고 하셔서 어떤 내용인지 무척 궁금했다. 굉장히 재미있었다.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전체가 등장인물들끼리 주고받는 편지로 이루어진 서간 소설이다. 초반부에는 외국 여자들끼리 남자 얘기할 때 쓰는 특유의 말투가 싫어서 그만 읽으려고 했는데, 제 2차 세계대전 당시에 건지 섬의 사람들이 겪었던 전쟁과 책 모임에 관한 이야기에 마음이 빼앗겨서 거의 세 시간 만에 다 읽어버렸다. 줄리엣의 연애 이야기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지만 그게 이 책의 처음과 끝을 이룬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읽었다.


 제목은 '개강'이라고 해놓고 책 얘기만 잔뜩 썼다. 방학이 이제 정말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긴긴 두 달 반의 방학 동안 내가 얻은 것은 약간의 연구거리, 다섯 편의 영화, 열 다섯 권의 책, 영어 말하기 실력, 두 명 정도의 과 친구와의 어색하지 않은 관계다. 잃은 것은 제대로 된 수면 패턴, 체중 2kg, 시간, 60만원이다. 이 정도면 그래도 방학을 허투루 보낸 건 아닐 거라고 애써 생각해본다. 남은 하루는 후회없이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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