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번 학기 조교 근무 마지막 날이다. 방학이 휴일을 제외하고 50일이라서 한 사람이 10일씩만 종일근무를 하는 건데 그 10일이 왜 이렇게 길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가끔 놀러오던 친구 말고는 얘기를 할 수 있는 사람도 없고 기자재 빌리러 오는 사람도 별로 없어서 그럴 수도 있겠다. 지난 주 월요일 말고는 바쁜 날도 없었으니...


 마지막날은 좀 정상적으로 맞고 싶었는데 또 늦잠자서 밥도 못 먹고 왔다. 평소보다 20분이나 늦게 나왔는데 근무 시작시간인 9시에서 3분 정도밖에 안 늦은 걸 보면 그냥 늦게 다녀도 될 것 같다ㅎㅎㅎ이런 안일한 마음가짐으로 다음 학기는 매일 늦을듯?


 아무튼 좋던 시절 다 끝났다. 아침 일찍 나서야 하고 종일 근무하는 게 심심하기는 하지만 다섯 시만 되면 퇴근할 수도 있고 연구실 세미나도 참여하지 않아도 돼서 진짜 방학같은 방학을 보냈는데 내일 발표를 하게 될 학생세미나를 시작으로 방학이 끝날 때까지 매주 네 번씩 세미나에 참여하게 되었다. 뭐 그 중 내가 발표해야 하는 연구세미나는 두 번, 공부세미나는 세 번 정도이니까 괜....이 아니라 엄청 많은데??????????? 아무튼;;;;; 비록 교수님의 지시에 따른 것이고, 내가 맡은 세미나가 해석학 세미나라서 무척 고달픈 일정이 될 것이 예상되기는 하지만 이렇게라도 공부를 하게 돼서 굉장히 기분이 좋다. 방학이 시작하고 나서 외국 대학원생들보다 공부를 너무 안하고 있다는 생각에 놀면서도 항상 압박을 느꼈었는데.


 방학이 이제 두 달도 채 안 남았지만, 내가 올해 초에 계획했던 것들의 초석을 닦아야 하는 만큼 중요한 기간이다. 좀 더 충실하게 살아야겠다.


 이건 공부랑은 상관없는 이야기인데, 어제도 가끔 근무지에 놀러오던 친구를 봤는데 밥 먹고 헤어져서 가는데 갑자기 오늘이 마지막으로 보는 날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냥 기분 탓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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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한 날이다.

 1월 3일부터 16일까지 원래 행정조교로 근무하고 있던 곳에서 종일근무를 하게 되었다. 지난 주까지는 기자재 빌리러 오는 사람도 없고 할 일도 없어서 공부하고 딴짓하고 하면서 누가 좀 왔으면...하고 생각했는데 오늘따라 아침부터 미친듯이 바쁘다. 대체 왜????????????? 왜 하필 내가 근무할 때 바쁜 일이 생기는 건지 억울하다. 심지어 자물쇠가 고장나서 교체까지 했다. 이런 날은 함부로 자리를 비울 수도 없어서 학사지원부 선생님께 혹시 연구실에 잠깐 다녀와도 되냐고 여쭤봤다가 단칼에 거절당했다. 사실 말이 잠깐이지, 세미나에 가려고 했던 거라서 일단 가면 못 나왔을 거다. 등록금따위 때문에 연구실 일을 못하다니!!! 하고 생각하다가 등록금이 얼마나 큰 금액인지 생각하고 조용히 꼬리내렸다.

 뭐 그래도 출장나가서 학기 중에 자주 빌리러 오던 분도 오랜만에 뵙고, 아이유 닮은 분도 봬서(이 분은 오늘 처음 봄..) 썩 나쁘지는 않다. 조금만 따뜻하면 좀 더 좋을 텐데'ㅅ'온도계에 17.39도가 찍혀있는데 화씨 17.39도가 아닐까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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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학부 성적만 나오는 줄 알았는데 아침에 학교 포탈 들어가봤더니 대학원 성적도 같이 나오는 날이었다.

 너무 어이가 없었지만, 아무튼 대학원도 수강소감을 등록해야 성적을 조회할 수 있으니 빠르게 수강평가를 하고 얼른 확인해봤다. 4.38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너무 기쁘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3차 시험을 너무 못 봐서(밤새고 보니까 확실히 아는 문제가 두 개나 나왔는데도 제대로 못 쓰고 나옴...) 아 이건 B가 나와도 할 말이 없다, 하고 생각했는데 A가 나왔다. 혹시 교수님이 이걸 아신다면 성적을 깎으실 수도 있으니까 아무 말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야지. 다음 학기에 또 이 교수님이 수업하실지도 모르니까 미리 열심히 공부해놔야겠다.

 지난 주 토요일에 오촌 당숙 결혼식이 있어서 할머니가 서울에 오셨다가 지금은 우리 집에 계신다. 난 전혀 살가운 성격이 아니라서(ㅠㅠ) 잘 챙겨드리지 못하는데, 어머니가 할머니 챙기시는 거 보면서 나중에 나도 저렇게 해야지, 하고 다짐한다. 모레 가신다는데 그 전에 집에도 좀 일찍 들어가서 잘해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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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 블로그에 몰래 들어가봤다. 평소에 발랄하거나 쾌활하지 않아서 친구이기는 하지만 조금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친구가 쓴 글을 보고 나니까 아 그래도 얘도 나같은 평범한 20대 중반의 대학생이구나...싶어서 갑자기 친근하게 느껴졌다.

 요즘 고민이 많다.

 연구는 생각만큼 잘 진행되지 않고(사실 이건 순전히 내가 게을러서다.) 공부해야 할 양은 산더미이고, 그러면서도 평소에 잘 쉬지 못해서 항상 불만에 가득차있다. 그래서 오히려 더 노는 것 같다. 12월 전에 논문 완성해서 제출하고 겨울방학 때 토플 시험 보려고 했었는데...대학원 과정은 2년밖에 안되니까 벌써부터 압박이 심하다.

 재밌게 연애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다.

 자주 들어가는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어쩌다 알게 된 사람이 있는데, 처음 카톡을 주고받기 시작했을 때부터 참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핸드폰을 몇 번 업그레이드하면서 대화목록이 싹 지워져서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잘 생각이 안 나지만, 아무튼 얘기를 하는 내내 즐거웠던 것 같다. 그런데 한 번 직접 만나고 나서 뭔가 나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연락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난 항상 열등감을 가지고 아둥바둥 사는데, 그 사람은 나보다 나이가 많은데도 구김살없이 삶을 즐기는 것 같아보였다. 아무튼 그래서 나도 비슷한 수준이 되면 그 때 가서 정말로 잘 지내자고 해보려고 했.....는.....데......지금은 내가 정말로 그 사람을 좋아했던 건지, 아니면 그냥 겉으로 드러난 면들에 혹한 건지 모르겠다. '비슷한 수준'이라는 걸 가늠하는 것 자체가 참 찌질한 것 같다.  아무튼 그래서 이건 애초에 망했다.

 그건 그렇고, 내 생활이 바쁘고 고달프니까 남에게 마음을 둘 여유조차 없다. 그래서 아직 결혼같은 걸 생각할 나이도, 조건도 아니지만 나중에 결혼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서 무섭다.

 음 아무튼 오늘은 꽤나 만족스럽게 보냈다. 또 코딩 숙제가 있는데, 이번에는 알고리즘 짤 때 자료구조를 확실히 만들어둬서 세 부분으로 나눠놓고 한 부분은 완성했다. 방학 때 C를 다시 공부하긴 했지만 거의 절망적으로 못했는데, 2개월 사이의 교수님의 혹독한 훈련(이라고 쓰고 숙제라고 읽는다) 끝에, 제대로 된 pseudo code만 있으면 웬만한 알고리즘은 짤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물론 아직도 제대로 못 짜는 것도 있긴 하지만ㅠ아무튼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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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에서 하루에 여덟 시간 넘게 앉아있으면 심장에 기름이 낀다는 기사를 봤다.

 학부 때도 앉아있는 시간이 많았지만 대학원생인 지금은 하루에 거의 20시간 정도는 앉아있는데, 그럼 내 심장은 기름덩어리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나아졌으면 해서 다양한 자세(e.g. 일어서서 공부하기, 앉아서 스트레칭하기, 의자에 다리 올리고 앉기 등등)로 있어봤는데, 지금처럼 스키니진을 입은 상태로는 서 있는 자세 말고는 하나같이 불편하다. 이 기회에 트레이닝복을 학교에 장만해둬야 하나...

 오늘도 수업 시간에 문제를 풀었다. 지금까지 문제풀이 시간에 문제를 제대로 풀어본 적이 없어서 잔뜩 긴장했는데 예상 외로 쉽게 통과했다. 내가 정말 제대로 푼 건지, 아니면 내가 타과 학생이 아니라서 교수님이 기대를 안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교수님께서 오늘 문제해결능력의 중요성에 관해서 말씀하셨는데, 비록 나는 그 과 학생이 아니지만 굉장히 와닿았다.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생각하기는 하는데, 지금의 내 모습은 분명 내가 기대하고, 바라던 대학원생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일 주일에 과외 두 번 가고 주당 20시간은 행정조교로 일하니까 어찌 보면 애초에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한 건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레드불 마시면서 밤새 공부한다는 미국 대학원생들과 비교하면 너무 게으르고, 내 전공을 상대적으로 가볍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그래서 지금 공부하고 싶은 의욕이 대학원 와서 가장 높은 상태다6(^^)9 이 글만 올리고 얼른 세미나 준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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