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생각이 아니라 내 생각이 궁금하다.


 고작 4개월의 관계에서, 그것도 그 중 두 달을 한 번도 안 봤는데 도대체 내가 어떤 위안을 얻었기에 이도저도 못하는지 모르겠다. 한심하다는 생각보다도 이제는 신기하다. 도대체 내가 뭘 발견한 걸까.


 오늘 '사랑을 위한 과학'을 다 읽었다. 이동진 기자(님??)의 추천도서목록에서 찾아서 읽은 건데 정말 재미있었다. 뇌에 관한 책인데, 남녀간의 사랑보다는 주로 부모가 자식에게 베푸는 사랑이 자식의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다룬 것이다. 최근에 읽은 과학 서적 중 가장 좋게 읽은 편이라서 시험 끝나는 대로 독후감을 써봐야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부모님이 나와 내 동생에게 얼마나 많은 사랑을 주셨는지, 또 얼마나 잘 키우셨는지 알게 되었다(그렇다고 꼭 내가 좋은 사람으로 성장했다는 뜻은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나중에 내 자식을 얼마나 잘 키울 수 있을지 막막해졌다. 우리 부모님께 받은 것이 있으니 최대한 안정적으로 아이를 대할 수는 있겠지만 직장은 계속 다닐 텐데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늘었다. 안 그래도 이번 학기부터 갑자기 친구들이 결혼과 육아에 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해서 머리가 지끈거리는데.


 하긴 이것들 모두 중요한 것이긴 하지만 당장 급하진 않고, 시험공부하기 귀찮으니 늘어만 가는 생각들이다. 일단(제발 좀) 급한 불부터 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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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험이 일 주일 정도밖에 안 남아서 또 학교에 왔다. 이제 학교가 집보다 더 편하다. 와서 숙제 하나 끝내고 저녁 먹었고, 일곱 시부터 다시 공부할 거다. 시험기간만 되면 이런 거 공부 그만하고 논문 빨리 읽고 영어공부하고 싶어진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것보다는 나은 건가? 흠 모르겠다.


 이번엔 시험 준비는 제법 빨리 시작한 편인데(대학원 와서) 어느 정도로 어디까지 공부해야 하는 건지 막막하기만 하다. 대학원 와서도 시험공부 때문에 고민해야 하다니, 좀 한심하다. 요즘 다른 학교 대학원생들보다 혹시나 내 수준이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 계속 고민하고 있는데 그러면서도 달라진 게 없다ㅋㅋㅋㅋ학부 때 공부한 걸로 밀기엔 이미 너무 늦어버린듯......


 아무튼 열심히 공부하고 시험 잘 마무리할 거다. 그리고 더 더워지기 전에 홍릉수목원도 꼭 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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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주 동안 극심한 감정의 동요를 겪고 이유없이 블로그 주소를 바꿨다가 어젠가 그저께인가 원래대로 바꿨다. 블로그 주소도 검색순위에 영향을 주는지, 주소를 바꿨을 때는 하루 방문자 수가 다섯 명도 안될 때가 많더니 원래 주소로 바꾸니까 다시 늘었다.


 두 달 전에 선물받은 기프티콘으로 아이스크림을 사서 먹으며 집에 오면서 생각한 건데, 내가 느긋해진 건지 아니면 너무 지쳐서 무기력해진 건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한 달 전보다는 행복해진 것 같다. 머리를 자를 때만 해도 이젠 다 끝이야 하는 마음에 스트레스를 해소할 길이 없었는데, 내 생활 열심히 하고 굳이 관계를 어떻게 일정한 형태로 결론지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사라지니까 마음이 편안하다. 이래놓고 언제 또 기분이 변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은 그럼ㅇㅇ


 으아 그나저나 또 시험기간이다. 시험기간 될 때마다 학부 마지막 시험 보고 나서 핳핳 이제 시험은 끝이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고 좋아하던 기억이 난다. 끝은 무슨 끝이야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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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제하다 밤을 새고 새벽에 수영을 갔다와서 지금까지 깨어있다. 점심 먹고 잠깐 자고 수업 전에 또 자긴 했지만 평소 자는 시간인 네다섯 시간에는 못 미친다. 덕분에 하루 종일 떠 있는 것 같았다. 딴 생각도 안 들고 오로지 이 숙제만 빨리 끝내고 집에 가서 자야지ㅜㅜ하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했다. 너무 바빠서, 또는 피곤해서 연락할 정신도 없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 경험하지 않으면 이해하지 못한다니, 나도 참 갑갑한 녀석이다.


 일기 제목이 '환상'인 이유는 잠이 부족했기 때문인지, 하루 종일 별 일도 없는데 행복했기 때문이다. 마치 내가 하고 있는 고민들이 모두 해결된 것처럼...그렇다고 일기 제목을 '엑스터시' 같은 걸로 하면 공연한 오해를 받을 것 같아서, 지금의 내 기분을 제대로 표현하지는 못하는 말이지만 환상이라는 말을 써봤다. 또 잘 자고 일어나면 괴로워질지도 모르겠지만 일단은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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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네 시까지 스파이더 카드놀이하다 자고 아홉 시에 일어났다. 원래 다섯 시간 정도 자고 나면 충분히 잤다 싶었는데 오늘은 비가 와서 그런지 축 처져서 연구실에서 낮잠만 한 시간도 넘게 잤다.


 요즘 날 걱정해주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미안하다. 거의 내가 먼저 전화해서 징징거리던 친구가 먼저 괜찮냐고 연락하는가 하면, 조교 같이 하는 선배님이 "너의 피폐함이 5m 반경까지 퍼져오는 것 같다"고 하시는 걸 보면 그렇다. 꼭 신경써주지 않으면 언제라도 자살할 것 같은 사람인 것처럼 말이다. 너무 미안하게도 그 정도로 힘들지가 않다. 난 모든 것을 내 인생에서 한 차례 스쳐가는 바람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서 오래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다. 이번에는 이상하게도 유난히 힘들긴 하지만 말이다. 게다가 며칠 전부터는 그 징징거리던 친구에게도 말하지 않는 부분이 생겼다. 얼마 전 일기에 '월플라워'를 읽고 2주만 시간이 있었더라면 내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었을 거라고 썼는데, 지금은 또 나에게 기회가 한 번 더 생긴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과연 내가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긴 하지만 기분이 한결 나아지긴 했다.


 화요일은 1교시 수업이 있다. 이번 학기 들어 생긴 나의 가장 안 좋은 버릇은 월요일 밤은 일단 새고 본다는 마음가짐이다. 내일까지 지난 주에 짠 프로그램을 돌려서 얻은 결과물을 내야 하는데 '어차피 밤새서 할 거'라는 생각에 오히려 집중이 잘 되지 않는다. 일단 다른 숙제부터 빨리 하고.............오늘은 세 시 전에 자려고 노력 좀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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