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개강했다. 개강 첫날부터 늦잠을 자서 두 시부터 시작하는 수업에 지각을 하고 말았다. 난 정말 멋진 녀석이다. 내일 수업도 두 시에 시작하는데 슬슬 기대가 된다.


 오늘 수업은 평소에 관심있던 분야에 관한 세미나 수업인데, 첫 시간이라서 소개만 했는데도 벌써부터 겁이 난다. 교수님께서 워낙 수업을 알차게 하시고, 학생들도 그 만큼의 성과를 내기를 바라시고, 또 나한테 기대하시는 바가 큰 만큼 두 학기에 걸쳐 내게 꾸준히 실망하고 계시기도 해서 이번 학기는 정말 잘하고 싶다. 우리 교수님 다음으로 나에게 관심 가져주시는 분이라서 1년 동안 얼마나 많이 발전해왔는지 보여드리고 싶다.


 정유정의 '7년의 밤'을 읽기 시작해서 지금 150쪽까지 읽었다. 통학할 때 말고는 책을 읽을 시간이 없어서 많이는 못 읽는데 워낙에 잘 읽혀서 슥슥 읽었다. 그렇지만 읽는 사람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는 책이다. 갑갑하기만 한 서원이의 상황에 숨이 탁 막히고, 사이코라는 말도 모자란 영제의 행동에 한 대 맞은 것 같고, 미래를 알고 있는 상황에서 보는 서원이 엄마의 꿈 때문에 안타깝다. 영화 '황해'를 볼 때도 이런 기분이었던 것 같다. 동생이 기분이 좀 안 좋은 것 같아서 기분 전환을 시켜주려고 같이 보러 간 영화가 하필 '황해'였는데 영화가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이렇게 기분나쁘게 봤던 영화가 없었다(영화의 질을 논하는 것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독서는 즐거우려고 하는 건데, 이대로 끝낼지 아니면 사건의 전모가 좋은 쪽으로 밝혀지는 것을 기대하면서 계속 읽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체중이 또 줄었다. 며칠 동안 '심즈 2'를 하면서 딴 짓할 줄 모르고 자기 몸 상태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심즈들의 모습에 감동한 나머지 하루 종일 5층 계단을 계속해서 걸어다닌 덕분인가보다. 체중은 그만 줄어도 좋으니까 밥 잘 먹고 운동 열심히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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