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3주나 안 한지는 몰랐다. 중간중간 글로 남길 만한 것들이 꽤 많았는데 왜 그 동안 하나도 안 쓴 건지 모르겠다.


1. 트라우마를 남긴 집 청소 이야기[비위가 약한 경우 보지 말 것]

  언제 있었던 일인지 잘 기억이 안 나는데 물이 잘 내려가지 않는 욕조 배수구 청소를 하다가 내가 탈모인지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그래도 그 동안 씻고 나서도 한참동안 물이 빠지지 않아서 그대로 둔 채 학교에 가야 했던 것에 비하면 훨씬 낫다. 청소를 한 직후에는 씻는 도중에 물이 다 빠져서 좀 허탈하기까지 했다.


  이건 확실히 지난주다. 된장찌개를 끓이려고 감자를 찾다가 인생 처음으로 썩은 감자를 봐서 감자가 담겨있던 패브릭 상자까지 같이 버렸다. 차마 자세히 쓸 수는 없는데 자취 시작하고 겪은 일들 중 가장 경악스러운 일 중 하나였다.



2. 졸업과 감기 이야기

  이건 이번 주 월요일인가 화요일인가 그렇다. 네이버 연예기사를 보다가 이번 프듀 프로그램을 통해 결성된 그룹에 속한 일본인 멤버들이 2년 6개월 후인 2021년 4월까지 본 그룹 활동을 중단한다는 기사를 봤다. 시즌 1부터 48까지 프로그램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크게 관심이 있던 것은 아니었는데 2년 6개월 뒤가 2021년 4월이라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별 문제가 없고 착실히 준비하기만 한다면 내 졸업 예정일이 2021년 5월 또는 8월인데??? 그게 3년도 안 남은 일이었다니??? 다소 느슨해져 있던 상태였던 차에 꽤나 충격적인 일이어서 이번 주 내내 자는 시간을 조금 앞당기고 아침 일찍 학교에 가서 공부시간을 측정하는 노력을 하기 시작했는데 주말부터 갑작스럽게 날씨가 추워지더니 감기에 심하게 걸려서 골골거리고 있다. 오늘은 학교에서 미친듯이 재채기를 해대다가 도저히 집중도 안 되고 몸도 안 좋아서 6시 반이 되자마자 집으로 돌아와서 어머니께 무즙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홍삼진액에 꿀을 타서 마신 다음에 수면바지와 내일부터 입고 다닐 가을옷을 꺼내놓고 9시 넘어서까지 잤다. 그랬는데도 자고 일어나니 머리가 깨질 것 같아서 작년에 한국 갔을 때 친한 후배가 사준 한방감기약을 먹고 나니 효과가 바로 나타나서 지금은 훨씬 편안하다. 지난 주말에 장보러 갔을 때 감기약을 사왔어야 했는데 그 땐 별로 심하지 않아서...동기는 아예 감기 때문에 화요일부터 학교에 못 오고 있다. 



3. 전화기 이야기

  사실 전화기를 가장 바꾸고 싶었던 것은 작년 여름이었다. 날씨가 더워지기가 무섭게 핸드폰이 제멋대로 꺼지고 내가 누르지도 않은 곳을 무한클릭하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름도 처음 듣는 고스트 터치라는 거였는데 그 때문에 밝기를 항상 거의 최저에 맞춰놓고 살아야 했다. 150불도 안 되는 가격에 비하면 꽤 좋은 제품이었지만 이 증상 때문에 지금까지도 가끔씩 고생하고 있다. 어쨌거나 미국 처음 온 다음날부터 지금까지 약 26개월을 써왔는데 요즘은 배터리가 갑자기 0퍼센트가 되며 꺼지는 것이 반복되면서 조만간 전화기를 사야 할 것 같아서 보기 시작했다. 출국자모임에서 만난 한국인 친구들과 패밀리 플랜을 쓰고 있어서 언락폰이면서 크게 비싸지 않은 중저가 제품들 중에서 고르다 보니 어딘가 아쉬운 부분이 한두 개씩 있다. 그러면서도 한국에서도 최신 폰을 써본 적이 없는데 이 정도 성능이면 앞으로 2년은 문제없이 쓰지 않을까 싶기도 해서 좀 혼란스럽다. 항상 노트북이든 집이든 뭐든 결정하기 전에는 한없이 고민을 하다가 일단 마음을 정하면 절대 흔들리지 않는데 빨리 마음에 드는 것이 나타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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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일기이지만 오랜만에 후기 폴더에 글을 써보고 싶어서 쓴다.


  오늘은 한국인 친구들하고 만나서 저녁 먹고 들어왔다. 원래 중요한 목적이 있어서 만난 거였지만 교수님께 이메일을 안 드린 게 자꾸 생각나서 양해를 구하고 먼저 빠져나와서 연구실에서 교수님께 2주 동안 한 것들을 정리해서 보내고 왔다. 처음 합격하고 교수님과 이메일을 교환한 지 2년 반이 다 되어가는 데도 어른, 굳이 특정하자면 교수님들께 이메일을 보내는 것은 여태 적응이 안 된다. 2017년 봄학기에 내가 교수님께 쓴 이메일을 보고 터키 출신 팀원이 네 이메일은 너무 subordinate하다고 말해서 충격을 받은 이후로(subordinate를 실제로 쓰는 용례를 처음 접해서 감동받았다는 것은 함정) 어른들한테 영어로 이메일을 보낼 때마다 내가 너무 비격식체로 말하는 건 아닌지, 너무 바짝 엎드려서 말하는 건 아닌지 고민하고 캠브릿지 영어사전에서 단어의 용례까지 찾으며 글을 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왠지 모르게 우리 교수님한테는 subordinate해도 될 것 같아서, 아니 그게 더 맞는 것 같아서 오히려 더 이메일을 쓰기가 편하다는 거랄까?


  집에 도착하니 현관 앞에 아마존에 주문했던 다리미대가 와 있어서 손발만 씻고 30분 간격으로 교수님이 메일을 보내셨는지 확인하면서 두 시간 넘게 신나게 다림질을 했다. 이번 학기에 학부 티칭을 하게 돼서 블라우스를 몇 벌 샀는데 그 중 하나가 못 봐줄 정도로 구겨진 채로 와서 그걸 보고 나니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입었던 옷들이 다 엄청나게 구깃구깃하게 보여서 거의 두 달을 고민한 끝에 이번 달 지름의 일환으로(보통 80달러 정도 자유롭게 사고 싶은 것을 산다) 스팀다리미와 다리미대를 구입했다. 내가 산 다리미는 아마존에서 파는 블랙앤데커(Black and decker) 브랜드 중 가장 저렴한 16.99달러짜리 스팀다리미다. 다리미대는 그냥 싼 거 아무거나 테이블탑으로 샀다. 처음엔 스탠드형으로 사려고 했다가 너무 높아서 허리가 아플 지경이라는 후기를 보고 바로 마음을 바꿔서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쓰는 낮은 것으로 샀다. 말이 테이블탑이지, 한국에서라면 바닥에 앉아서 쓰는 정도다. 이걸 식탁 위에 올려놓고 쓰면 정말로 허리가 굳어버릴 듯.


  다리미의 성능은 놀라웠다. 이 모델의 성능이 특별히 좋다기 보다는 그냥 스팀 다리미 고유의 성능이 좋은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다. viscose나 폴리에스테르 재질을 다릴 때는 스팀이 나오지 않아서 그냥 오 좋군ㅎㅎ이 정도였다면 면, 린넨 셔츠를 다릴 때는 좀 감격스럽기까지 했다. 주름이 펴지는 것은 물론 옷감의 질이 바뀌는 것 같은 느낌까지 받았다. 특히 린넨 셔츠...작년에 유니클로에서 린넨 셔츠를 두 벌 샀는데 소매가 구겨지다 못 해 오그라들어서 린넨은 원래 구겨진 옷감인 줄 알았는데 다 다려놓고 보니 너무 예쁜 옷이었다. 그 중 더 심하게 구겨진 셔츠는 완전히 다 펴지지는 않았지만 다음에 한 번 더 입고 빨아서 다리면 훨씬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무튼 그래서 이번 달 소비는 대성공이다. 굳이 아쉬운 부분을 꼽자면 다리는 중에 다리미에서 물이 새는 건지 그냥 나오는 건지는 몰라도 옷에 물방울 얼룩이 졌다는 건데 옷들이 거의 새것 같아져서 괜찮다.


  그 밖에 또 산 것은 DampRid라고 물먹는 하마처럼 통에 물을 빨아들이는 알갱이를 부어서 습기찬 곳에 놓는 제습제다. 집에 벽장과 욕실에 환기가 잘 안 되는 것 같아서 샀다. 내가 습도에 엄청나게 민감한 것도 아니라서 아직은 차이를 못 느끼고 있지만 알갱이가 설치한지 하루 만에 서서히 녹기 시작한 것을 보면 습기가 제법 있긴 한 것 같다. 겨울까지만 좀 지켜봐야겠다.

  오늘은 아침 여덟 시 반이었나 아홉 시에 깼는데 밖에서 비가 쏟아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음 지금 장 보러 가기는 글렀군 생각하고 다시 잤다가 한 열한 시 쯤 다시 깼었다. 그 때도 뭔가 핑계를 대면서 다시 눈을 감고 자다깨다를 몇 번이나 반복하다 이제 정말 허리 아프고 배고파서 못 참겠다 싶었을 때 침대에서 완전히 벗어나 핸드폰 시계를 봤더니 웬걸 오후 세 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아무리 주말이어도 그렇지 이게 뭐냐, 토요일이라 버스도 일찍 끊길 텐데 장은 보러 갈 수 있겠냐 별별 생각을 다 하면서 버스 시간표를 확인해보니 다행히도 6시 11분까지는 평소처럼 30분 간격으로 운행하고 그 다음부터 한 시간 간격으로 오는 거라서 부지런히 챙기면 별 탈 없이 장도 볼 수 있을 것 같고 정 늦는다면 편리한 lyft를 탈 수도 있겠다(두 번 타 봤다고 여유가 생겼다) 싶어서 밥 먹고 세수하고 나와서 4시 50분 차를 탔다. 올 때는 시간표보다 차가 무려 20분이나 늦게 와서 정류장에서 장본 것들을 다 들고 서 있는 게 좀 힘들었지만 어쨌든 무사히 돌아왔다.



  이번 여름방학부터 무려 주6일 근무라는 걸 하고 있는데(어떤 때는 주 5일만 가기도 한다) 그게 어쩌다 보니 습관이 이상하게 들어서 주말에 꼭 하루씩 엄청나게 늦잠을 자서 연구실에 못 가고 있기 때문이다. 웬만하면 토요일에 학교에 가고 일요일에는 집에 있는 게 좋은 것 같다. 청소도 빨래도 일요일에 하는데 학교에 갔다 오면 해가 지기 전에 청소기를 돌려야 해서 쉴 틈도 없이 청소를 하고 시간 돼서 밥 차려먹고 운동하고 씻고 빨래까지 해야 하니 주중 저녁보다 더 힘들다. 그나마 이번 주는 목요일 밤에 빨래를 한 덕에 빨랫감이 적어서 내일은 빨래를 안 해도 될 것 같다.



  어제는 교수님이랑 연구 미팅을 했는데 가져간 게 워낙 엉망이라서 교수님께서 계속 지적하시고 연구 전반에 대한 조언까지 하셨다. 목요일에 부전공 세미나 들어가서 애들 발표하는 거 보고 '저런 식으로 발표하면 우리 석사 지도교수님이라면 말로 쥐어패셨을 텐데'하고 속으로 생각했는데 내가 해간 것을 교수님 검토를 받고 나니 내가 딱 그 짝이었다. 2년 동안 교수님이 나한테 실망하셨을지도 모르겠다고 느낀 것이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는 스스로의 영어 실력에 충격을 받았을 때였고 두 번째가 5주 동안 별 다른 진도를 못 나가고 심지어 문제를 오해해서 시도한 이번인데, 교수님이 드러내놓고 화를 내지는 않으셨지만 이번에 들은 말들을 곱씹어 보면 정말로 화나고 실망하셨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나마 당장 시도할 수 있는 게 교수님이 말씀하신 소프트웨어를 돌려보는 거라서 장 보고 와서 밥 먹기 전에 우분투랑 이 소프트웨어를 깔고 예제 문제를 돌려봤다. 내일부터는 정말로 뭔가 실질적인 연구를 해야지.



  날씨가 한창 춥더니 오늘은 또 덥다. 오후에도 30도가 넘어갔지만 새벽 한 시 반인데 25도라니...내일은 정말 일찍 일어나서 아이스아메리카노 사서 연구실 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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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다섯 시 반에 퇴근해서 낮잠을 세 시간이나 잤다. 아홉 시에 오전 수업이 있었고 세 시에 오후 수업이 있었는데 오전 수업이 끝나기도 전에 '아...오늘은 일찍 가서 자야겠다'하는 생각을 했다. 나에게 아침 수업은 그 자체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아침에 내가 못 일어날까봐 긴장해서 새벽잠을 설치는 게 문제다. 어제도 아침에 못 일어날까봐 조마조마하면서 세 시 반인가, 네 시까지였나 잠을 못 잤다. 통학 시간이 편도로 한 시간이었던 한국에서와는 달리 건물까지 가는 데 걸어서 7분밖에 걸리지 않아 일찍 일어나서 학교에 가는 게 그렇게 어렵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나는 혼자 사니까 내가 알아서 해야 한다'는 중압감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할 일이 있으면 정말 며칠 전부터 긴장이 된다. 나중에 직장 들어가면 주중엔 매일 긴장해서 잠을 거의 못 자고 사는 거 아닌가 걱정될 정도다. 다행히 일곱 시에 눈이 떠져서 한동안 뭉게고 있다가 일어나서 씻고 아침, 점심까지 다 준비해서 가긴 했는데, 저녁 때 한국인 친구들이랑 만나기로 했던 건 약속시간 두 시간 전에 취소했다. 오늘따라 집에 너무 일찍 가니까 동기가 이상한 눈(?)으로 보긴 했지만...너무 피곤해서 어쩔 수가 없었다. 자고 일어나서 아홉 시에야 겨우 정신차리고 저녁 먹고 좀 쉬다 보니 이 시간이다. 빨리 공부해야 됨.



  이번 학기도 수업을 세 개나 듣고 있다. 그 중 두 개가 하루에 수업을 몰아서 하는 박사레벨 세미나 수업들이라 5레벨 수업에 비하면 편하게 들을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또 한 과목은 매 시간 논문을 읽어서 랜덤으로 발표를 하는 수업이라 또 가늠이 안 된다. 나머지 한 과목은 무려 5레벨 컴퓨터과 수업이라서 솔직히 이번에 듣는 과목들 중 가장 기대가 되는 과목이면서도 좀 무섭다. 지도교수님이 적극 권하셔서 관심이 생겨서 듣는 거긴 한데 오늘 강의실에 앉아있으면서 '교수님이 내 수업패스를 체계적으로 구상하고 계시긴 한 건가?'하는 의문이 들었다. 뭐 어쨌든 선택은 내가 한 거고 연구와는 별개로 나는 원래 다양한 과목을 듣고 싶어 했으니까 이 과목 때문에 연구가 늦어졌다는 생각을 추후에 하지 않도록 좀 더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방학 때부터 퇴근해서 집에서 공부하는 습관이 많이 흐트러졌는데 학기 중에도 계속 이러면 나중에 꽤나 고생하고 후회할 것 같다. 그 날 하기로 마음 먹은 일들은 퇴근해서도 끝까지 하고 잘 거다.



  토요일부터 계속 베트남 쌀국수 생각이 난다. 토요일에는 먹으러 갔더니 식당이 닫혀 있어서 못 갔고, 일요일에는 가려고 봤더니 이미 닫는 시간이었고(저녁 여덟 시에 문을 닫는 줄은 상상도 못 했지), 어제는 또 먹으러 가려다가 아 내일 친구들이랑 밖에서 먹을 건데......하고 안 갔고 오늘은 또 자느라 못 갔다. 오늘이나 아니면 일곱 시 반 전에 퇴근하는 날도 잘 없어서 별 수 없이 주말에나 먹으러 가야 할 것 같다. 지금까지 두 번 먹으러 갔는데 두 번 다 꽤 좋았다. 처음 갔을 때 먹은 포는 말할 것도 없고, 두 번째 가서 먹은 분짜조는 조금 실망스러웠지만 곁들여 나온 팃 느엉(Pork skewers)이 그야말로 완벽했다. 이번 주말에는 포랑 팃 느엉을 같이 시켜서 먹을 거다.



  요즘 부쩍 삶의 무게가 버겁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얼마나 운 좋게 여기에 와 있으며, 여기서 직장까지 얻어서 살려면 얼마나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하며, 그 전에 졸업을 하려면 얼마나 더 열심히 해야 하며 뭐 이런 생각들이 자꾸 들다 보니까 모든 것이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이전보다 특별히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면서 정말 웃기지도 않는다. 그냥 하루하루 맛있는 것들 먹어가며 열심히 공부하고 즐겁게 그림그리고 동기랑 재밌게 얘기하고 운동시간이 점점 늘어가는 것에 기뻐하며 살겠다고 그렇게 가볍게 마음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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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비하고 있던 일이 하나 엎어졌다. 말이 준비지 눈에 보일 정도로 한 게 별로 없어서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이렇게 될 걸 미리 안 알려주고 3개월을 고민하게 하냐! 싶어서 좀 서운하기도 하다. 아무튼 다행이다.




  나는 예전부터 소심하고 안 해도 되는 걱정을 사서 하는 편이었지만 최근 2년 사이에 그게 더 심해져서 요즘은 왜 내 자신이 안 해도 되는 걱정을 미리 하는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가 요 몇 주간 만났던 거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벌써부터 너무 고민하지 말고 자신감을 가지라고, 안 그러면 모든 게 더 어렵게 느껴질 거라는 말을 들었다. 그 때문에 의식적으로라도 마인드 컨트롤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요즘은 틈날 때마다 예전에 블로그에 썼던 글들을 읽어보고 있다. 2011년 1월부터 블로그를 했으니 초반에 몇 달 동안 블로그를 안 썼던 것을 감안해도 벌써 만 7년을 쓴 거다. 당연히 내 처지 및 소속이 세 번은 바뀌었을 만큼 긴 시간이라서 좀 오래된 글들은 보고 있으면 내가 이런 생각을 했었나, 내가 굳이 이런 얘기를 블로그에다 썼었나 새삼스럽다. 그런데 어떤 시기의 글들을 보다 보면 지금에 비하면 훨씬 즐겁고 활기가 넘치는데 왜 정작 그 때는 그게 즐겁다는 걸 몰랐을까 싶다. 저 때 반만 되어도 아침에 일어나는 게 행복할 텐데(물론 지금 읽어봐도 시궁창 같던 시기도 분명 있었다). 그래서 아직 스스로도 납득이 잘 안 되긴 하지만 지금의 구질구질하고 걱정 가득한 상황도 나중에 다시 보면 열심히 살았던 아름다운 과거처럼 생각할 수 있을 거라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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