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발표가 끝났다. 대학원 와서 한 발표 중 두 번째로 못한 발표였다. 근데 발표자료는 좀 잘 만들었는지 수업 끝나고 어떤 분이 복사해 가셨다. 나한테 말이라도 하고 했으면 좋았을 텐데.


 발표 끝나고 학부 수업 준비까지 하고 오니까 갑자기 한가해졌다. 사실 한가한 건 아니다. 당장 이번 주 토요일에 연구 결과 발표해야 하고 월요일엔 다른 세미나 수업 발표가 있고 화요일엔 오늘 발표한 과목 텀 프로젝트 발표가 있다. 엄청 바빠야 정상인데 할 게 몰리니까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일단 손톱부터 깎고 생각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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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요일인 어제 시험이었는데 시험 전날인 수요일에 열 시가 다 되어서야 일어났다. 2시부터 수업이니까 빨리 가면 수업 들어가기 전에 공부를 좀 할 수 있을 거 같아서 빠르게 주섬주섬 챙겨서 학교에 갔다. 4가지 주제의 일곱 개의 논문을 읽고 거기에 나오는 내용을 거의 외워서 보는 시험이라서 며칠째 논문을 공책에 요약하고 있는데 며칠 게으름을 피우다가 시험 전날까지 요약을 다 못한 논문이 세 개나 되어서 초조했다.


 어찌어찌 해서 수업을 다 듣고 자기 전까지 공부했다. 네 시 반이 넘어서 자서 일곱 시 20분까지 잤으니 꽤 많이 한 셈인데 그래도 여전히 안 본 논문이 하나 있었다. 그리고 비록 지난 시험범위이긴 했지만 시험에는 출제되지 않은 논문이 하나 있어서 공책 요약본이라도 한 번 보고 가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그래서 아홉 시에 조교실에 도착해서 11시 40분에 요약을 다 끝내고 연구실로 걸어가면서 공책을 다 읽었다.


 역시 내 예상이 맞았다. 미심쩍었던 논문은 당연하다는듯 문제가 출제되었고, 총 네 문제가 나왔는데 어차피 평균은 낮으니 이 중 두 문제만 제대로 소화하자는 마음으로 시험을 봤더니 한 문제는 한 줄로 이상한 것만 쓰고 다른 한 문제는 뒤로 갈수록 답안이 이상해졌지만 다른 두 문제를 잘 했으니 홀가분했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시험공부를 할 때부터 내가 자신있는 분야의 논문만 달달 외워서 가는 건 어떨까? 하고 생각해 봤지만 그건 기말고사 일정을 보고 생각해봐야겠다.


 그리고 연구실에 돌아와서 공부하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연구실 선배님들이 퇴근을 안하셨다. 아무리 늦게 오시더라도 평소같으면 다섯 시면 퇴근할 준비를 하시던 분들이 자리에 앉아서 공부하고 계신 걸 보니까 어색했다. 저녁도 같이 먹었다! 혼자 먹을 때보다 식단 선택의 폭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요즘 소화불량 때문에 고생 중이어서 학생회관에 가서 채식 식단을 먹었다. 밥 먹으면서 다른 연구실 사람들 얘기를 하다가 과 연구실 남학생들이 과의 모든 여학생들을 스캔해서 파악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학원생이 할 수준의 발상은 아니지만 연구실 단위로 교류가 있는 것도 아니니 무슨 연구를 하는지 알 방법도 없고 할 얘기는 역시 얼굴 얘기밖에 없다. 아무튼 다음엔 선배님들이 파스타 먹자고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여덟 시가 되니까 체력의 한계가 오기 시작했다. 평소같으면 아무렇게나 앉아서 노래를 틀어놓고 하기도 하고 왔다갔다 하면서 뭐 먹기도 하고 그럴 텐데 선배님들이 계시니까 그럴 수가 없어서 불편했다. 게다가 여덟 시 반이 다 되어가니까 '아 내가 어제 거의 못 잤지.....'하는 각성이 오면서 졸음이 쏟아졌다. 그래서 비몽사몽하고 있는 동안 선배님들이 퇴근하셔서 인사도 못했다. 여덟 시 50분이 되어서 갑자기 깼는데 연구실에 아무도 없는 걸 보고 그제서야 힘이 솟았다.


 열 시에 연구실을 나왔다. 열 시 50분에 버스에서 내려서 집까지 걸어가는데 닭강정집을 보고 잠시 고민했다. 사랑니 발치한 이후로 처음으로 맥주를 마시는 날이라서 안주를 사갈까 생각했다가 요즘 시험기간이라고 과자를 많이 먹어서 돈을 좀 아끼는 것이 나을 것 같아 그냥 왔다. 집에 와서 보니까 김도 있고 견과류도 있어서 다 꺼내서 먹었다. 맛은 좋았는데 맥주가 차가워서 이가 시렸다.


 그러다보니 열두 시가 되어서 방에 와서는 나도 모르는 새 잠들어서 7시 15분에 깼다. 깨서 시계를 보는 순간이 너무 비현실적이라서 '이터널 선샤인'이 재현되는 줄 알았다. 그리고는 조교실에 와서 벌써 이 시간이 되었다.


 오늘부터 이번 주말까지 계획에 적어놓은 논문들도 많고 할 일도 많으니 이제 쉴새없이 공부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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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아침엔 다른 연구실 사람한테 귀싸대기(뺨 말고 귀싸대기) 맞는 꿈을 꿨다.


 꿈인데도 너무 어이가 없어서 7시 20분쯤 깼다가 다시 잠들고는 한 네 번 정도 자다 깨는 걸 반복해서 결국 열 시 반에 일어났다. 내일 시험이 있어서 원래 계획은 일찍 일어나서 연구실 문을 열고 열공하는 거였는데...꿈 때문에 망한 거라고 애써 합리화해본다.


 이번 학기는 시험 있는 과목이 하나밖에 없다. 그 대신 3차 시험이고 발표가 다음 주 하나, 다다음 주 세 개, 다다다음주 두 개 있고 12월 셋째 주에 시험이 하나 있어서 일정이 무척이나 빡빡하다. 아무리 바빠도 논문은 무조건 수업 전에 읽고 들어가는 것이 이번 학기 목표였는데...앞으로 남은 3주 정도는 호롤로로호로ㅗ홍로ㅗ 하며 정신없이 보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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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11월 13일이라서 제목에 1이 네 번이나 들어가는 것이 신난다.


 어제는 다섯 시간 공부했는데 도대체 내가 뭘 한 거지??? 싶었다. 어제 늦게 일어났고 조교 들어가느라 바빴다고 말하기엔 다섯 시간 공부했다고 딱 적혀있는데 한 게 없어도 너무 없다. 오늘은 수업이 하나밖에 없고 컨디션도 마침 좋으니 그 동안 밀린 것들을 다 해결해버려야겠다. 다행히 오늘 수업도 두 시부터 시작한다는 연락이 왔다><점심 시간은 잘 보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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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 내내 아파서 학교에 못 갔다가 오늘 처음으로 갔다. 조교하러 가기 전에 병원에 들렀는데 다행히 잘 낫고 있다고, 금요일에 다시 오라고 하셨다. 부은 것 좀 빨리 가라앉고 안 아팠으면 좋겠다. 불편하고 아픈 것도 아픈 건데, 못생겨지기까지 해서(ㅠㅠ) 서럽다.


 HI 논문을 읽고 있는데 실험논문이라 그런가 잘 안 읽힌다. 이번 학기 내내 이해할 수 없는 건 30장짜리 논문을 읽을 때와 60장짜리 논문을 읽을 때 걸리는 시간이 엇비슷하다는 거다. 오늘 읽는 논문은 30장짜리 논문인데 어째 속도가 지난 주에 40장짜리 논문과 60장짜리 논문을 읽을 때와 비슷하다. 이 정도 추세라면 또 수업 한 시간 전까지 밥 먹을 시간을 쪼개면서 읽어야 할 거다. 내 전공도 아닌데 논문을 읽는 데에만 이렇게 시간이 많이 걸리다니...조금 무리해서라도 오늘 다 읽고 자야겠다.


 이번 달 들어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은 앞으로 절대 연락할 일이 없을 거고, 연락하지 않고 싶지도 않은 사람을 차단했다는 거다. 어쩌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6개월 전에 벌써 깨달았으면서도 속으로 부정하고 싶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제야 마음이 후련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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