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만 하지 않으면 도서관에서 항상 읽고 싶은 책을 읽을 수 있으니까 책을 사는 건 일 년에 세 번 정도밖에 안된다. 1학기 시작할 때, 2학기 시작할 때, 그리고 괜히 읽고 싶어서 살 때..

 오늘은 그런 날이다. 사실 며칠 전에 그랬는데 서점사이트에 오류가 생겨서 사지 못하고 오늘에야 샀다. 참 시험에 과제에 세미나에 제일 바쁠 때 사기도 했다. 한창 시달려서 피폐해진 내 정신을 달래는 거라고 합리화해본다. 지갑을 잃어버려서 이것저것 재발급받느라 돈을 힘껏 아껴써야 하는 때이긴 하지만 8월에 돈을 많이 아꼈고, 또 조금 있으면 연구실에서도 용돈이 나오니까(또르르). 입학한지 한 달이 다 되어가도록 학교에서는 왜 조교 장학금을 다 안 주는 건지 모르겠다.

 아무튼 생각보다 싸게 읽고 싶었던 책을 살 수 있게 되어서 기쁘다. 이거 빨리 읽으려면 시험 잘 보고 과제 빨리 하고 세미나 준비 빨리 하고 이전에 빌려뒀던 책들 다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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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기분 좋게 자고 일어났는데 아침 9시 반이었다.

 수업이 10시 반에 있고, 우리 집에서 학교까지는 한 시간이 걸리니까 이미 지각한 거나 다름없었다. 그래도 그렇게 심하게 늦지는 않은 거니까 일찍 챙겨서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때마침 보일러가 꺼져 있어서 찬 물이 쏟아지는 바람에 평소처럼 멍하게 물을 맞고 있지 못하고 빠른 속도로 챙겨서 9시 50분에 집에서 나올 수 있었다. 어제 잘 때 전화기를 충전하는 것을 잊어버려서 꺼진 걸 그대로 들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지하철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마을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정류장에 도착하기 직전에 내가 타야 할 버스가 쉭하고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역시 안될 날은 뭘 해도 안되는구나, 싶었지만 어쩔 수 없으니 정류장에 앉아서 기다렸다. 그래도 한 5분쯤 기다리니까 버스가 왔다.

 건대역에 도착하니 전광판에 외선순환 열차가 구의역에서 출발했다는 것이 나와 있었다. 그 다음 열차는 잠실나루역에 도착해 있었다. 이번에 올 열차를 놓치면 그야말로 끝이라는 생각에 최근 들어 가장 빠른 속도로 계단을 뛰어 올라가서 결국 탔다.

 성수역에서 지선열차로 갈아탈까 했는데 제일 먼저 올 열차가 신답역에 있다는 것이 나왔다. 그걸 기다리고 있느니, 차라리 신당역에서 좀 더 걷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리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신당역에 도착해서 걷다보니 열차가 청구역에서 출발했다는 것이 나왔다. 6호선은 배차간격이 굉장히 기니까 이번에도 이걸 놓치면 정말로 지각이었다. 그래서 또 부리나케 뛰어서 열차가 닫히기 전에 간신히 탔다.

 안암역에 도착하니까 뛰는 사람들이 좀 보였다. 그래도 아주 늦은 건 아니구나, 안도하면서 개찰구 앞에 있는 시계를 봤는데 세상에!!!!! 10시 반이었다. 빨라도 40분쯤 됐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수업에 들어가보니 나말고도 늦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부터 땀을 너무 흘려서 하루가 고달플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하나 성공했으니 기쁘다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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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기가 너무 심해서 어제 약을 샀다. 그런데 약을 세 번 밖에 안 먹었는데도 벌써 감기가 거의 나은 것 같다. 내성이 생기지 않으려면 끝까지 먹어야 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먹고 있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안 좋은 건 감기약을 먹고 나니까 하루 종일 구름 위를 둥둥 떠다니는 것 같다는 거다. 그래서 아까는 오후 시험 전에 공부하다가 자버렸다. 할 것이 굉장히 많았는데도...시험 때 안 존 건 그나마 다행이다.

 갑자기 든 생각은 아닌데, 대학원이 꼭 공부에 목마른 사람만 오는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길게 쓰기도 뭐한 거라서 별로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그리고 나도 대학원에 와서 대충 시간만 때우고 위기만 넘기기에 급급하지는 않는지 걱정된다. 배우는 거 하나하나에 기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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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숙제 끝내고 나서, 또는 공부하다가 딴짓하면서 에이지오브엠파이어3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 설치했을 때 캠페인 모드로 들어갔다가 처음부터 적들이 공격하는 걸 보고 놀라서, 그 이후로는 컴퓨터 대전모드로 들어가서 하고 있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하루에 한 게임만 하는 걸로 하기로 했다.

쉬는 시간에 책을 읽거나 아예 푹 쉬어버리면 좋을 텐데....나도 내 자신이 좀 한심하긴 하다.

2는 어렸을 때 했지만 3은 이번에 처음 해봤는데 상당히 바뀐 점이 많아서 조금 놀랐다.

3d라는 것에 놀랐고, 자원 수가 줄었다는 것에 놀랐고, 또 생각보다 전투 장면이 실감난다는 것에 놀랐다.

처음 적 기지로 쳐들어갔을 때는 분명 내가 우세한 상황인데도 건물에 불을 지르고 대포를 쏘는 게 너무 현실적이어서 스트레스가 극심했다.

또 어렸을 때는 깨닫지 못했는데, 군사시설을 제외하고는 주민들을 위한 시설이 전무하다는 것을 알고 조금 실망스러웠다.

물론 주민들이 자원을 채취하지는 않고 이리저리 놀러다니기만 한다면 자원을 모으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리기는 하겠지만, 주민들이 전쟁물자 획득을 위해서 착취당하고 있는 것이 썩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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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에 지갑을 잃어버렸다.

 이번 학기부터 행정조교로 근무하게 되었는데, 월요일에 학사지원부에서 조교 대학원생들에게 추석선물을 준다고 해서 근무하는 날도 아닌데 선물에 눈이 멀어서 받으러 갔다 왔다. 그러고는 정문 앞 편의점에 들러서 교통카드를 충전한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 이후의 기억이 없다. 보통 뭔가를 잃어버렸을 때, 잃어버린 것 같은 시점으로 되짚어 보면 어디서 잃어버린 건지 금방 찾는데, 이번에는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다행히도 교통카드 겸용 체크카드는(유일하게 돈이 들어있는) 따로 보관하고 있어서 학교 다니는 데 불편함은 전혀 없는데, 출입허가가 나 있는 대학원 학생증과 주민등록증, 그리고 약간의 돈(정말로 약간이라서 다행이다), 그리고 수많은 쿠폰들(사실은 이게 더 속쓰리다)이 한 순간에 사라져버려서 기분이 안 좋다. 지갑도 고등학교 때 이모가 사주신 이후로 근 7년을 써오던 거였는데....

 분실신고할 것들은 다 했는데 지갑이 돌아올지 안 돌아올지는 모르겠다. 이미 이공계, 인문계 원스탑에는 다 들러봤고, 그 날 지갑을 잃어버렸을 법한 동선에 있는 곳들은 여러 번 뒤져보았는데도(심지어 버스회사와 편의점에도 들러봤다) 어디서도 지갑을 찾을 길이 없다.

찾을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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