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첫 중간고사 시험을 봤던 1월 26일 밤에 글을 쓰려고 했었다. 반 학기 단위로 진행되는 Introduction to Operations Management 과목 시험을 본 날이었다. 학부 때부터 그 학기의 첫 시험을 보고 나면 항상 개강하고 부터 시험을 보기 직전까지의 방종했던 생활을 반성하고 앞으로의 각오를 다지는 의미에서 글을 쓰곤 했었는데, OM 과목이 반 학기 수업이다 보니 1월 9일에 개강하고 3주 동안 가계부를 또 밀려쓰기 시작한 것 외에는 반성할 것이 없어서 글을 쓸 수가 없었고, OM 시험을 본 직후부터 갑자기 너무 바빠져서 근 한 달 간 글을 쓸 시간이 마땅치가 않았다. 마침 이번 주 화요일(2월 14일)에 시험을 한 과목 더 봐서 이제 숨 돌릴 틈이 생겨서서 써본다.
1.
사실 이번 학기는 지난 학기만큼 엄청나게 바쁘진 않다. OM 과목이 매주 팀별로 case assignment를 해서 제출해야 해서 처음에 굉장히 걱정을 많이 했는데 조별로 하는 것이다보니 내 몫만 제대로 하면 크게 시간을 빼앗기지 않고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수업도 OM 수업까지 세 과목 밖에 안 듣고 있어서 주 4일 수업이 있고, OM 수업이 종강하고 나면 화요일 목요일에 수업 두 개씩만 들으면 되어서 굉장히 편하다. 다만 지난 학기 대부분의 수업이 강의와 과제, 프로젝트 위주로 진행되었던 데 반해 이번 학기에는 전부 시험을 보는 과목들이라서(물론 기말 프로젝트도 있다) 공부를 꼬박꼬박 밀리지 않고 해야 하는 부담이 다소 커졌고, 지도교수님께서 부여해주신 연구과제와 한 과목에서 자원해서 하고 있는 연구 프로젝트를 별도로 해야 해서 시간적으로 촉박하지는 않은데 할 일은 굉장히 많아졌다. 생각해 보니까 다음주 화요일에 help session이 있어서 슬라이드도 새로 만들어야 한다. 뭐야 이게...
그래도 상당히 즐겁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난 학기에는 적응하기 바빠서 매사에 발버둥쳤던 느낌이라면, 이번 학기에는 조금 더 여유가 생겼다. 문제는 오전 수업이 없는 날이 많다 보니 그런 날들은 항상 늦게 일어나서 오전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 하고 있다는 점이다. 생각해 보니까 이건 진짜 큰일이다.
2.
미국에 오고부터 밤낮을 가리지 않고, 또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조깅을 하는 미국인 학생들을 보면서 운동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그 사람들처럼 반바지 또는 레깅스를 입고 학교 전역을 달릴 만큼 운동을 좋아하거나 체력이 강한 것은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부터 운동에 습관을 들이고 싶기도 하고, 운동이나 요리 외에 마땅히 할 만한 취미활동이 없기도 해서였다. 시험 기간에는 공부 빼고 다 재미있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아무튼 그래서 12월 말부터 지금까지 스트레칭 위주로 유산소와 근력운동을 병행하고 있는데, 있기는 한데 아직 무슨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다. 가뜩이나 없던 얼굴살이 더 빠진 게 두 달 가까이 운동을 한 덕분인지는 좀 의심스럽다. 거의 매일같이 온몸의 근육이 당기고 운동을 안 하면 답답하게 느껴지는 것을 보면 제법 운동에 익숙해진 것 같긴 한데 아직은 좀 더 해봐야 할 것 같다. 하긴 30년 가까이 거의 움직이지 않던 몸이 고작 두 달 운동한다고 달라진다면 내가 생각해도 그건 사기다.
3.
어제 미국에 오고 처음으로 옷을 주문했다. 한국에서도 옷을 잘 안 사입긴 했지만 그마저도 반 이상을 미국에 올 때 버리거나 집에 두고 와서 일주일 단위로 똑같은 옷만 입고 다니는 게 지겨워서였다. 분명 미국에서 옷이 더 싸다고 들었는데 인터넷 쇼핑몰들을 돌아다니다보니 별로 그렇지도 않았다. 브랜드 옷을 잘 안 입고 다녀서 그렇게 느낀 건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래서 다소 실의에 빠져서 찾아보다가 h&m이 생각보다 저렴하기도 하고 마침 세일을 하고 있어서 후드티, 스웨트셔츠, 청바지 이렇게 샀다. 스파브랜드 옷들이 대부분 질이 좋지 않다는 평을 듣기는 했지만 일단 뭐라도 산뜻하게 입고 다닐 게 생겨서 기분 좋다. 졸업할 때까지 입을 수 있도록 아껴서 입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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