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록을 시작한 것은 2011년부터이지만 내 기억으로는 이제는 작년인 2016년에 책을 가장 적게 읽었다.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책을 읽을 여유가 많이 없기도 했지만 아쉽다.


1. 일방통행로/사유이미지(발터 벤야민): 12/31-1/8

 짧은 글들 여러 개를 묶어서 낸 책이다. 읽으면서 '일방통행로'와 '사유이미지'의 제목이 서로 바뀌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이어서 유명한 철학자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2. 펭귄뉴스(김중혁): 1/2-2/13

 작년에 '가짜 팔로 하는 포옹'에 대한 감상으로 '기존의 김중혁 소설과 다른 느낌의 글들'이 있다는 썼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펭귄뉴스를 다시 읽고 내가 심각한 오해 내지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원래 이런 스타일의 글도 쓰고 저런 스타일의 글도 쓰는 작가인데 굉장히 기괴하다는 느낌을 받았던 장편소설들 때문에(예를 들면 '좀비들'이라든가 '좀비들'이라든가 '미스터 모노레일'이라든가) 팬을 자처하면서도 '비교적 두서없고 가벼운 소설들'을 쓰는 작가라고 오해를 했던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에스키모, 여기가 끝이야'가 가장 좋았다.


3. 그리고 신은 얘기나 좀 하자고 했다(한스 라트): 1/5-1/11

 제목은 이렇지만 무신론자도 웃으면서 읽을 수 있을 책이었다. 


4. 계몽의 변증법(테어도르 아도르노, 막스 호르크하이머): 1/11-3/10

 작년에 읽고 좋은 책이라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아서 다시 읽은 건데도 역시 어려웠다. '오딧세이'가 정말 이 책에서 해설하는 대로 쓰여진 책이라면 정말 대단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5. 현대성의 철학적 담론(위르겐 하버마스): 1/15-2/23

 내가 처음으로 읽었던 사회과학서인 '액체근대'를 읽을 때만큼 고통스러웠다. 물론 책 전체가 그랬던 건 아니고 현대성의 시초에 해당되는 헤겔 부분은 정말 진도가 안 나갔다. 읽는 데 걸린 시간은 '계몽의 변증법'이 이 책보다 훨씬 더 긴데 그 이유는 두 책을 번갈아가면서 읽으려다가 이 책이 너무 어려워서 계속 이 책만 읽었기 때문이었다.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가지고 있던 '서양철학사'(렘프레히트)에서 헤겔 부분을 읽어보려고 했으나 이 책에는 헤겔에 관한 설명이 전혀 없었다ㅜㅜ.......반대로 푸코에 관한 부분은 꽤 재미있어서 푸코의 주요저서로 꼽히지는 않는(것 같은) '문학의 고고학'을 샀다.


6. 보이지 않는 도시들(이탈로 칼비노): 1/20-2/1

 눈을 감고 읽으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았던 책이었다. 물론 그러면 글자를 읽을 수 없었겠지만 말이다. 마르코 폴로가 소개하는 도시의 면면들이 살아 숨쉬는 생활의 공간이기보다는 그림처럼 느껴졌다. 이런 책은 좀 '프린스 앤 프린세스'나 '밤의 이야기' 같은 그림자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7. 뉴캐피털리즘(리처드 세넷): 2/23-2/27

 제목이 '뉴캐피탈리즘'이 아니라 '뉴캐피털리즘'이었다는 것을 지금 알고 충격받았다. 극도로 이상화된 자본주의의 맹점을 지적하고 그 안에서 개인의 소외가 어떠한 방식으로 발생하는지 설명한다.


8. 걱정의 반대말(벤니 린데라우프): 2/29-3/3

 예전에 내일의 책을 읽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그 책은 난데없이 '네가 알고 있는 그 아빠가 친아빠가 아니란다'라고 하더니, 이 책은 자기네 집안의 역사도 아닌 것을 마치 자기네 비밀인 것처럼 은폐하는 것이 그냥 웃겼다. 아무리 청소년 문학이라도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걱정의 반대말'이라는 제목은 이 가족의 경제적 재기 내지는 자립과 관련된 것인데, 그들의 것도 아닌 비밀에 비해 그들의 노력의 비중이 너무 적고, 성공 또한 너무 어처구니 없이 쉽게 달성된 것 같았다.


9. 빅숏(마이클 루이스): 3/3-3/21

 초반부에는 마이클 배리 외에는 영화 속 인물들과 이름이 매치가 안 돼서 '대체 왜 이 사람이 이 사람이라는 거야?' 하고 의문을 가졌었는데 읽다보니까 명확해졌다. 감상은 영화를 봤을 때와 거의 비슷하다. 굳이 영화와 책을 비교한다면 지식 전달의 측면에서는 당연히 책이 낫지만 금융상품 용어를 잘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영화가 낫다.


10. 자유의 감옥(미하엘 엔데): 3/22-3/28

 미하엘 엔데의 책은 대부분 좋아하는데 이 책은 굳이 읽고 싶어서 샀으면서도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았다. 난해하다고 생각했던 '거울 속의 거울'은 그래도 여러 작품들간의 위상적 연결성을 파악한 이후의 쾌감은 있었는데 이 책은 그렇게 어렵게 써진 것도 아닌데 '뭐지?', '왜 이러지?' 하는 부분이 적지 않았다. 왜 대부분의 주인공들이 우울증에 걸린지도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11. 글쓰기의 최소원칙(도정일, 김훈, 박원순, 최재천, 김동식, 김광일, 배병삼, 김수이, 민승기, 이문재, 이필렬, 차병직, 최태욱, 김영하): 3/28-3/31

 재미있었다. 무엇보다도 글을 쓰고 싶어졌다.


12.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2(유홍준): 4/4-4/19

  지역별로 쓰인 책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석굴암은 중학교 수학여행 때 잠깐 보고 말았었는데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어졌다.


13. 리퀴드 러브(지그문트 바우만): 4/19-4/29

  이전에 썼던 글에서 다른 저작들을 답습한 책이라고 썼었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단순히 쉽게 흔들리고 쉽게 변하는 개인간의 사랑이 아닌, 변화한 이웃간의 관계나 세계화에 관해서도 논하는 책이었다. 굉장히 좋았다.


14. 나는 유령작가입니다(김연수): 4/29-5/10

  좋았다.


15. 문학의 고고학(미셸 푸코): 5/10-5/18

  굉장히 재미있었다. 평이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몇 번이고 곱씹어봐야 이해가 되는 내용인데도 불구하고 나에겐 그저 변태 작가에 불과했던 사드를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사드의 관점에서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건 뭔가 비논리적인 것 같으면서도 설득당할 수밖에 없던 것 같다.


16. 이방인의 사회학(김광기): 5/20-6/13

  지하철에 들고 다니면서 읽기에 다소 벅찬 무게임에도 불구하고 잘 샀고 잘 읽었다고 생각한 책이었다. 어빙 고프먼의 이론은 이 책에서 처음 접했는데, 저자가 이를 발전시켜 한 사회의 구성원들을 연극의 참여자로 놓고 이방인을 연극의 규칙을 알지 못 하는 외부인으로 보는 관점이 흥미로웠다.


17. 유행의 시대(지그문트 바우만): 5/21-6/17

  이전에 썼던 글에서는 직역에 가까운 해석이 마음에 안 든다고 썼는데, 그 이후로도 여러 사회학 책들을 읽다보니 그 부분은 인제 이해가 된다!! 읽은 다음에 필기를 해놓지 않아서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에로스의 종말'과 연관되는 부분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0. Howl's moving castle(Diana Wynne Johes): 6/14-

  아직도 다 못 읽음...


18. 자아연출의 사회학(어빙 고프먼): 6/15-6/28

  oh oh 4월부터 읽은 책들 중 단 한 권을 꼽으라면 이 책을 꼽겠다. 사회를 이런 식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19. 콜레라 시대의 사랑 1(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7/1-7/9

  나중에 결혼하고 나이들면 후베날 박사 부부처럼 살고 싶어졌다.


20. 대성당(레이먼드 카버): 7/9-7/11


21. 총, 균, 쇠(제러드 다이아몬드): 7/11-7/31

  이 책을 다 읽은 게 올해 가장 잘 한 일 중 하나인 것 같다. 뿌듯했다.


22. 콜레라 시대의 사랑 2(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7/15-7/31


23. 밤은 노래한다(김연수): 8/1-8/6

  읽기만 하는데도 주인공들의 처지가 너무 벅차고 막막했다. 그래도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과 비슷하게, 사랑이 실패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려줘서 좋았다.


0. Grim's Fairy tale(그림 형제): 9/2-

  아직 다 못 읽음


24.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알랭 드 보통): 9/10-10/8

  아 지금까지 꼭 읽고 싶었던 연애에 관한 소설이었다.


25. 핑거스미스(사라 워터스): 9/11-10/7

  미국 오기 전에 극장에서 마지막으로 본 영화인 '아가씨'가 너무 좋아서 봤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것도 좋지만, 아직은 나는 두 연인이 함께 외부와 싸우는 것이 더 좋다.


0. The Enchantress of Florence(피렌체의 여마법사)(Salman Rushdie): 10/13-

  아마존에서 이 책의 킨들 버전을 산 이후로 오는 책 구매 추천 목록에는 항상 피렌체 여행가이드가 있다. 살만 루쉬디의 다른 책들에 비해 비교적 가벼운 내용이라고 해서 그나마 쉽겠구나 싶어서 원서를 산 거였는데 묘사가 굉장히 많이 나와서 읽기가 쉽지는 않다. 아직 다 못 읽었다.


26. 아름다움의 구속(한병철): 10/12-10/19

  '에로스의 종말'과 굉장히 유사하다.


0. The App Generation(Howard Gardner, Katie Davis): 10/15-

  스마트폰과 어플의 대중화를 어렸을 때 겪은 세대와 그 이전 세대를 비교한 책이다. 읽기에 어려운 편은 아니지만 좋은 단어나 표현이 많은 것 같아서 공부할겸 천천히 읽고 있다.


27. 러브 온톨로지(조중걸): 11/24-12/28

  사랑이 말해질 수 있는 속성이 아니라는 주장과 함께,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랑은 정확한 의미의 사랑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런데 앞의 주장은 비교적 분명하지만, 후자의 주장을 위해 남자와 여자의 (흔히 알려져 있는) 사랑을 서술한 부분은 상당히 이상했다. 뭐에 홀린듯 이 분의 또 다른 책인 '아포리즘 철학'도 같이 샀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


28. 나는 농담이다(김중혁): 12/23-12/24

  정말 좋았다. 그런데 나같은 겁쟁이는 절대 우주여행은 못 할 것 같다.


29. Purpose Driven Life(Rick Warren): 6/13-12/25

  기독교인이 아닌 나로서는 수많은 성경의 이름이나 성자들의 이름들을 이해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들도 많았지만 어쨌든 내가 생각하는 내 직분대로 열심히 살기로 마음먹었다.


30. 배를 엮다(미우라 시온): 12/24-12/26

  알라딘에서 4주 배송으로 주문하고 무슨 책을 주문했는지도 잊어버렸을 무렵 택배가 와서 열자마자 이 책을 보고 든 생각은 '대체 이 책을 왜 샀을까' 하는 거였다. 그런데 책을 읽는 내내 너무 행복해서 다 읽고 난 지금은 정말 잘 샀다고 생각하고 있다. 책을 읽고 나서 영화('행복한 사전')를 다시 봤는데, 책에 주변 인물들의 심리가 보다 자세히 적혀있어서 더 좋았다.

  해야 할 일만 머릿속에 담은 채로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방학을 맞았다. 월요일에는 학교에 갔지만 오늘은 늦게 일어나서 학교 메일함을 확인했다가 오피스가 있는 건물 근처에 수도관이 파열돼서 건물 화장실이 폐쇄될 예정이라는 메일을 보고 핑계김에 연구실에는 가지 않고 근처 마트 가서 간단한 장을 보고 와서 하루 종일 집에 있었다. 마침 한 달 전에 알라딘에서 주문한 책과 음반이 와 있어서 음반들을 몇 번씩 들어보고 밥 먹고, 설거지하고, 게으름을 피우고는 또 한심하게 하루를 날려버린 것을 자책했다.


  저번 포스팅에도 썼지만 내가 드라마를 별로 안 좋아한다는 것을 미국에 와서야 알았다. 일상 회화를 공부하기에 드라마를 보는 것이 좋다고 해서 도전했던 건데, 도저히 1회 이상 보기가 힘들었다. 그러다가 아마존 비디오에 우디 앨런이 감독하고 직접 연기한 짧은 드라마가 있는 것을 발견해서 금요일부터 보기 시작했다. 공부하려고 보는 것이다 보니 일단 재생 버튼을 누르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결국 조금 전에 끝까지 다 봤다. 전부 다 해서 6회고, 한 편당 24분 정도밖에 안 돼서 그나마 가능한 일이었다. 이로써 방학 때 하기로 한 것 중 한 가지는 겨우 발걸음을 뗀 셈이다.


  1회 중반까지 보고 나서야 시대적 배경이 베트남 전쟁 당시라는 것을 알았다. 이념을 떠나서 집안에 침입해 들어온 사람이 쉴새없이 집주인의 가치관을 비난하고, 위험에 빠지게까지 하는 것이 엄청 짜증났다. 게다가 그 집의 또 다른 집 주인은 왜 그렇게 귀가 얇은지......6회에서는 거의 '대학살의 신'을 볼 때 느꼈던 것과 비슷하게 화났는데 그래도 끝까지 보긴 했다. 마무리는 괜찮다. 무엇보다도 생각이 그렇게 다른데도 상대를 한없이 신뢰하고 응원하는 부부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모르는 단어가 A4용지 3페이지 분량이나 나오긴 했지만 발음이 또박또박해서 알아듣기도 편하고 따라서 말하기도 좋았다. 언제쯤이면 자막 없이 즐겁게 드라마를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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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이른 시간에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오늘은 책을 더 읽을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여전히 집에만 머무는 날이 많아서 책을 거의 읽지 않고 있다. 이러다 미국에 가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일이 마트갈 때 밖에 없어서 한 달에 책 한 권도 안 읽게 되는 거 아닌가 좀 걱정된다.


1.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2(유홍준)(4/4-4/19): 지역별로 쓰인 책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석굴암은 중학교 수학여행 때 잠깐 보고 말았었는데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어졌다.


2. 리퀴드 러브(지그문트 바우만)(4/19-4/29): 이전에 썼던 글에서 다른 저작들을 답습한 책이라고 썼었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단순히 쉽게 흔들리고 쉽게 변하는 개인간의 사랑이 아닌, 변화한 이웃간의 관계나 세계화에 관해서도 논하는 책이었다. 굉장히 좋았다.


3. 나는 유령작가입니다(김연수)(4/29-5/10): 좋았다.


4. 문학의 고고학(미셸 푸코)(5/10-5/18): 굉장히 재미있었다. 평이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몇 번이고 곱씹어봐야 이해가 되는 내용인데도 불구하고 나에겐 그저 변태 작가에 불과했던 사드를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사드의 관점에서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건 뭔가 비논리적인 것 같으면서도 설득당할 수밖에 없던 것 같다.


5. 이방인의 사회학(김광기)(5/20-6/13): 지하철에 들고 다니면서 읽기에 다소 벅찬 무게임에도 불구하고 잘 샀고 잘 읽었다고 생각한 책이었다. 어빙 고프먼의 이론은 이 책에서 처음 접했는데, 저자가 이를 발전시켜 한 사회의 구성원들을 연극의 참여자로 놓고 이방인을 연극의 규칙을 알지 못 하는 외부인으로 보는 관점이 흥미로웠다.


6. 유행의 시대(지그문트 바우만)(5/21-6/17): 이전에 썼던 글에서는 직역에 가까운 해석이 마음에 안 든다고 썼는데, 그 이후로도 여러 사회학 책들을 읽다보니 그 부분은 인제 이해가 된다!! 읽은 다음에 필기를 해놓지 않아서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에로스의 종말'과 연관되는 부분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7. 자아연출의 사회학(어빙 고프먼)(6/15-6/28): oh oh 4월부터 읽은 책들 중 단 한 권을 꼽으라면 이 책을 꼽겠다. 사회를 이런 식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현재 읽고 있는 책

1. Purpose Driven Life(Rick Warren)(6/13-): 전화영어 선생님이 추천해준 책이다. 내용을 감상하기보다는 단어를 공부하는 목적으로 읽고 있다. 성경에서 말하는 'practical worship'이 뭔지 아직 잘 이해가 안 된다.


2. Howl's moving castle(Diana Wynne Johns)(6/14-): 원작을 몇 번이나 읽어서 내용은 알고 있지만 생소한 단어가 상당히 많이 나온다. 아무래도 소설책이다 보니 행동이나 소리를 묘사하는 단어가 많이 나오고, alcove, turret과 같이 서양의 근대 문물(이렇게 쓰니까 이상하다)과 관련된 단어가 많이 나와서 그런 것 같다. 사실 그런 것도 재밌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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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 읽은 책  (0) 2016.01.01



 일 년에 못해도 한 번 씩은 보는 영화가 몇 편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다. 특히 기분이 안 좋을 때 보고 나면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진다. 세 권으로 된 원작 소설은 학부 때 처음 읽었는데, 영화를 봤을 때의 그 느낌은 아니었지만 이국적이고 동화적인 느낌이 좋아서 그 뒤로도 여러 번 다시 읽었다. 그런 의미에서 어린이를 위한 동화인 이 소설이 내게는 대학 시절의 인생 소설이나 다름없다.


 전화영어 선생님의 추천으로 영어 스토리북을 사기로 마음을 먹었다가 문득 이 책이 생각나서 영문판을 샀다. 이제 겨우 13쪽 읽었을 뿐이지만 진짜 좋다. 삽화가 없어서 조금 아쉽지만 잘 산 것 같다.



 4월 2일에 쓰면서 제목에 '3월 31일까지 읽은 책들'이라고 쓴 것은 어제는 책을 한 줄도 읽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즘 정말 이상하다. 뭔가 바쁘긴 한데 영어공부 말고는 제대로 하고 있는 일이 하나도 없다. 논문을 쓰고 있는 것도 아니고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고 있는 것도 아니고. 작년에 81권밖에 안 읽어서 스스로에 대한 실망이 정말 컸는데 올해는 왠지 작년만도 못할까봐 걱정이 된다. 아무튼 며칠 전에 지도 교수님 다음으로 좋아하는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 때문에 느낀 바가 있어서 오늘부터 4월 중순까지는 논문을 무조건 끝낼 생각이다.



1. 일방통행로/사유이미지(발터 벤야민): 12/31-1/8

 짧은 글들 여러 개를 묶어서 낸 책이다. 읽으면서 '일방통행로'와 '사유이미지'의 제목이 서로 바뀌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이어서 유명한 철학자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2. 펭귄뉴스(김중혁): 1/2-2/13

 작년에 '가짜 팔로 하는 포옹'에 대한 감상으로 '기존의 김중혁 소설과 다른 느낌의 글들'이 있다는 썼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펭귄뉴스를 다시 읽고 내가 심각한 오해 내지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원래 이런 스타일의 글도 쓰고 저런 스타일의 글도 쓰는 작가인데 굉장히 기괴하다는 느낌을 받았던 장편소설들 때문에(예를 들면 '좀비들'이라든가 '좀비들'이라든가 '미스터 모노레일'이라든가) 팬을 자처하면서도 '비교적 두서없고 가벼운 소설들'을 쓰는 작가라고 오해를 했던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에스키모, 여기가 끝이야'가 가장 좋았다.


3. 그리고 신은 얘기나 좀 하자고 했다(한스 라트): 1/5-1/11

 제목은 이렇지만 무신론자도 웃으면서 읽을 수 있을 책이었다. 


4. 계몽의 변증법(테어도르 아도르노, 막스 호르크하이머): 1/11-3/10

 작년에 읽고 좋은 책이라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아서 다시 읽은 건데도 역시 어려웠다. '오딧세이'가 정말 이 책에서 해설하는 대로 쓰여진 책이라면 정말 대단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5. 현대성의 철학적 담론(위르겐 하버마스): 1/15-2/23

 내가 처음으로 읽었던 사회과학서인 '액체근대'를 읽을 때만큼 고통스러웠다. 물론 책 전체가 그랬던 건 아니고 현대성의 시초에 해당되는 헤겔 부분은 정말 진도가 안 나갔다. 읽는 데 걸린 시간은 '계몽의 변증법'이 이 책보다 훨씬 더 긴데 그 이유는 두 책을 번갈아가면서 읽으려다가 이 책이 너무 어려워서 계속 이 책만 읽었기 때문이었다.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가지고 있던 '서양철학사'(렘프레히트)에서 헤겔 부분을 읽어보려고 했으나 이 책에는 헤겔에 관한 설명이 전혀 없었다ㅜㅜ.......반대로 푸코에 관한 부분은 꽤 재미있어서 푸코의 주요저서로 꼽히지는 않는(것 같은) '문학의 고고학'을 샀다.


6. 보이지 않는 도시들(이탈로 칼비노): 1/20-2/1

 눈을 감고 읽으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았던 책이었다. 물론 그러면 글자를 읽을 수 없었겠지만 말이다. 마르코 폴로가 소개하는 도시의 면면들이 살아 숨쉬는 생활의 공간이기보다는 그림처럼 느껴졌다. 이런 책은 좀 '프린스 앤 프린세스'나 '밤의 이야기' 같은 그림자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7. 뉴캐피털리즘(리처드 세넷): 2/23-2/27

 제목이 '뉴캐피탈리즘'이 아니라 '뉴캐피털리즘'이었다는 것을 지금 알고 충격받았다. 극도로 이상화된 자본주의의 맹점을 지적하고 그 안에서 개인의 소외가 어떠한 방식으로 발생하는지 설명한다.


8. 걱정의 반대말(벤니 린데라우프): 2/29-3/3

 예전에 내일의 책을 읽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그 책은 난데없이 '네가 알고 있는 그 아빠가 친아빠가 아니란다'라고 하더니, 이 책은 자기네 집안의 역사도 아닌 것을 마치 자기네 비밀인 것처럼 은폐하는 것이 그냥 웃겼다. 아무리 청소년 문학이라도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걱정의 반대말'이라는 제목은 이 가족의 경제적 재기 내지는 자립과 관련된 것인데, 그들의 것도 아닌 비밀에 비해 그들의 노력의 비중이 너무 적고, 성공 또한 너무 어처구니 없이 쉽게 달성된 것 같았다.


9. 빅숏(마이클 루이스): 3/3-3/21

 초반부에는 마이클 배리 외에는 영화 속 인물들과 이름이 매치가 안 돼서 '대체 왜 이 사람이 이 사람이라는 거야?' 하고 의문을 가졌었는데 읽다보니까 명확해졌다. 감상은 영화를 봤을 때와 거의 비슷하다. 굳이 영화와 책을 비교한다면 지식 전달의 측면에서는 당연히 책이 낫지만 금융상품 용어를 잘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영화가 낫다.


10. 자유의 감옥(미하엘 엔데): 3/22-3/28

 미하엘 엔데의 책은 대부분 좋아하는데 이 책은 굳이 읽고 싶어서 샀으면서도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았다. 난해하다고 생각했던 '거울 속의 거울'은 그래도 여러 작품들간의 위상적 연결성을 파악한 이후의 쾌감은 있었는데 이 책은 그렇게 어렵게 써진 것도 아닌데 '뭐지?', '왜 이러지?' 하는 부분이 적지 않았다. 왜 대부분의 주인공들이 우울증에 걸린지도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11. 글쓰기의 최소원칙(도정일, 김훈, 박원순, 최재천, 김동식, 김광일, 배병삼, 김수이, 민승기, 이문재, 이필렬, 차병직, 최태욱, 김영하): 3/28-3/31

 재미있었다. 무엇보다도 글을 쓰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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