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뭔가 하나씩 다 늦어서 한 시 반부터 시작하는 수업에 지각했다. 늦게 일어나긴 했지만 12시 반에 출발했으니 늦을 건 아니었는데, 마을버스가 조금 늦게 오고, 지하철이 조금 늦게 오고, 또 버스가 늦게 출발하고 하다보니 조금씩 밀려서 10분을 지각했다. 앞으론 좀 일찍 일어나서 학교에 가고 싶다.


 여전히 '왑샷 가문 연대기'를 읽고 있다. 내가 이 책을 왜 처음에 읽고 싶어했는지 궁금하다. 내가 미국 역사에 별 관심이 없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건조한 문체를 싫어해서 그런 건지 여전히 재미도 없고 지루하다. 한 가족의 연대기를 다룬 '백년 동안의 고독'이나 '영혼의 집' 같은 책들은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 책은 읽고 있으면서도 내가 왜 이 책을 여태 안 포기하고 있는 건지 회의가 생긴다.


 좀 전에 내가 한 짓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을 했다. 알고 지낸지는 오래 되었지만 한 번도 실제로 본 적도 없고 볼 마음도 없었던 다른 과 동기한테 내일 커피 마시자고 먼저 제안을 했다. 어제 어머니께 하루하루가 너무 똑같은 게 지겹다고 했었는데 정말 이상한 방향으로 일상을 틀어버린 것 같다. 뭐 내일 가서 커피 잘 마시고 와서 공부 열심히 하면 그걸로 된 거지만.


 오늘은 세미나 수업 때 너무 지겨워서 논문에 낙서를 했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낙서하는 걸 너무 좋아해서 연습장의 반이 낙서였고, 부모님이 수시로 낙서하고 있는지 검사하셨는데 언제부턴가 낙서를 하지 않게 되었다. 낙서라도 해서 내 일상이 조금이라도 바뀌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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