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까지 제안서도 쓰고 발표자료도 만들어가야 하는데 드롭박스에 올린 파일이 아직 업로드가 다 안 되서 7월 26일부터 오늘까지 읽은(이번 주는 아직 책을 한 줄도 못 봤지만) 책들에 대해 써볼까 한다. 초록색으로 표시한 책들은 '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듣고 읽은 책들이고, 빨간색으로 표시한 책들은 블로그에서 이전에 소개한 책들이다.


1. 타고난 거짓말쟁이들: 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소개된 책들 중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와 함께 가장 좋아하는 책이다. '사랑을 위한 과학'같이 뇌과학에 관련된 책들을 읽고 나서 읽으면 더 재미있을 듯!


2. 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 만화경, 아나몰포시스와 같은 여러 가지 놀이들을 가지고 거기에 담긴 상상력과, 그러한 놀이들을 모티프로 한 예술작품을 소개한 책이다. 진중권 씨가 쓴 책은 대부분 좋아하는데 특히 재기발랄한 느낌이 좋았다.


3. 차별받은 식탁: 굉장히 얇다. 각 나라의 하층민들이 먹는 음식을 얘기한 책인데 음식이 주가 되는 것 같다가 그걸 먹고 사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주가 되기도 해서 인상깊었다.


4. 1F/B1: 수록작품 중 '1F/B1'랑 '크랴샤'가 가장 좋았다. '바질'은 괴기소설 같으면서도 이 소설집 전체에서 가장 슬펐다.


5. 미스터 모노레일: 상상력이 너무 지나쳐서 언제부턴가 산을 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우울하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건 좋았다.


6.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예전에도 썼던 것 같은데...사고 두 번째로 읽었는데 역시 멋지다.


7. 피오리몬드 공주의 목걸이: 어렸을 때 읽었던 동화책인데 청소하다가 발견해서 다시 읽었다. 동화답게 앞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전개이지만 어린이책 답지 않게 분위기가 조금 어둡다.


8. 거울나라의 앨리스: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온 신기한 동물들이나 인물들은 다 '거울나라의 앨리스'에서 가져온 건가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보다 등장인물도 더 많고 화려하지만 줄거리가 뭐였지? 하고 생각하면 기억이 안 나서 더 이상한 책이었다.


9. 촘스키처럼 생각하는 법


10. 악기들의 도서관: 이 소설집도 엄청난 상상력의 산물이긴 하지만 '미스터 모노레일'처럼 난해하고 골때리지는 않는다. 제목처럼 음악에 관한 소설이 많은데, 특히 '자동피아노', '매뉴얼 제너레이션', '악기들의 도서관', '엇박자 D'가 좋았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참 좋았다.


11. 젊은 예술가의 초상(이건 아마도 일상 폴더에 쓴 듯)


12.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이것도..)


13. 7년의 밤: 사람이 재수가 없으려면 지지리도 운 나쁠 수 있다는 걸 새삼스레 느꼈다.


14.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15. 액체근대


16. 삶은 다른 곳에: 밀란 쿤데라 전집에 포함된 작품인데, 이게 내가 알고 있는 밀란 쿤데라인가...? 싶을 정도로 예전에 읽었던 '농담', '불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과는 분위기도 많이 다르고 쿤데라 특유의 지적인 독백이 별로 없다. 전반부를 읽을 때는 주인공 야로밀이 나이에 비해 너무 조숙해서 이거 '양철북'에 나오는 오스카 같은 녀석 아닌가 했는데, 오스카보다는 훨씬 순수하고 악의없다. 결말에 가서 자비에와 야로밀이 결별하는 장면이 좋았다.


17.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짱짱맨


18. 왑샷 가문 연대기: 어떻게 꾸역꾸역 읽긴 했는데 별로 재미없었다. 작가가 여성혐오 성향이 있지 않나 싶었다. 아마도 속편은 안 읽을 것 같다.


19. 월든


20.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1: 어서 2권을 읽어야 할 텐데.....


21. 제발 조용히 좀 하세요: 건조하다.


22.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먹었다: 굉장한 상상력에 감탄이 나오기도 하지만 너무 비관적이어서 짜증이 나기도 한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지지리도 운 없는 사람들이라서 내가 다 안쓰러웠다.


23.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24. 피츠제럴드 단편선2: 막 엄청 깊이가 있고 그런 건 아니지만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벤저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 '해변의 해적'이 좋았다.


25. 위대한 개츠비: 영화 '위대한 개츠비'의 바즈 루어만 감독의 상상력이 얼마나 빈약한지 알게 되었다. 영화를 보면서 데이지 역의 캐리 멀리건도 참 좋았는데 책 속의 데이지의 매력이 다 표현된 건 아닌 것 같다.


26. 빛의 제국(읽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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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려고 사는 것 같다. 한 권 읽으면 한 권 또 빌리고, 어떤 때는 두 권 더 빌리고 하다보니 공부할 때 참고하려고 빌린 책을 제외하고도 열한 권이나 빌려뒀다. 오늘은 지난 주부터 읽고 있던 '왑샷 가문 연대기'를 10시까지 읽고 반납한 다음 새로 두 권을 또 빌려왔다. 며칠 동안 '심즈2'와 포켓몬스터 파이어레드에 빠져있었는데 전자파 때문인지 원래 눈이 건조해서인지 아니면 둘 다 때문인지 너무 빨리 피로해져서 그만두고 나니 이제 할 것이 책을 읽는 것밖에 없다. 아무튼 지금 가지고 있는 책들은 다음과 같다.


1. 시간의 경계에 선 여자 1

2. 에브리맨

3.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먹었다

4.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5. 제발 조용히 좀 해요

6. 역사의 요동: 근대성, 문화 그리고 일상생활

7. 숭고와 미의 근원을 찾아서: 쾌와 고통에 대한 미학적 탐구

8. 블랙 달리아 1

9. 월든

10.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1

11. 피츠제럴드 단편선 2


 '에브리맨'은 빨간 책방에서 듣고 오래 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고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는 포크너의 책을 읽어보고 싶어서 빌린 책이다. 그리고 '월든'은 나의 인생 에세이인 '속도에서 깊이로'의 모티브가 된 책이라서 빌렸는데 생각보다 심심해서 조금 실망했다. '제발 조용히 좀 해요'는 작가인 레이먼드 카버의 또 다른 단편집 '대성당'을 무척 재밌게 봐서 빌려왔다. '블랙 달리아'는 스칼렛 요한슨이 나왔던 영화가 생각나서 빌려온 건데 내가 추리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서 그냥 반납하려고 한다. '역사의 요동'과 '숭고와 미의 근원을 찾아서'는 학부 때 들었던 교양들 때문에 빌렸다. 학부 때 여러 경험을 하거나 다양한 수업을 듣는 것이 얼마나 유익한 일인지 부쩍 느끼고 있다.


 아무튼 그렇다ㅇㅇ한 가지 고민이라면 이렇게 읽을 책이 쌓여있는 상황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도 사고 싶다는 거다. 일단 지금 빌려둔 책들부터 다 읽고, 사놓고 안 읽은 책들 좀 읽고, 그러고 나서 돈이 좀 더 모이면 사야겠다. 이왕이면 책 사는 취미는 직장을 갖게 된 이후에 생겼으면 좋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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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체근대

저자
지그문트 바우만 지음
출판사
| 2009-06-08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마르크스가 '모든 견고한 것들이 녹아 사라진다'고 말했을 때,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20년 넘는 나의 독서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었다. 도서관을 배회하다 특이한 제목과 사회과학서치고는 적은 분량에 혹해서 빌려온 거였는데 읽으면서 두뇌가 해체되는 것 같은 경험을 했다. 보유까지 합쳐서 348페이지밖에 안되지만 가뜩이나 어려운 내용이 호흡이 긴 문장으로 쓰여서 단 한 순간도 집중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만큼 재밌다기 보다는, 집중하지 않으면 이해가 되지 않아서 다시 앞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어려움을 차치하고 본다면, 내가 사회과학서를 많이 읽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현대 사회에 관한 깊은 통찰이 인상적이었다. '액체근대'는 산업혁명 이후의 '고체근대'와 대립하는 개념으로, 고체근대에 존재하던 개인과 사회의 규범이 흔들리고 보다 유동적으로 변모하는 사회를 의미한다. 특히 재밌게 읽었던 부분은 소비와 노동시장, 그리고 공동체에 관해 서술한 부분이다. 전근대사회에서는 '올바른 삶'이라는 기준이 존재했지만 인간의 생활양식이 급격히 변화하여 일괄적인 잣대가 사라지면서 불안을 느낀 개인이 타인에게서 자신과 같은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소비의 전당'을 선호하게 된다는 설명이 신기했다. 또한 액체근대의 가장 큰 특징이 기존의 사회질서의 와해인 데에 반해, 오히려 공동체를 강화하고 타인을 배척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졌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결국엔 과도기에 탈배태를 겪는 인간이 느끼는 불안감이 이 모든 변화를 일으켰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읽는 내내, 내가 이 중 얼마나 기억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품어서 일과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미리 감상을 적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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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처럼 생각하는 법

저자
노르망 바야르종 지음
출판사
갈라파고스 | 2010-12-03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생각의 주인으로 살고 싶은 교양인을 위한 지적인 자기방어법 강의...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도서관에 소설 빌리러 가는 길에 항상 눈에 띄어서 언젠가 읽어보려던 책이었다. 촘스키가 유명한 언어학자라는 것은 알지만 어떤 성향의, 어떤 학자인지도 잘 몰라서 제목만으로는 무슨 내용인지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책은 크게 언어, 숫자, 경험, 과학, 미디어로 나뉘어 있다. 각 장을 읽을 때마다 완전히 다른 책인 것 같았다. 언어 파트가 가장 재미없게 느껴졌고(그래서 1장이 그렇게 길게 느껴졌나보다), 경험 파트는 인지부조화 등의 현상에 대해서도 다루었는데 얼마 전에 읽은 '타고난 거짓말쟁이들'과 유사한 느낌을 받았다. 미디어 파트에 가장 관심이 많았는데 앞부분에 비해 분량이 적어서 조금 아쉬웠다.


 자의에 의한 것이든 타의에 의한 것이든, 사람들이 쉽게 오해하기 쉬운 것들을 하나하나 짚어줘서 좋........다고 쓰기에는 부족한 것 같은데 내 느낌을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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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거짓말쟁이들

저자
이언 레슬리 지음
출판사
북로드 | 2012-02-16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오늘 하루 한 번도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당신은 거짓말...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진중권의 '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과 이언 레슬리의 '타고난 거짓말쟁이들'을 다 읽었다.


 제목만 보면 역사 속의 거짓말쟁이들에 관한 일화를 담은 책같지만 사실은 거짓말과 관련된 인간의 본성을 담은 책이다. 과학자가 쓴 복잡한 과학서적이 아닌, 저술가가 쓴 대중과학서답게 비교적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몇 달 전에 읽었던 '사랑을 위한 과학'보다 훨씬 쉽게 느껴졌다). 그러다보니 여러 책들에 나오는 심리학 실험 사례들이 겹쳐보이기도 한다. 그런 단점을 차치하고 나면 "어 이건 나도 그런데" 내지는 "내가 그런 문제가 있었구나," 또는 "나를 너무 믿지 않아야겠군" 하는 식으로 내 과거의 생각들과 행동들을 돌아보고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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