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플라워 (2013)

The Perks of Being a Wallflower 
8.9
감독
스티븐 크보스키
출연
로건 레먼, 엠마 왓슨, 에즈라 밀러, 니나 도브레브, 메이 휘트먼
정보
드라마, 로맨스/멜로 | 미국 | 102 분 | 2013-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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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일찍 퇴근해서 학교 극장에서 이 영화를 봤다.


 며칠 전에 원작인 '월플라워'를 읽고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을 느껴서 영화까지 보게 된 것이다. 원작을 너무 좋게 봐서 그런지 시종일관 원작과 비교하면서 보게 되었다. 특별히 좋았던 점은 감독인 스티븐 크보스키가 원작자라서 그런지 원작에 나왔던 여러 장면들이 살짝 바뀌면서 그 상황에 대한 인물들의 감정이 좀 더 확실하게 드러났다는 것이다. 또 나오는 배경음악들 하나하나가 너무 좋아서 꼭 잘 만들어진 음악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아쉬웠던 점은 의외로 긴 분량의 책을 102분으로 축약하다보니 이음새가 매끄럽지 않은 면이 있었다는 것이다. 장면 하나하나를 언급하는 건 스포일러가 되겠지만, 일단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기로 한다. 영화에서는 샘에 대한 찰리의 감정이 거의 드러나지 않아서 둘 사이의 미묘한 관계는 진행과정 없이 갑자기 휙 건너뛰어 버린듯한 느낌을 받았다(키스 장면에서 도대체 샘이 왜 저런 말을??????????????? 하는 생각이 드는 건 나뿐이 아닐 거다.) 거기다 헬렌 이모가 어렸을 때 겪었던 일들에 대한 설명이 스쳐지나가는 단 한 문장으로 끝나면서, 단순히 미친년으로만 남게 되는 것이 안타까웠다. 원작에서 찰리가 어린 시절을 기억해낸 다음에 헬렌 이모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안타까우면서도 대견했었는데.


 아쉬운 부분이 많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책과 비교해서 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사소한 것들을 차치하고 내가 이 영화를 보고 느낀 감정은 일종의 해방감이었다. 여기에 관해서는 이런저런 할 말이 많지만 뭐라고 풀어서 써야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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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완 (2011)

Black Swan 
8.3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
출연
나탈리 포트만, 밀라 쿠니스, 뱅상 카셀, 바바라 허쉬, 위노나 라이더
정보
스릴러 | 미국 | 108 분 | 2011-02-24
글쓴이 평점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 '블랙 스완'을 다시 봤다. 보고 나면 피곤해져서 웬만하면 안 보는 게 낫지 않을까 싶기도 했지만 요즘 항상 멘붕 상태에 있다보니 신경을 확 쏠리게 할 만한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원래 2시까지 theorem 하나랑 증명 다 쓰려고 했는데...영화보다 보니 벌써 이 시간이다.


 어떤 경로로든 '블랙 스완'을 안 본 사람이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 굳이 줄거리를 옮기지는 않으려고 한다. 내가 이 영화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이 영화를 볼 때마다 온몸 스트레칭을 하고 싶어지고, 내 삶을 변화시키려는 의지가 (비록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샘솟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내가 특별하게 여기고 각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나 사물들도 내 변함없는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어주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 같다. 나는 항상 내 일상을 계획하고 거기에 짜맞춰 생활하는 편인데, 중학교 때부터 항상 쉴 틈 없이 계획을 짜고 거기에 만족하고 살았지만 요즘 무슨 바람이 들기라도 한 건지 스스로도 빡빡하다는 것을 자주 느낀다. 그렇지만 어떤 사람들과 같이 있을 때에는 나도 발견하지 못했던 내가 불쑥 튀어나올 때가 있어서 신기하다.


 영화에서 나탈리 포트만이 자기 안에 숨겨져 있던 흑조를 발견해내는 과정을 보고 있으면 어떤 영화를 볼 때보다 더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 '예술가의 강박'이라는 주제를 다룬 책이나 영화는 수없이 많지만, 그런 자기학대를 통하여 일종의 '성장'을 이루어내는 것을 보고 있으니 뭐랄까.............이런저런 많은 생각이 겹친다.


 화요일에 프로젝트 하나 발표하고 수요일에 시험 두 개 보고 나면 공식적인 중간고사가 모두 끝난다. 시험기간이라 그런지 연구에 관해 기가 막힌(ㅋㅋㅋ) 생각이 떠오른 것이 있는데 빨리 실험해보고 싶다. 항상 가보고 싶었던 홍릉수목원도 가고 연구실 선배들 몰래 대관령 양떼목장도 가고 싶다. 이렇게 생의 의지가 하늘을 찌르는 것을 보면 벌써 우울함에서 벗어난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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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2010)

Alice in Wonderland 
7.1
감독
팀 버튼
출연
조니 뎁, 미아 바시코브스카, 헬레나 본햄 카터, 앤 해서웨이, 크리스핀 글로버
정보
판타지 | 미국 | 108 분 | 2010-03-04
글쓴이 평점  

지난 주 토요일에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팀 버튼 전을 보고 왔다. 전시품들 상당수가 난해한 편이라서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참 많았는데, 내가 봤거나 관심을 가지고 있던 영화와 조금이라도 관련된 것들은 팀 버튼의 초기작에도 어느 정도 실마리가 있어서 '아 이런 식의 구상을 이렇게 표현했구나' 하고 느낄 수 있었다. 팀 버튼의 영화라고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 밖에 모르던 동행은 심하게 지겨워하는 것 같았지만 말이다.


 고3 끝나고 대학 합격 발표까지 났을 때부터 학교 입학할 때까지 하루에 영화를 세 편 이상 보던 기간이 있었다. 합격자발표가 나자마자 대학 입학 전까지 봐야 할 영화를 100편 정도 적어놓고 보기 시작했던 건데, 그 때 팀 버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어서 '가위손'이나 '크리스마스의 악몽' 이후의 작품들은 거의 봤던 것 같다. 사실 팀 버튼이라는 사람을 알게 된 건 중학교 때 '빅피쉬' 때문이었는데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는 별로 없었다. 그렇지만 이상하게도 '찰리와 초콜릿 공장' 이후의 '다크섀도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프랑켄위니' 같은 작품은 보고 싶은 생각이 그다지 들지 않아서 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살펴보자, 하고 네이버에서 다운받아서 봤다.


 작년이었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빠져서 학교 중앙도서관에 있는 원서도 보고 1951년에 만들어진 애니메이션도 찾아서 본 적이 있다. 원작과 애니메이션에서는 아직 어린이인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 가서 모험을 하지만 이번에 본 팀 버튼 버전은 다 큰 아가씨인 앨리스가 우연히 토끼를 발견하고 이상한 나라에 가게 된다. 그러다보니 원작에서 인상깊게 봤던 눈물바다 장면이라든지, 그리핀과 mock turtle(이걸 우리말로 어떻게 옮겨야 할지 모르겠다)이 등장하는 장면은 빠져있다. 그 밖에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험프티 덤프티 대신 트위들리와 트위들덤이 나오고, 하얀 여왕이라는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온다는 차이가 있다. 원작과 영화 중 어느 쪽이 더 매력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 때문에 끝날 때까지 결말을 섣불리 단정지을 수 없었다.


 다소 산만한 면이 없지는 않았지만 원작 자체가 워낙 산만하고 환상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서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소 좁은 곳을 배경으로 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그런 부분에서는 전경이 별로 예쁘게 그려지지 않는 것 같다. 극장에서 개봉했을 때 3d로 봤다면 뭔가 좀 더 달랐을지도 모르지만...


 난 여전히 초등학생 같은지,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를 떠나지 않기를 바랐다. '피터팬'에서도 웬디가 네버랜드에 남길 바랐는데. 내 일에 관해서라면 무섭도록 현실적인 내가 어째서 소설과 영화 속 주인공들은 끝까지 동화 속 세상에 남아주기를 바라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영화는 꽤 좋았다. 삽입곡도 꽤 좋아서 처음과 끝에 나오는 곡을 듣고 있으면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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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칭 포 슈가맨 (2012)

Searching for Sugar Man 
9.1
감독
말리크 벤디엘로울
출연
말리크 벤디엘로울, 로드리게즈
정보
다큐멘터리 | 스웨덴 | 86 분 | 2012-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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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에 봤다.

 처음 줄거리를 접했을 때는 한 가수의 열광적인 팬들이 그의 자취를 따라간다고 해서 왁자지껄하고 유쾌한 영화일 줄 알았는데, 그보다는 오히려 담담하고 명상적이면서도, 조금은 서글픈 느낌이 강한 영화였다.

 너무 피곤할 때 봐서 끝에 몇 장면이 기억이 안 나긴 하지만 영화 한 장면 한 장면이 너무 좋았다. 조금 정신없는 느낌의 다큐멘터리였지만 로드리게즈가 살았던 곳의 풍경,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열기가 인상깊었다.

 처음 '슈가맨'이라는 제목을 듣고 내가 들어본 노래인데 기억을 못하는 건가? 하고 한참 고민했는데 정말 미국 본토에서는 폭삭 망해서 모르는 거였다'ㅅ';;;;

노래가 너무 좋아서 도대체 왜 망했을까.......싶었다.

영화음악 ost는 지브리나 디즈니 애니메이션 말고는 크게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건 정말 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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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 식당 (2007)

Kamome Diner 
7.9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출연
코바야시 사토미, 카타기리 하이리, 모타이 마사코, 마르쿠 펠톨라, 자르코 니에미
정보
코미디, 드라마 | 일본 | 102 분 | 2007-08-02
글쓴이 평점  


예전부터 보고 싶던 영화였는데 마침 인터넷에서 상영 중이어서 봤다.

............라기보다는 월요일까지 끝마쳐야 하는 일이 있는데 너무 하기 싫어서 현실도피하는 마음으로 봤다.

원래 의도적으로 그렇게 만들어진 장면인지, 아니면 내가 감정이입을 제대로 하지 못한 건지

중간중간에 실소가 나와서 괴로웠다.

음식 영화 얘기할 때마다 항상 추천받던 작품이라서 잔뜩 기대하고 봤던 건데...뜬금없는 장면들이 많아서 당황스러웠다.

핀란드의 풍경이라든지, 카모메 식당의 산뜻한 모습같은 건 보기 좋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좋은' 줄거리가 있는 영화와는 거리가 있는 것 같다.

그런데도 본지 하루가 지났는데 아직도 생각이 나는 걸 보면 참 이상한 매력이 있긴 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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