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 (2013)

Now You See Me 
8.1
감독
루이스 리터리어
출연
제시 아이젠버그, 마크 러팔로, 우디 해럴슨, 멜라니 로랑, 아일라 피셔
정보
범죄, 액션, 스릴러 | 미국 | 115 분 | 2013-08-22
글쓴이 평점  


 순전히 제시 아이젠버그 때문에 봤다.


 아침 8시 35분에 상영하는 것을 봤는데 빈 자리가 거의 없어서 깜짝 놀랐다.


 '미술사기단'인줄 알고 고가의 미술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기극...뭐 이런 것을 상상하고 갔는데 스크린에 뜬 제목이 '마술사기단'이라서 당황했다.


 지루한 순간이 거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 좋았다. 끝까지 조력자일 거라고 생각했던 마이클 케인이 특별출연이라는 것을 중반부가 넘어가서야 깨달았다. 뒤로 갈수록 다소 예상가능한 면이 있긴 했지만 반전을 미리 알고 간다고 해서 문제가 될 이유는 없을 만큼 깔끔하게 재미있었다.


 아쉬운 부분은 마치 의미가 있는 것처럼 보였던 떡밥들이 제대로 회수가 되지 않았고, 홉스 요원과 멘탈리스트(네이버 영화에도 이름이 나와 있지만 너무 어색해서 그냥 멘탈리스트라고 쓰기로 한다) 제외한 모든 인물들의 특성이 거의 묘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멘탈리스트와 헨리가 비행기 안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을 본 다니엘의 표정을 봤을 때 그 부분에 대한 설명이 언젠가 한 번은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대로 흘러가버려서 얼떨떨했다. 이 영화 만큼이나 사람이 많이 나왔던 '도둑들'도 몇몇 인물들은 자기 PR을 할 기회를 얻었는데 이 영화의 인물들은 '그냥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처럼 느껴졌다. 또한 초반에 네 마술사들의 특기가 나왔는데, 실제 마술쇼에서 활용된 장기는 멘탈리스트의 멘탈리즘밖에 없어서 이상했다.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가고 나서도 영화가 끝나지 않는다는데 모르고 중간에 나와버렸다. 나중에 다운받아서 다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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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 (2013)

Snowpiercer 
7
감독
봉준호
출연
크리스 에반스, 송강호, 에드 해리스, 존 허트, 틸다 스윈튼
정보
SF, 액션, 드라마 | 한국, 미국, 프랑스 | 126 분 | 2013-08-01
글쓴이 평점  



 예술영화나 저예산영화만 상영하던 학교 극장에서도 '설국열차'를 볼 수 있다고 해서 다녀왔다. 나만 그런 생각을 한 것이 아닌지, 저번에 '월플라워'를 볼 때 만큼이나 사람이 많았다.


 영화를 볼 때 주로 서사와 등장인물들의 감정에 집중하고 보는 편이라 사회적 함의를 잘 읽어내지 못하는데, 이 영화는 "이라크 전쟁은 석유를 탐낸 미국의 조작이다"라고 극중 인물의 목소리를 빌려 대놓고 말하던 '그린존' 만큼이나 감독이 생각하는 사회의 모습이나 방향을 아주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이 부분을 특별히 좋다거나 나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메시지에 대한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영화를 보면서 인상깊었던 몇 가지를 정리해보려고 한다. 모든 배우들이 대체로 연기를 잘하긴 했지만 평소에 좋아하는 배우이기도 한 틸다 스윈튼의 연기가 특별히 인상깊었다. 지금까지 다섯 작품에서 봤는데('나니아 연대기-사자와 마녀, 그리고 벽장',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케빈에 대하여', '문라이즈 킹덤', '설국열차') 어떤 역할로 나왔는지 기억도 안 나는 '벤자민 버튼'은 제외하더라도 나오는 작품마다 느낌이 달라 놀라웠다. 대체로 카리스마 넘치는 역할이긴 하지만 바로 얼마 전에 본 '문라이즈 킹덤'과 비교하더라도 억양이나 목소리가 너무 달라서 틸다 스윈튼이라는 걸 모르고 봤다면 다른 사람인줄 알았을 것 같다.


 이 영화를 먼저 본 동생이 "너무 잔인해서 사고 간 팝콘은 다 먹지도 못했다"고 했는데 왜 그런지 알 것 같다. 총격전이 몇 번 있기도 했지만 꼬리칸 사람들에게는 총이 없어서 주로 칼로 찌르고 쇠붙이나 도끼로 내리찍는 싸움 장면이 자주 나왔다. 꼬리칸 사람들이 처음으로 무장한 앞칸 군대와 맞닥뜨리고 쇠붙이를 휘두르며 격렬하게 싸우는 장면에서는 '올드보이'가 떠오르기도 했지만 '올드보이'와는 달리 피의 이미지가 강조되었다. 어떤 이유에서 그런 건지는 너무 명백해서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결말은 상당히 이해하기 어려웠다. 남궁민수와 요나, 커티스가 기관실 앞에 다다랐을 때에야 비로소 커티스가 자신의 과거를 말하기 시작하는데, 그 대화만 들었을 때는 커티스가 반란을 계획하고 주도한 것이 모순된 계층구조를 바로잡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추악한 과거를 속죄하기 위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물론 두 가지가 모두 해당될 수도 있지만, 자신의 속죄를 위하여 반란을 계획한 것이라면 팔을 넣어서 엔진을 멈춘 것이 잘못된 시스템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개인적인 동정심에 의한 것이라고 보는 쪽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커티스가 엔진을 차지하고 난 후의 목표 또한 굉장히 이상해 보였다. 남궁민수와 요나가 열차 문을 폭파시키고 완전히 다른 세상을 열고자 했던 것에 반해, 커티스는 윌포드의 자리를 길리엄 또는 자신이 대신하는 것을 계획했던 것 같다. 특히 폭발물에 불을 붙이기 위해 성냥을 달라는 요나의 요청에 거부하는 것을 보고 그 생각이 분명해졌다. 단순히 하층민으로서의 분노 때문에 반란을 도모했다고 생각하기는 싫지만 내 생각은 그랬다. 게다가 열차 문을 폭파시킨 이후의 결말이 정말 희망을 발견한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 북극곰의 표정이 평화로워 보이긴 했지만 개혁이 아닌 체제 전복을 통해 새 시대를 열었다는 것에 만족하기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고,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완전한 이상을 위해서는 인류의 시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 같기도 하고...........좀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전에 없이 긴 감상평이다. 안 좋은 면을 많이 썼는데, 영화를 보는 내내 압도당하는 기분이었다. 그것이 시각적인 것이든 의미론적인 것이든 말이다. 다만 앞에 쓴 의미에 관한 부분 때문에 또 보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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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라이즈 킹덤 (2013)

Moonrise Kingdom 
8.3
감독
웨스 앤더슨
출연
브루스 윌리스, 에드워드 노튼, 빌 머레이, 프란시스 맥도먼드, 틸다 스윈튼
정보
어드벤처 | 미국 | 94 분 | 2013-01-31
글쓴이 평점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넘어가는 새벽에 '문라이즈 킹덤'을 봤다.


 영화평들을 보다가 관심이 생기면 보는 영화들이 몇 있는데 이 영화도 그런 영화였다. 이번엔 이동진 평론가의 블로그를 보다가 재밌을 것 같아서 본 거다. 평을 먼저 읽고 영화를 볼 때는 거의 항상 평에 나온 것들을 의식하면서 보게 되는데 이번에도 그랬다. '패닝'이라는 단어를 처음 봐서 검색까지 했었는데 영화 시작부터 패닝이 뭔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동화같고 예쁘다. 현실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다는 의미에서 동화같다는 것이 아니라, 색감이나 건물, 소품 하나하나가 곱게 느껴진다는 뜻이다. 극중 해설자인 빨간 옷에 초록색 모자를 쓴 할아버지는 현실의 인물인지 마술사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다. 죽을 만큼 사랑하는 두 아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스카우트 대원들이 모두 나서고, 본부에서 식료품을 파는 사람이 결혼식의 주례를 서고, 폭우 때문에 경찰서장과 아이들이 줄에 대롱대롱 매달리는 등 예측이 잘 안되고 우스운 장면들이 이어졌다.


 둘이 너무 사랑해서 가출했다고 하기에는 여자애 표정이 너무 건조해서 그냥 현실을 탈출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하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장면을 보니까 정말 좋아한 것 같아서 내심 안심이 되었다. 애들이 잘 도망치기를 바랐는데(이런 철없는 어른 같으니..) 그것보다도 더 좋은 결말이라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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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예술가의 마지막 일주일 (2013)

Chicken with Plums 
7.7
감독
마르잔 사트라피, 뱅상 파로노
출연
마티유 아말릭, 마리아 드 메데이로스, 이사벨라 로셀리니, 에두아르 바에르, 골쉬프테 파라하니
정보
코미디, 드라마 | 프랑스, 독일, 벨기에 | 91 분 | 2013-06-20
다운로드 글쓴이 평점  


 충동적으로 봤다. 이거 말고 '마스터'도 보고 싶어서 어떡할까 고민하다 그냥 둘다 보자! 하고 이거부터 봤다(마스터는 결국 아직 안 봐서 이번 주 중에 볼 거다).


 영화의 짜임새나 효과, 배우들의 연기 부분은 정말 마음에 들었지만 줄거리는 별로 유쾌하지 않았다. 아 물론 줄거리가 이상하거나 한 건 아니다.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건 주인공인 '예술가'의 인생에 대한 태도였다. 실패한 첫사랑을 자기의 음악에 담는 것은 아무도 뭐라고 할 수 없지만 그것 때문에 인생을 포기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죄 없는 아내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 참 유치하고 철없게 느껴졌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줄거리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정말정말 멋졌다. 배경과 잘 어울리는 애니메이션도 그렇고, 예술가의 직업에 걸맞게 끊임없이 나오는 음악들도 좋았다.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갑자기 아이들의 미래 모습을 보여주는 부분은 조금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독특한 매력이 있었다(고 생각하려고 노력 중이다...).


 '삶은 곧 예술이고, 예술의 완성은 사랑이다!'라는 포스터 카피 때문에 삶과 예술에 관한 진지한 고찰을 담은 영화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까지 깊이 있는 영화는 아니었다. 여기까지 감상평을 쓰고 났더니 내가 왜 평점을 저렇게 높게 매겼는지 모르겠다ㅜㅜㅜㅜ아무튼 재밌긴 재밌었다.


 까먹고 안 쓸 뻔했는데, 이란 역으로 나온 골쉬프테 파라하니라는 배우가 정말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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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하게 위대하게 (2013)

Secretly Greatly 
7
감독
장철수
출연
김수현, 박기웅, 이현우, 손현주, 박혜숙
정보
액션, 드라마, 코미디 | 한국 | 124 분 | 2013-06-05
글쓴이 평점  


 어제 시험이 끝난 동생이 갑자기 영화를 보자고 해서 뭘 보고 싶냐고 했더니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보자고 했다. 웹툰은 재밌게 봤지만 재앙에 가까운 전문가 평점을 보고 아 이 영화는 아닌데, 싶어서 절망했다.


 원작을 거의 그대로 옮겨서 영화의 독창성? 면에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웹툰 자체도 워낙 영화에 가까워서 그런가 만화를 보면서 상상했던 것들이 고스란히 실사로 만들어진 것 같았다. 왜 최고의 엘리트 요원이 동네 바보 역할을 하는지 등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은 만화를 볼 때도 느꼈던 것들이라서 그다지 신경쓰이지 않았다. 아쉬운 점은, 원작에서 초반부와 종반부의 분위기가 너무 달라 완급 조절이 안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영화가 원작을 너무 충실히 반영하다보니 똑같은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느꼈던 것은 이 영화는 오로지 '김수현을 위한 영화'라는 것이었다. 혼자 있어도 반짝이는 다른 두 주연과 엄청난 존재감을 자랑하는 수많은 조연들이 나왔지만 카메라의 시선과 줄거리가 올곧게 김수현만을 향해있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화보집인 것처럼 말이다. '늑대의 유혹'을 안 봐서 그 당시의 극장 상황은 말로만 들었는데, 주인공의 행동 하나하나에 환호성이 들리는 영화는 처음 봤다. 김수현을 좋아하고 연기도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이 정도로 원탑 주연에 주목하는 것에 놀라웠다.


 악평만 잔뜩 썼지만 전반적으로 재밌게 본 영화였다. 오랜만에 동생이랑 봐서 더 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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