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6월 11일을 기점으로 생활 자체가 느슨해졌다. 어제가 기말고사였는데도(비록 한 과목 뿐이었지만) 공부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할 정도로 확 퍼져버렸다. 아직 끝난 건 하나도 없고 앞으로 남은 것이 훨씬 더 많은데 이런 식이라면 이달 안에 저널 논문을 끝나겠다는 거창한 포부는 그저 허황된 꿈에 지나지 않게 될 거다.
1. 길 위에서1(잭 케루악): 왜 이 소설이 위대한 작품인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단순히 미친 젊은이들의 이야기로 치부하기엔 아깝다. 책을 읽는 내내 길 위에 있는 것처럼 신났다.
2. 진보의 역설(그레그 이스터브룩): 내용면에서나 구성면에서나 아쉬운 책이었다. 현대인들이 행복하지 않는 이유를 단순히 마음에서 찾는 것은 굉장히 무책임한 태도인 것 같다. 사회제도적 해결책에 관해서는 마지막 장에서 끼워맞추기 식으로 언급한 점이 마음에 걸렸다.
3. 에고트릭(줄리언 바지니): 자아가 인간의 체내의 개별기관들의 상호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허상'이라는 것이 조금 충격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재밌게 읽었다.
4. 크로스(정재승, 진중권): 두 저자가 혼자 쓴 책들이 더 깊이 있고 재밌었던 것 같다.
5. 비행운(김애란): 왜 젊은 작가들 중에서도 김애란이 높이 평가받는지 느낄 수 있었던 소설집이었다. 수록된 단편들 면면이 굉장히 우울하긴 하다.
6. 길 위에서2(잭 케루악)
7. 생각의 탄생(미셸 루트번스타인,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초반부는 굉장히 재밌는데 비슷한 형식의 전개가 반복되다보니 마지막 장은 도대체 어떻게 읽었는지 기억도 안 난다. 주로 어린이들의 창조성을 북돋을 수 있는 교육방법에 관해 이야기한 책이다.
8. 인문학 개념정원(서영채): 얇지만 비교적 충실하게 인문학적 개념들을 소개했다. 책 띠지를 보고 고전의 구절들을 직접 접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막상 책에서는 어느 책에서 어떤 식으로 나온 건지도 소개가 안 되어 있어서 아쉬웠다.
9. 가재걸음-세계는 왜 뒷걸음질치는가(움베르토 에코): 두께만큼이나 무게있고 깊이있는 책이었다. 2000년부터 2005년 사이에 쓴 칼럼들을 모아놓아서 현재의 정치 상황과는 차이가 있겠지만 곳곳에서 등장하는, 베를루스코니 정권에 대한 비판을 통해 바람직한 정치체제에 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정치적인 면 외에도, 움베르토 에코가 세계를 바라보는 통찰력도 함께 접하게 되어 좋았다.
10. 공중그네(오쿠다 히데오)
11. 마르크스 평전(프랜시스 윈): 평전은 '체 게바라 평전'밖에 안 읽어봐서 잘 모르겠다. 젊었을 때의 마르크스는 마냥 한심해 보였지만 나이가 들어 유해지고 가족들을 아끼는 모습은 유난히 좋아보였다.
12. 1973년의 핀볼(무라카미 하루키): '쥐'가 나오는 소설을 다 읽으려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이 책에 대한 감상은 '양을 쫓는 모험', '댄스 댄스 댄스'와 묶어서 나중에 따로 포스팅하려고 한다.
13. 이 시대의 사랑(최승자): 한없이 날카롭고 우울했다.
14. 부다페스트(시쿠 부아르키): 막장 요소가 있는데도 따뜻했다.
15. 렉싱턴의 유령(무라카미 하루키): 지금까지 읽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집 중 가장 무라카미 하루키 것 같지 않게 느껴졌다. 몇몇 소설에서는 작가가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교훈을 주려 해서 당혹스러웠다. '침묵', '토니 다키타니'이 가장 좋았다.
16. 내 이름은 빨강1(오르한 파묵): 읽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