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일기를 쓴 이후로 하이드록시진은 지난주에 딱 두 번 먹었지만 의외로 어제(화요일)부터 일찍 일어나고 있다. 사실 일어난 시간으로만 치면 월요일이 최악이었는데, 월요일에 11시에 한 번 깼다가 좌절하고 잠시 뒤에 다시 정신을 차려보니 오후 1시였다. 그러고 나서도 한참이나 있다가 학교에 가서는 하루 종일 자책했다. 동기는 이번 여름학기부터 티칭도 하는 도중에 어떻게든 연구를 진행해 보려고 발버둥 치고 있는데 티칭도 안 하는 나는 이렇게 어영부영 시간만 버리는 건가 싶었다.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려야겠다 싶어서 일찍 일어나 보자고 속으로 여러 번 다짐하고 잤더니 놀랍게도 8시에 일어났다. 평소 같으면 일어나 놓고도 침대에서 미적댔겠지만 오랜만에 이렇게 일찍 일어난 것에 놀라서 얼른 일어났다.

 

  오늘은 아침에 학교 소방서에서 하는 CPR 교육을 받기 위해 일찍 일어났다. 전부터 배워보고 싶던 거라서 일일 교육이 있다는 메일을 받자마자 얼른 신청했는데, 막상 마네킹 앞에 서니 정말로 숨을 못 쉬는 환자가 내 앞에 누워있는 것처럼 막막했다. 생각보다 세게 가슴을 압박해야 해서 좀 힘들기도 했다. certificate은 안 받고 교육 이수증만 받고 왔는데 기왕 들은 거 시험 보고 certificate도 받을걸 그랬나 좀 후회했다.

 

  아무튼 지금 이틀째 일찍 일어나고 있긴 하지만 아직 방심하면 안 된다. 제작년 8월에도, 작년 5, 6월에도(이사온지 얼마 안 됐을 때), 올해 초에도 잠깐 동안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서 아침형 인간이 된 줄 알았지만 방심하고 며칠 늦게 자기 시작한 순간 다시 원상복구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 5, 6월에는 아침 햇볕 때문에 일찍 일어났던 거라서 아침에 버티칼만 살짝 열어놓고 자면 아무리 늦게 자도 일찍 일어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나중엔 햇볕이 아주 쨍쨍해도 늦게까지 잘만 잤다. 아무래도 일정한 시간에 일찍 자는 것부터 도전해야 할 것 같다. 지난 이틀간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고치지 않은 채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만 하다 보니 연구실에서 졸고(화요일 오후) 초저녁에 침대 위에서 빨래 개다가 앉은 채로 자고(화요일 저녁) 컨디션이 엉망이다. 오늘은 그나마 점심 먹으러 일부러 집에 오고 저녁때 친구들이랑 저녁 먹으러 갔다 오는 등 많이 움직이고 기분전환을 해서 꽤 오랫동안 괜찮았는데, 평소 같으면 자기엔 이른 시간인 벌써부터(새벽 1시 16분) 눈이 가물가물해서 잠이 올 때 얼른 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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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학이 시작된 지 벌써 일주일이 되었다. 지난주 화요일 아침에 학부 시험 감독을 하고 같은 날 밤에 기말고사를 보고 수요일 아침에는 화요일 아침에 시험을 보지 않았던 학부생 친구들 make-up 시험을 감독하는 것으로 2018-2019년 한 해가 끝났다. 방학 시작하고 뭘 했나 생각을 해봤는데 정말 엉망진창이다. 일단 계속 벼르고 있던 니트 빨래 및 겨울옷 정리, 침구 세탁, 냉장고 정리 등의 집안일은 다 끝냈다. 그런데 지난주에는 정말 고의가 아니라 순전히 매일같이 늦게 일어나서 수요일에 시험 끝나자마자 청소하러 집에 온 이후로 단 하루도 학교에 가지 못 했다. 이번 주는 그나마 정신 차려야겠다고 생각해서 아주 조금 나았지만 매일 늦게 일어나고 출근하다 급기야 오늘은 또 학교에 안 갔다. 늦게라도 마음 고쳐먹고 장 보러 갔다 와서 운동한 게 잘한 건가. 하루 종일 자책하긴 했지만 글로 써놓고 보니 정말 엉망진창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새벽 두 시 넘어서 잠자리에 들어 네다섯 시간 자는 것이 습관이 되었는데 대학원에 와서는 학부 때처럼 오전 수업이 많지 않고 고등학교 때처럼 학교에 늦게 왔다고 벌을 받지 않으니 그냥 아주 늦게 자고 아주 늦게 일어나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린 것 같다. 이번 학기에 들었던 통계 수업은 아침 9시에 있었는데, 같이 듣기로 한 동기가 정말 아침 수업을 들을 수 있겠냐고 몇 번이나 물어본 이후에 등록했을 정도였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고 공부 시간이 아주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솔직히 요즘은 많이 부족하다), 서른 한 살 씩이나 되어서 다음 날 몇 시에 일어날지조차 예측할 수 없는 건 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오늘부터 두 달에 두통 때문에 처방받았던 hydroxyzine을 다시 먹기로 했다. 처음 처방받을 때 의사 선생님이 "11시에서 12시 사이에 먹으면 1시 반쯤에 자서 7시에 기분 좋게 일어날 수 있는 약"이라고 하셔서 내가 수면유도제까지 먹어야 할 정도인가...? 하고 걱정했었는데 찾아보니 졸음이 오는 것이 부작용인 항히스타민제였다. 사실 벌써 새벽 2시 47분이라서 한 시간 반 뒤에 잠드는 것도 너무 늦은 것이긴 한데 당장 시작할 수 있는 노력은 이런 것 같아서 일단 일주일만 먹어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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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말은 평소보다 좀 더 일찍 일어나고 좀 더 활동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목표였다. 토요일 오후에 비가 아주 많이 온다는 일기예보를 보기도 했고 어디서 보니까 무기력증의 원인이 우울증이라고 해서 혹시 내가? 하는 생각에 조금이라도 처져 있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어제는 일찍 일어나서 장을 보고 왔고 오늘은 비록 늦게 일어나긴 했지만 설거지와 청소를 다 끝내 놓고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왔다. 토요일에는 오후에 정말로 비가 많이 와서(장대비가 어느 순간 갑자기 함박눈으로 바뀌어서 소름 끼쳤다) 다시 학교에 가지 않았지만 오늘은 가길 잘한 것 같다. 언제나 그렇지만 주말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사서 연구실에 앉아있는 건 정말 기분 좋고 스스로 대견하게 느껴진다.

 

  블로그에 한 달 넘게 글을 안 썼는데 그 이유는 도중에 한 번 글을 썼는데 그 장문이 희한하게 임시저장도 한 번 되지 않고 날아가 버려서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아카데믹 라이팅 강의도 한 개 들었고 일주일에 한 번 가던 물리치료도 무사히 끝나고 중간고사도 한 과목 보고, 학부 조교 수업도 두 번인가 세 번인가 더 했고 교수님도 한 번 뵀고 나름 착실하게 보냈다. 교수님을 뵌 건 정말 희한한 상황이었는데, 우선 그전까지 마음고생을 좀 했던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할 것 같다. 연구하다 막히는 부분이 있어서 두 번인가 교수님께 이메일로 질문을 했었는데 이메일에 쓴 내용 중 일부에만 대답하시거나 아예 무시를 하셨다. 게다가 묘하게 동기만큼 교수님께서 신경을 안 쓰시거나 약간 무시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더딘 연구 상황 때문에 나한테 크게 실망하신 건가, 아니면 내 연구주제에 대한 관심이 식으신 건가 별별 생각을 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연락도 없이 갑자기 오셔서 동기와 나의 성과를 각각 보자고 하셨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네가 보낸 이메일은 읽었지만 나도 (내가 막히는 부분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답을 보내지 않았다"는 거였다. 그러면서 general case에 대한 concrete theorem과 proof가 생기면 만나서 얘기해 보자고 하셨다. 교수님 말씀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도 될지 잘 모르겠지만 보자마자 그 말씀을 해 주셔서 내가 완전히 잊힌 것도 아니고, 뭐가 문제인지 기억은 하고 계시는 것 같아서 가장 먼저 다행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그다음으로는 그게 안 돼서 여쭤본 건데 스스로 한 다음에 보자고 하시다니ㅠㅠㅠ하는 막막함이었다. 그 이메일을 보낸 이후로도 두 달 동안 별 짓을 다 해도 실마리도 안 보이는 상황이라 어떻게든 교수님 도움을 받긴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쫓겨나지는 않겠구나 싶은 안도감이 더 커서 다시 즐겁게 논문 많이 읽고 전개도 많이 하고 있다.

 

  학교 지하의 아시아 음식점에서 파는 생선조림이 맛있어서 매주 가서 먹다 보니 그만 바깥에서 먹는 밥에 질려버렸다. 내가 요리를 아주 잘해서 나만의 레시피를 많이 보유한 것도 아니고 대부분 어플 보고 따라 만드는 건데도 내가 한 음식이 내 입에 제일 잘 맞는 건 나도 잘 이해가 안 된다. 요리하고 설거지한 스스로의 노력이 가상해서 맛있게 느껴지는 걸까? 이번 주에는 밑반찬을 아주 많이 해서 거의 매 끼니 같은 것을 먹는데도 좋았다.

 

  며칠 전에는 새삼스럽게 박사과정에서의 사소한 성취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했다. 이번 학기에는 연구주제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지만 졸업요건이라서 들어야 하는 과목 딱 한 개를 듣고 있는데 지난주에 본 중간고사를 아주 잘 봤다. 이 과목 성적 잘 받았다고 연구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칭찬해주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데 지금까지 즐겁다.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한 작년 여름학기부터 뜻하지 않게 새로운 연구주제를 시작한 이번 학기까지 정말 무수히 많은 실패를 겪어왔는데 연구에 들인 노력의 십 분의 일도 안 되는 노력으로(복습과 숙제는 열심히 했지만 시험공부는 이틀밖에 안 했으니 그 정도였을 거라고 짐작된다) 작은 성취를 이루고 나니 자신감이 생겼다(30분 넘게 딴짓하고 와서 이 문단을 더 이어갈 의욕이 사라짐). 그래서 연구와 관련된 것이든 아니든, 크고 작은 중간 과제를 많이 만들어 놓고 뭔가를 이루어 간다는 기쁨을 느끼는 것이 적어도 나 같은 사람에게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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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흘째 두통에 시달리고 있다. 잠깐잠깐씩 틈은 있지만 거의 하루 종일 두통이 있어서 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서 지난 주 수요일에는 학교 병원에 갔었다. 이것저것 물어보시던 의사선생님께서 진통제인 Naproxen과 nasal congestion 약을 처방해 주셨는데(진료받는 내내 재채기를 하도 해대서 알레르기의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Naproxen을 아마도 금요일에 잃어버렸다...약국에서 한 번 리필 받으러 오라고 하긴 했는데 15일 동안 먹을 약을 너무 빨리 리필하러 가면 엄한 오해를 받을 것 같아서 참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오늘 특히 실험을 하면서 신경을 바짝 썼더니 머리가 엄청나게 아프다. 방금 아스피린을 먹긴 했는데 안 되면 당장 내일이라도 약을 사러 가야 할 것 같다. 약을 마지막으로 본 것이 금요일에 물리치료를 받으러 갔을 때였는데 설마 거기다 흘리고 온 건가? 의심스럽지만 연락이 아직도 안 온 것을 보면 학교나 집에 있는 것일 텐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금요일부터 물리치료를 시작했는데 이것도 두통 때문이다. 미국에 오기 전에 손목이 저리고 머리가 아파서 손목터널증후군을 예상하고 정형외과에 갔더니 목과 어깨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물리치료를 받았던 기억 때문에 의사선생님한테 혹시 목과 어깨 통증이 요즘들어 심해졌는데 이것 때문일까요 하고 여쭤보니 "흠 그렇군 아주 타이트하군" 하면서 물리치료사 명함을 주셔서 난데없이 시작하게 되었다. 막상 가보니 우리 나라에서 받았던 것 같은 적외선 치료나 진동치료 같은 것이 아니고 운동치료라서 좀 당황하긴 했지만 물리치료사 분께 집에서 혼자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을 배우고 그 동안 궁금했던 것들을 다 물어볼 수 있어서 무척 유익했다. 목과 어깨 스트레칭을 매일 하고 있는데 어째서 밴드를 이용한 어깨 스트레칭을 하면 팔이 아픈지는 잘 모르겠다.



  내 동기는 나 말고도 친구가 많지만 난 정말 별로 없다. 한국에서도 아주 오래된 친구들 아니면 먼저 연락을 하기 어려워하는 성격이었는데 미국에서라고 쉽게 친구를 만들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여기에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몇 명 없고 한국에 있는 오래된 친구들처럼 장난치고 막말하는 척하면서 놀 수 있는 사람들은 단 한 명도 없다. 그러다 보니 거의 보는 동기에게 정서적으로 거의 심각한 정도로 의지하는 편인데, 이게 심각한 문제인 이유는 연락을 자주 하거나 시도때도 없이 얘기하자고 하는 건 아닌데 상대방의 행동 하나하나에 반응하고 지나치게 오래 고민하기 때문이다. 바쁜 것은 한국에서나 여기서나 마찬가지이고 성격 자체가 다른 사람 일에 신경을 안 쓰는 편이지만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는 한국에서는 여러 사람들에게 조금씩 기울였을 관심을 거의 오로지 동기에게만 쏟고 있어서 이렇게 된 것 같은데, 나도 부담스럽고 피곤하고 만약 동기가 이 사실을 안다면 날 피하고 싶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공부도 더 열심히 하고 병원, 물리치료, 아카데믹 라이팅 수업, 미용실 등등 굳이 공유할 필요가 없는 영역들을 찾아보려고 노력 중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중에 새로운 친구를 만날 방법은 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생활 반경을 넓히는 것은 좋은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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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다이어리를 쓰고 있기는 하지만 내가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 하는 부분이 아쉬워서 daily habit tracker 어플을 찾다가 제일 덜 복잡해 보이고 시간이 아닌 횟수로 체크할 수 있는 것이 좋아보여서 다운받았다. 일단은 당장 습관을 들여야 하는 것만 시간 순서대로 등록해놨다.


  • 유산균 먹기
  • 아침 먹기(8시)
  • 출근(9시)
  • 점심 전 공부 3시간
  • 점심-저녁 전 공부 5시간
  • 설거지
  • 음식물 쓰레기 버리기
  • 요가
  • 저녁 먹고 공부 2시간
  • 스트레칭
  • 영어공부 1시간
  • 30분 책 읽기
  • 2시 반 눕기

  이 중 몇 개는 시간 알림까지 맞춰놨더니 하루 종일 알람이 엄청나게 온다. 특히 원래 쓰고 있던 운동 어플들의 알람 시간이 집중되어 있는 8시부터 9시 반까지는 설거지, 음식물 쓰레기, 요가 알람까지 더해져서 정말 끊이지가 않는다. 거기다 10시가 되면 빨리 저녁 먹고 공부하라고 알람이 와서 옆에서 누가 재촉하는 느낌까지 들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연속 횟수를 끊기게 하고 싶지 않아서 대부분 어떻게든 하고는 있다. 시작한 지 겨우 이틀 된 주제에...설거지를 이틀 연속으로 해본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근데 점심 전 공부 3시간은 당분간은 절대 못 해낼 것 같다. 세미나가 있는 날은 세미나와 함께 오전 시간이 다 끝나고, 세미나 말고 수업이 있는 날은 아침을 무슨 2시 반 넘어서 먹지 않는 한은 도저히 3시간이 안 난다. 공부를 최대한 많이 하자고 시간을 잡아놓긴 했는데 이번 주만 해보고 시간을 재조정해야 할 것 같다.


  며칠 동안 집 우편함이 안 열려서 이제는 우편함 열쇠 바꾸는 데도 돈을 써야 하나 심란해 하고 있다가 오늘은 혹시나 하고 한 번 열어봤는데 열렸다. 아마도 지난 주 내내 날씨가 너무 추웠던 나머지 우편함이 얼었던 것 같다. 오랜만에 연 우편함 안에 온갖 쓰잘데 없는 스팸메일이 잔뜩 들어 있어서 놀랐다. 그냥 열지 말고 둘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난 원래 다른 사람들한테 징징대는 걸 싫어하는데 요즘들어 동기한테 너무 자주 징징대고 있어서 심히 걱정된다. 주로 진로 고민 때문인데, 꼭 징징대고 나서야 후회를 한다. 듣기 좋은 소리도 한두 번이지 별로 기분 좋지도 않은 소리를 하는 게 진짜 못된 것 같다. 그래서 내일부터는 그런 이야기를 절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렇게 정해놓고 보니 대체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정 할 얘기가 없으면 동기가 뭔가를 말할 때까지 가만히 있어야겠다. 날씨 얘기라든지, 공부 얘기라든지, 먹는 거 얘기라든지 어쨌든 우는 소리가 나올 만한 화제는 절대 꺼내지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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