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히 발표를 끝냈다.


 발표 전에 교수님이 화요일에 본 시험지를 나눠주셨는데 100점 만점이 아니라 10점 만점인줄 알았다. 시험 전에 다른 선배님께 듣긴 했지만 정말 하......학부 때도 이런 성적은 한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데. 조금 충격받았다. 그래도 발표 때는 지적을 많이 받지 않아서 다행인 건가 싶었다. 남은 발표랑 시험이랑 텀프로젝트 열심히 해서 채워넣어야지.


 수업 같이 듣는 분이 오늘 애기가 백일이라고 하면서 음료수를 주셔서 조금 놀랐다. 나랑 비슷한 나이이신줄 알았는데 벌써 아이가 있다는 것도 놀랐고 애기 백일 맞은 기쁨을 같은 수업 듣는 사람들과 같이 나누려고 음료수를 가져오신 것이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고마웠다. 얼마 전부터 지나가다 보면 인사하는 사이가 되어서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오늘 수업 끝나고 바로 나오지 말고 애기 얘기라도 좀 하다 올 걸 그랬다. 수업 끝나고 연구실에 돌아와서 연구실 선배님께 애기 백일 얘기를 했더니 "부럽다......."고 하셨다. 나도 부럽다. 학교도 다니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서 키우는 것이 당장 겪는 사람에게는 무척 힘든 일이겠지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들을 한꺼번에 조금씩 완성해간다는 점에서 굉장히 멋져보였다.


 저녁은 친한 후배랑 한글날에 같이 커피마셨던 동기랑 같이 먹었다. 이 동기친구는 정말 자기주관이 뚜렷하다. 너무 뚜렷한 나머지 다른 사람의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들까지 모두 자기 기준에서 판단하고 평가를 내린다. 내년 12월에 원서 내고 6월까지 인턴 같은 걸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하니까 자기 과 얘기를 주저리주저리 하더니 내 계획에 대해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했다. 그 얘기를 듣자마자 '니가 뭔데 내 인생계획을 평가하냐.............'하는 생각이 번개처럼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물론 나쁜 사람도 아니고 악의로 그런 말을 했을 거라는 생각은 안한다. 오히려 세상 경험이 부족해서 순수한 편인 것 같기도 하다. 그렇지만 마음 편하게 이 사람과 친하게 지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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