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내내 시험이랑 수업 발표 준비하고 이번 주 월요일까지 발표하고 중간중간 병원을 왔다갔다하는 바람에 발표 준비를 엉망으로 했지만 이상하게도 기분 좋게 발표하고 교수님께도 안 대들었다. 아마도 어젯밤에 슬라이드를 하나도 안 만들고 일찍 포기하고 잔 덕분에 오늘 알람 없이 7시까지 푹 자고 저절로 일어나서 그런 것 같다.


 전에 없이 방문자 수가 꾸준히 많아서 왜 그런가 하고 봤더니 "대학원 면접" 이라는 키워드 때문에 그런가보다. 확실히 대학원 입시 시즌이다. 우리 학교 면접은 다음 주 토요일이다. 벌써부터 신입생 친구들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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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사히 발표를 끝냈다.


 발표 전에 교수님이 화요일에 본 시험지를 나눠주셨는데 100점 만점이 아니라 10점 만점인줄 알았다. 시험 전에 다른 선배님께 듣긴 했지만 정말 하......학부 때도 이런 성적은 한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데. 조금 충격받았다. 그래도 발표 때는 지적을 많이 받지 않아서 다행인 건가 싶었다. 남은 발표랑 시험이랑 텀프로젝트 열심히 해서 채워넣어야지.


 수업 같이 듣는 분이 오늘 애기가 백일이라고 하면서 음료수를 주셔서 조금 놀랐다. 나랑 비슷한 나이이신줄 알았는데 벌써 아이가 있다는 것도 놀랐고 애기 백일 맞은 기쁨을 같은 수업 듣는 사람들과 같이 나누려고 음료수를 가져오신 것이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고마웠다. 얼마 전부터 지나가다 보면 인사하는 사이가 되어서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오늘 수업 끝나고 바로 나오지 말고 애기 얘기라도 좀 하다 올 걸 그랬다. 수업 끝나고 연구실에 돌아와서 연구실 선배님께 애기 백일 얘기를 했더니 "부럽다......."고 하셨다. 나도 부럽다. 학교도 다니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서 키우는 것이 당장 겪는 사람에게는 무척 힘든 일이겠지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들을 한꺼번에 조금씩 완성해간다는 점에서 굉장히 멋져보였다.


 저녁은 친한 후배랑 한글날에 같이 커피마셨던 동기랑 같이 먹었다. 이 동기친구는 정말 자기주관이 뚜렷하다. 너무 뚜렷한 나머지 다른 사람의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들까지 모두 자기 기준에서 판단하고 평가를 내린다. 내년 12월에 원서 내고 6월까지 인턴 같은 걸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하니까 자기 과 얘기를 주저리주저리 하더니 내 계획에 대해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했다. 그 얘기를 듣자마자 '니가 뭔데 내 인생계획을 평가하냐.............'하는 생각이 번개처럼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물론 나쁜 사람도 아니고 악의로 그런 말을 했을 거라는 생각은 안한다. 오히려 세상 경험이 부족해서 순수한 편인 것 같기도 하다. 그렇지만 마음 편하게 이 사람과 친하게 지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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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주일이 5일 밖에 안된다는 것이 안타깝다. 수요일엔 목요일 수업 논문을 읽고 목요일과 금요일엔 목요일 수업 복습을 하면서 토요일 수업까지 써가야 하는 논문 때문에 하루 종일 그거에만 매달려 있다. 토요일엔 논문 발표를 하고 잠깐 쉬다가 일요일까지 월요일 수업 논문을 읽고 월요일 수업이 끝나면 또 화요일 수업 논문을 읽는다. 이러다보니 꾸준히 연구에 매달릴 시간도 부족하고 영어공부를 할 시간은 더더욱 없다. 세 과목 밖에 안 듣는데도 이렇게 괴로운데 네 과목을 꽉꽉 채워 들었던 지난 학기까지는 어떻게 버텼는지 몰라.


 얼마 전에 빌렸던 레이먼드 카버의 <제발 조용히 좀 해요>를 읽기 시작했다. 아침에 지하철에서 딱 펼쳤는데 때마침 옆에 조금 뚱뚱한 여학우가 앉아있었고 첫 작품 제목이 [뚱보]라서 무척 당황스러웠다. 같은 작가의 유명한 단편집인 <대성당>도 수록작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을 읽기 전까지는 '뭐야, 결말들이 왜 이렇게 어정쩡하고 찝찝해' 하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그렇다. <대성당>을 읽을 때와 다른 점은 <대성당>은 읽고 있으면 따뜻하고 포슬포슬하고 노랗게 익은 빵을 먹는 느낌이 들었는데(위에서 말한 [별것]이랑 표제작인 [대성당] 때문에 그렇게 느낀 건지도 모른다),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은 조금 건조하고 차갑게 느껴진다. 지금 일곱 번째 수록작인 [아무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까지 읽었는데 두 번째 수록작인 [이웃 사람들] 외에는 별로 마음에 드는 작품이 없다. 아무래도 이 책에 대한 평가는 책을 다 읽고 나서 해야겠다. 그나저나 <대성당>이나 좀 재출간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오늘 무라카미 하루키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와 아이유 3집 <Modern Times>를 주문했다. 베스트셀러를 사본 것도 처음이고 나온지 얼마 안된 인기가수의 앨범을 사본 것도 처음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책 중에서는 <해변의 카프카>와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걸작선>을 읽었고, 그리고 얼마 전부터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읽기 시작한 것이 다라서 나에게는 상당한 모험이다. 고등학교 때 <해변의 카프카>를 읽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지금 다시 읽어도 또 충격받을 것 같다), 전작인 <1Q84>가 허세 아이템의 대명사로 여겨지기 시작하면서 하루키의 책은 별로 읽고 싶다는 생각을 안했었는데, 신문 기사였나, 아니면 라디오에서였나, 하루키의 책들이 불안한 청춘의 흔들림을 굉장히 잘 담아낸다는 말을 들어서 이번에 새로 나온 책은 꼭 사고 싶었다. 다행히 <1Q84>에 비해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허세 내지는 된장 소리를 들을 우려는 안해도 좋을 것 같다. 아이유 3집은 아이유를 좋아한지는 꽤 오래 되었는데(아마도 [Boo] 부를 때부터였던 것 같다) 아이유의 음악과 관련된 건 한번도 가져본 적이 없어서 일찌감치 살 생각을 하고 있긴 했는데 타이틀 곡인 [분홍신]이 너무 좋아서 앨범이 발매된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오래 고민 안하고 주문해버렸다.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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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작스럽게 과외를 주선받아서 다음 주에 부모님을 찾아뵙기로 했다. 연구실에서 한 달에 30만원 받는 걸로 안분지족하면서 살고 있었는데 보통보다 꽤 좋은 조건이라고 해서 덥석 하겠다고 해버렸다. 한때 과외재벌이 되는 게 꿈이었지만 현실은 과외노예다...하 이래가지고 이번 학기에 논문 다 끝낼 수 있을까 몰라.


 오후에는 어제 일기에 썼던 다른 과 동기를 만났다. 대화도 재미있었고 다 괜찮았지만 정말 나와는 안 맞는 면을 발견했다. 난 그냥 심심해서 만나자고 한 건데, 꼭 무슨 내가 대학원 생활에 관한 조언을 구하려고 만나자고 하기라도 한 것 마냥 계속해서 조언을 해주려고 하고 교훈을 주려고 하는 것이 마음에 안 들었다. 학부도 동기고 대학원도 한 학기밖에 차이가 안 나는 데다 사회생활도 내가 훨씬 더 많이 했고 가족들 중에 학계에 계신 분들이 많아서 주워들은 것도 더 많은데 대체 왜 내가 인문계 대학원생에게만 국한되는 이야기를 듣고 있어야 하는 거지???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차라리 그냥 수다떠는 걸로 만난 거였으면 더 즐거웠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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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뭔가 하나씩 다 늦어서 한 시 반부터 시작하는 수업에 지각했다. 늦게 일어나긴 했지만 12시 반에 출발했으니 늦을 건 아니었는데, 마을버스가 조금 늦게 오고, 지하철이 조금 늦게 오고, 또 버스가 늦게 출발하고 하다보니 조금씩 밀려서 10분을 지각했다. 앞으론 좀 일찍 일어나서 학교에 가고 싶다.


 여전히 '왑샷 가문 연대기'를 읽고 있다. 내가 이 책을 왜 처음에 읽고 싶어했는지 궁금하다. 내가 미국 역사에 별 관심이 없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건조한 문체를 싫어해서 그런 건지 여전히 재미도 없고 지루하다. 한 가족의 연대기를 다룬 '백년 동안의 고독'이나 '영혼의 집' 같은 책들은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 책은 읽고 있으면서도 내가 왜 이 책을 여태 안 포기하고 있는 건지 회의가 생긴다.


 좀 전에 내가 한 짓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을 했다. 알고 지낸지는 오래 되었지만 한 번도 실제로 본 적도 없고 볼 마음도 없었던 다른 과 동기한테 내일 커피 마시자고 먼저 제안을 했다. 어제 어머니께 하루하루가 너무 똑같은 게 지겹다고 했었는데 정말 이상한 방향으로 일상을 틀어버린 것 같다. 뭐 내일 가서 커피 잘 마시고 와서 공부 열심히 하면 그걸로 된 거지만.


 오늘은 세미나 수업 때 너무 지겨워서 논문에 낙서를 했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낙서하는 걸 너무 좋아해서 연습장의 반이 낙서였고, 부모님이 수시로 낙서하고 있는지 검사하셨는데 언제부턴가 낙서를 하지 않게 되었다. 낙서라도 해서 내 일상이 조금이라도 바뀌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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