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신설동역에서 버스를 지나쳐서 가는데 몇 주 전부터 횡단보도 앞에 서 있는 트럭에서 버터옥수수를 판다. 버터도 좋아하고 옥수수도 좋아하는데 버터옥수수라니!!!!! 하는 생각에 며칠 전부터 저걸 사먹을까 말까 고민했다. 기호도 없고 식탐도 없는 내가 먹을 것 때문에 흔들리는 것이 처음이긴 하지만, 최근에 "달고 짜고 기름진" 음식은 되도록 먹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기에 안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다 오늘 드디어 먹었는데 기대가 너무 컸는지 조금 실망스러웠다. 우선 버터 맛이 거의 안 났다. 애초에 버터맛이 많이 나는 것을 기대한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지만, 냄새에 비해 버터맛이 적고 간도 다소 싱거웠다. 게다가 옥수수 알갱이 하나하나가 굉장히 질기고 당당했다. 버터옥수수에 대한 궁금증도 해소되었고 두 번 먹을 맛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이 정도면 충분히 값을 치른 것 같다.


 며칠 전에 맥이 풀려서 늘어져 있다가 문득, 이번 학기에 졸업하지 못하면 내 지난 6년 반이 우스워질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학부 때부터 한 번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공부만 했는데 석사를 2년 넘게 다닌다면 지나간 내 20대 초중반의 시간이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기를 쓰고 이번에 졸업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며칠이 지난 오늘까지 큰 소득은 없었다. 그래도 매일매일 달라지는 부분이 있기는 하니 조금만 더 노력하면 뭐라도 되겠지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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